그것은 인간인가, 로봇인가? - 정이.


넷플릭스에 공개된 연상호 감독의 '정이'를 봤다.
나름 재밌게 보긴 했는데…?
내가 너무 관대한가.

인간형 휴머노이드가 나오는 디스토피아 배경의 SF물이라면 그려지는 그림이 뻔한 건지, 앞선 작품들이 세계관 구축을 너무 인상깊게 잘 해놓은 건지 터미네이터, 공각기동대 등이 연상된다. 어떤 장면에서는 아이 로봇이 떠오르기도.
감독의 상상력의 한계였을까, 더이상 새로운 것을 끌어내기 힘들 만큼 많은 작품이 이미 만들어져서일까. 익숙한 톤의 익숙한 씬들이 이어지니 영문도 모른채 납득하게는 되는데, 이건 이 영화가 납득시킨게 아니라 앞선 명작들이 이미 주입시켜놓은 거지. 자막 몇 줄로 소개되는 세계관 설정은 딱히 훌륭한 설명방식은 아닌 것 같다.

러닝타임이 짧은 편은 아닌데, 묘하게 스토리 라인이 일직선이라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긴, 두 시간을 기본으로 넘기는 요즘 영화들 사이에선 100분 남짓되는 영화는 짧은 수준인가?

극중 A~C 타입으로 분류되는 휴머노이드의 실상을 짧은 대화에 담아 가볍게 넘길게 아니라 한두 씬으로라도 적나라하게 담아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윤서현 팀장에겐 평생 기억하고 싶은 어머니의 모습이지만 다른 팀원등에게는 이것, 저것, 혹은 상품에 불과한 휴머노이드를 대하는 모습은 관객 입장에서도 불편하고 안타까웠다.
그만큼 윤리의식이 옅어진 세대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겠지? 아무리 로봇이라도 팀장의 어머니를 카피한 모습이면 최소한의 예를 갖출 수도 있었을 텐데.
내안의 꼰대력이 피어나는 순간인가?

의외로 전투형 휴머노이드 정이가 아드리안 군대와 실전을 벌이는 장면은 없다. 예고편 그거 다 구라야~.

새벽에 보고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보는 동안 포스팅에 쓰고 싶었던 내용을 다 까먹었다. 영화내용을 까먹은 건 아닌데, 뭐라고 쓰려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덕분에 맥락이 없어졌네.
원래 저 포스팅 제목에 어울리는 멘트도 생각했었는데, 남은 건 타이틀 뿐.

까는 평만 했지만 보는 동안 그리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평을 찾아보니 망작 취급이네. 안타깝다.

강수연 배우의 마지막이 이런 작품이라는 게 조금 속상하긴 하다.

덧글

  • 포스21 2023/01/23 22:07 # 답글

    일단 보긴 해야 겠네요. 넷플릭스 ...
  • TokaNG 2023/01/26 14:35 #

    방구석에서 볼 수 있어서 맘 편하게 봤네요.
    극장까지 관객을 끌어들이기엔 좀...
  • 바이올렛 2023/01/30 13:21 # 답글

    저는 좀 아쉽게 봤습니다. 워낙 비슷한류의 영화가 많기도 하고 그렇다 보니 겹치는 씬도 보이는 것 같고... 김현주 배우님에겐 미안하지만 연기에 집중이 잘 안되더라구요.ㅠ_ㅠ (손현주 배우님이랑 이름이 같아서 헷갈렸네요.^^;;;)
  • TokaNG 2023/01/26 14:37 #

    저도 다 어디서 본 장면들의 조합 같아서 아쉬웠지만, SF 불모지인 한국에서 이정도라도 어딘가 싶어요.
    손현주 배우님은 모범 형사...
    김현주... ;ㅂ;
  • 바이올렛 2023/01/30 13:22 #

    이름이 같아서 헷갈렸네요.ㅋㅋㅋ
  • TokaNG 2023/01/30 13:24 #

    ㅋㅋㅋ 저도 이름 자주 헷갈려요.
    김하늘,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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