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뜬금없이 에도가와 코난이다.
예전에는 와이프랑 밤마다 투니버스에서 해주는 코난을 주로 봤었는데, 요즘은 더빙판보다 자막판을 많이 틀어줘서 시들. 자막판은 애 보면서 볼 수가 없으니….
그래도 한때 밤시간을 즐겁게 해준 코난이라 한번 만들어봤다. 코난에 한창 빠져있을 땐 shf 코난을 사볼까도 싶었지만, 그렇게까지야.
애기 장난감 사러 토이저러스 갔다가 눈에 띄길레 슬쩍 담아옴. 와이프는 완성사진을 보기 전까지도 샀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단다.

박스아트는 역대 산 프라중에 최고로 정신사납다. 원작 만화책을 본딴 벽돌무늬도 들어가고, 캐릭터 일러스트에, 완성품 이미지도 들어가고, 런너샷과 프라를 이용한 수수께끼까지 깨알같은 문구들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산만 of 산만. 뭐 하나 양보하는게 없다.

박스 뒷면에는 코난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수수께끼가 하나 던져지는데, 프라를 만들다보면 답이 나오는 듯? 그런데 일본어를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
코난 극장판마다 꼭 한번씩 등장하는 수수께끼는 코난 시리즈의 시그니처일 수도 있겠지만 갈수록 억지스러운 해법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최악의 구간이기도 하다. 스무 편에 달하는 코난 극장판중에 그럴듯한 수수께끼는 딱히 기억나는게 없네. 한두개정도 기발하긴 했지만.
이번 수수께끼는 과연…?

구성은 굉장히 단촐하다. 관절이 있는 프라가 아닌 무가동 스테츄라 어지간한 파츠는 반으로 쪼개져 있어서 조립도 단순. 코난이 설정색도 심플한 덕에 스티커도 거의 붙지 않아서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어 좋음.

매뉴얼을 보다보면 미스터리 파츠가 뙇! 이건가? 이게 수수께끼의 답이 되는 파츠인가?! 일본어를 전혀 모르겠어서 풀 수가 없다. 영어는 울렁증 때문에 읽기 귀찮음.

머리부터 조립하다보면, 부품조합만으로 눈동자가 그럴듯하게 만들어지는게 용하다. 다중사출로 눈동자를 한방에 찍어내는 반다이지만, EG에까지 그런 고급기술을 쓰긴 싫었는 듯.
얼굴 중앙의 고정핀들이 카타카나로 '코난'이라고 써있어서 재밌다.

조립만으로도 눈동자가 반쯤 완성되긴 하지만, 부족한 하늘색 부분을 채워줄 스티커가 들어있다. 이 킷에서 쓰이는 스티커는 이것뿐.
스티커는 홍체만 붙이는 것과 흰자위를 포함한 눈동자 전체를 붙이는 것 두 가지가 들어있는데, 당연히 홍체만 있는 쪽을 선택. 접착력이 좋아서 착! 잘 달라붙네.

순서대로 만들다보니 어느새 미스터리 파츠까지 조립. 수수께끼를 풀 생각을 못하고 그냥 조립도를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이게 뭐라고?
블로그 이웃님의 리뷰를 보니 비슷한 발음을 활용한 숫자 5, 7에 알파벳 N을 더해서 고난, 즉 코난을 말하는 거라던데, 문제를 알았어야 아~ 그렇구나 하지.
얼굴의 카타카나 코난이 더 재밌었다.

나비넥타이는 꽂는 구멍도, 핀도 열쇠모양이네. 정작 수수께끼보다 이런 소소한 재미가 더 탁월함.

뚝딱 완성. 싸가지 없는 초딩의 모습이 몇 안되는 부품으로 기똥차게 만들어졌다.
코난의 시그니처인 진실은 언제나 하나! 하고 외치는 모습.
짝다리를 짚고 한쪽손은 주머니에 찔러넣은 모습이 여간 건방져 보이는게 아니다.
꼰대력 증가하는 킷이네.

별거 없는 뒷모습. 이 킷에서 그나마 움직일만한 부위는 볼관절로 이뤄진 저 머리 꼭다리뿐.
안경다리의 일부는 뒷통수 파츠에 새겨져 있다. 파츠가 묘하게 각이 져 있어서 이게 뭔가 했네.

에니메이션의 모습을 썩 잘 재현한 얼굴. 눈동자 스티커도 잘 어울린다.
안경은 테랑 알이 분할되었을 줄은 몰랐는데… 만들면서 깜짝 놀랐네.
노란 단추 한 알까지 섬세한 색분할. 반다이답지 않다. 단추정도는 스티커로 때울 줄 알았는데.

접합선이 훤히 드러나는 정직한 좌우분할지만, 운동화까지 사출색으로 해결.
반다이 이놈들, 참 희한한데서 파이팅이 넘친단 말야.

재현력이 좋긴 하지만, 접합선이랑 게이트자국이 너무 훤히 드러난다. 저가형 프라의 한계.
그래도 가볍게 만들어보기에는 나쁘지 않네.

나름 인간형 피규어라서 얼마전에 들였던 귀여운 헬로! 굿스마일 신지와 함께.
초딩이 중딩보다 엄근진한 표정이라 귀엽지 않다.

크게 비교를 위해 1/144 건프라와 함께. 크기비교용으로는 만들어놓고 아직 포스팅도 해주지 않은 따끈따끈한 건담 롤아웃 칼라가 애써줬다.
코난도 그리 작지 않은 크기네. 건담이랑 머리 하나 차이.
건담이 12cm 남짓이니 코난은 9~10cm쯤 되려나? HG 건담 머리가 2cm나 되진 않을테니 11cm쯤 되겠다. 스케일은 어느정도나 되려나.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인 에도가와 코난.
사실 연재기간을 생각하면 벌써 나이를 먹어서 줄어들기 전의 나이보다 훌쩍 컸어야 했지만, 어째서인지 20년이 넘게 초등학생인 무서운 녀석. 하이랜더보다 안 늙는 것 같은데?
아무튼, 오랜만에 즐겨 보던 코난을 떠올리며 재밌게 만들었다.
투니버스에서 매번 했던 것만 해주지 말고 새로운 시즌도 좀 방영해줬으면 좋겠네.
극장판은 뭘 안봤는지도 모르겠다. 어지간히 다 본 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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