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그저그런일상들

이사를 하고부터 갑자기 바빠졌다.
몸이 바쁘다기 보다는 마음이.
이사를 한 그 주에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인원감축으로 인해 메인개발팀이 아닌 서브팀이었던 우리팀 전체가 정리된다는 통보를 받았고, 그게 이번달까지임.
큰 돈 들어가는 일이 있을 때마다 타이밍 좋게 백수가 되는 매직. 최초엔 또덕이를 가졌을 때, 두번째는 윤슬(또덕)이가 나왔을 때, 이번엔 이사 직후.
참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다.
타이밍 하면, 결혼식 땐 메르스, 윤슬이 탄생 때는 코로나 덕에 축하는 반의 반도 못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매번 무슨 중대한 가정사가 있을 때마다 외적으로도 큰 이벤트가 하나씩 터져주니 아주 신나 죽겠다.

그렇게 퇴사통보를 받고 신나는 예비백수가 되어 이직준비를 하다 보니 산처럼 쌓여있는 이삿짐 정리할 의욕따윈 생길리 없고, 미개봉탑이 천장에 닿을 만큼 쌓였는데 애용하던 니퍼랑 커터칼은 어느 박스에 들었는지 찾을 길 없어 이사한지 3주가 넘는 시간동안 프라질 한번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뭐라도 해야지 싶어, 마플샵이라는 곳에 스토어를 하나 열어봤지만...

샘플을 하나 뽑아보고, 친구도 응원한다며 하나 사보긴 했는데 생각보다 인쇄 퀄리티는 썩 좋은 듯.
하지만 몇 안되는 지인들에게 열심히 알렸음에도 누구 하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혹시나 싶지만, 주문하는 곳은 https://marpple.shop/kr/fat_cat?page=0 <- 여기.
예전에 그렸던 그림으로 시험삼아 만들어본 상품들이라 아직 그림이 몇 개 되진 않지만, 한 서너개 팔리는 걸 보고 새로운 그림을 그려서 더 많은 상품을 추가해야지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관심이 없으니 나도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식구들조차 사주지 않다니... 

다행히 이직은 성공했고, 퇴사를 일주일 앞두고 마지막날까지 휴가다.
맡았던 프로젝트는 기가 막힌 타이밍에 완료되어 내가 할 일이 더이상은 없음. 찾아보면 더 있을 순 있겠지만, 굳이 찾아보고 싶지 않고...
원래 11월부터 신작 준비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한달만에 신작이 나올리 없으니.
이직은... 이직이라기 보다는 전직.
검사에서 마법사로 전직은 아니고.

전직도 본의 아니게 주기적으로 하는 듯.
10대는 학생으로, 20대는 출판만화 어시로, 30대는 모바일 게임회사 디자이너로 보내다가 40대는 웹툰 제작에 힘을 쏟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20대 때의 일로 돌아간 건가? 싶지만, 얘기를 나누다 보니 출판만화를 그릴 때와 요즘의 웹툰은 제작환경이나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서 다른 직군으로 분류하는 것이 맞을지도.
사실 딱 40대 진입했을 때 전직을 한번 시도했었는데, 가열차게 실패했고... 이번 전직은 경험치 이어받고 하는 거니 무난할지도?

일주일 휴가동안 짐정리도 좀 하고, 그동안 못 한 프라질도 좀 하고, 11월 들어 텅텅 비었던 이글루에 포스팅도 좀 채우고 싶지만 과연...

이사하고 방이 좀 넓어졌나 싶었는데, 짐을 풀다 보니 그래도 좁다.
박스안에 조립한 프라들이 아무렇게나 담겨 있어서 이것들을 어떻게 분류해야 하나.. 이미 분류하기엔 늦었나 싶어 더 정리에 진도가 안 나간다. 완성품들은 아직 풀지도 않았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지름은 멈추질 않아서 모데로이드 그랑죠 시리즈도 새로이 들어왔고, 예약해뒀던 타이탄 볼트론의 축소, 변형판인 마이크로 머시기도 받았다. 이건 받으면 타이탄 볼트론이랑 비교해보고 싶었는데, 그게 어디 처박혀 있는지 찾는게 더 일이네.
모데로이드 그랑죠는 미개봉을 사서 직접 만들고 싶었는데 가격이 미쳐서 날뛰는지라 가조립을 아주 저렴하게 집어옴. 나중에 나올 슈퍼 그랑죠 시리즈는 제때 예약해서 직접 만들어야지. 모데로이드가 재고가 딸릴 정도로 인기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발매되면 느긋하게 사려고 했더니...
레이어스 시리즈도 아직 예약받고 있을 때 미리 예약해둬야 하려나?

이사한지 벌써 4주째,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은 없네.
방정리는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되긴 할까...
그냥 이대로 다음 집까지 가져가는게 나을까?
이직.., 아니 전직은...
어떻게든 되겠지.

 

덧글

  • 라비안로즈 2021/11/23 16:59 # 답글

    애도드립니다. ㅜㅜ 한순간에 .. 어찌..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저도 자잘하게 예약했던게 변경되고 무언가가 부숴지고 예정에 없던 지출이 생기고 어쩌고 하면서 너무 힘드네요 ㅠㅠ 가장이시지만 직장이 날아가버린 또깡님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서도..

    이게 다 우한탓입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힘든여정인것 같습니다.
  • TokaNG 2021/12/01 00:34 #

    재취업 금방 했으니 크게 속상하진 않습니다.
    다만 언제까지 이직에 이직을 거듭해야 하나 좀 짜증이…. 이사만큼이나 짜증나네요.
    맘 편하게 다닐 직장도, 맘 편하게 두발 뻗을 내집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가봐요.
  • 바이올렛 2021/11/25 09:33 # 답글

    그간 많은 일이 있었군요. 뚱냥이 샵은 왜 모르고 살았을까요?ㅠ_ㅠ (최근 휴대폰 케이스를 다른 곳에서 구입해 버렸...ㅜ_ㅜ)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많이 힘드셨겠지만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빨리 여유를 찾으셔서 활발한 블로그 보여주시기 바래요.^^ (그랑죠도 사셨구나...^^)
  • TokaNG 2021/12/01 00:37 #

    뚱냥샵은 블로그에 홍보를 하지 않아서…. 가족이나 친구들부터도 너무 관심이 없으니 기운이 죽 빠지네요. 그래서 저도 관심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새 그림을 그릴 의욕도 없….
    이래저래 의욕이 떨어지니 블로그도 소홀하게 되네요. 포스팅 거리가 없는건 아닌데, 사람이 게을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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