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 후쿠오카. 내가노는이야기


지난주에 와이프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한반도를 벗어났다. 대만이랑 일본을 재다가 일단은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로. 친구랑 얘기중에 자꾸 후쿠시마라고 하는 바람에 자살여행이 될 뻔. 똑같이 후쿠로 시작하는 지명이라 헷갈린다.


처음 타는 비행기라, 게다가 창가 자리라 내심 기대했는데 우려했던 날개가 뙇!
사실 비행기는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복귀날 태풍으로 도로랑 철도가 침수되서 하는 수 없이 한 번 타보긴 했으나, 그땐 타자마자 자고 일어나니 이미 도착이라….
게다가 한반도를 벗어나는 것도 처음이라 이번엔 눈 똑바로 뜨고 바깥풍경을 보리라 생각했는데…


날이 궂어서 뜨자마자 아무것도 안보임.


한반도를 뒤덮은 구름을 벗어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하늘이 보인다 싶었더니 이내 바다까지 보이고 금새 착륙할 때가 되었다. 일본 너무 가까움.
눈 뜬 채 비행기를 탄 소감은, 마치 한 시간 동안 엘레베이터를 타는 기분이다.


일본 보인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날씨가 꽤 좋아서 다행. 공항에서 한국어 안내가 매끄럽게 나오는 버스를 타고, 한국어 간판과 한식을 파는 식당들을 지나 호텔방에 들어와서 티비를 켜니 한국 사극이 하길레 여기가 일본이 맞나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차선이 반대인 도로와 그 도로를 누비는 수많은 경차들과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일본 맞긴 하구나 싶음. 우리나라는 쓸데없이 세단과 SUV가 많아서 도로가 비좁은데, 일본은 경차가 상당히 많아서 상대적으로 도로가 널널해 보여서 좋다. 그리고 왕복 8차선에서도 모든 차들이 정지선을 칼 같이 지키는 걸 보니 신기하기까지 함.

와이프가 짜놓은 일정대로 움직이려니 첫날부터 가고자 했던 곳을 가는 버스가 이미 끊겨서 우선은 덕후들의 성지라는 요도바시 카메라에 들러봄.
옛날 용산 전자상가나 저~기 국전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라 기대했던 것 보다 그리 새로울 건 없었다.


울트라맨들이 전시되어 있거나,


울트라맨들이 매달려 있거나,


고지라가 매달려 있거나….
국내에선 별로 볼 수 없는 고지라 시리즈가 일본에는 엄청 다양하고 많음. 일본을 대표하는 괴수라 그런가, 인기도 상당한 것 같다.


건프라는 국내랑 별로 다르지 않아서 딱히 볼게 없음. 국내에서 보기 힘든 레어나 한정판들은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건 매한가지.


국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로비 시리즈나


아오시마제 풀메탈 패닉 시리즈나 좀 탐 나는 정도. 와이프가 불허해서 결국 사진 못했지만.


앙상블 시리즈를 가챠로 볼 수 있어서 재밌음. 워낙에 똥손이라 감히 뽑아볼 엄두는 못 냈지만.
앙상블 외에도 온갖 가챠들이 수십대가 즐비하게 서있어서 가챠의 왕국 답다.


그중에 하나 와이프가 뽑아봄.


귀여운 도널드다. 미키랑 도널드, 데이지중에 내심 미키를 바랐는데, 역시 원하는건 한번에 나오지 않음.
도널드도 나쁘지 않지만, 왠지 도널드가 나오면 데이지도 뽑아야 할 것 같은 느낌에….
하지만 한번에 나올리 없으니 가챠는 한번으로 족함.


국내처럼 인형 뽑기도 있었지만, 피규어 뽑기가 어째 대단하다. 다른거 1도 없이 같은 상품만 진열해서 엉뚱한게 뽑힐 일도 없고, 뽑거나 못 뽑거나 뿐.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곧장 만다라케로 향했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꽤 되어서 걷다 지칠뻔.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만다라케, 여긴 좀 좋았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져서 만화책 쪽은 보지도 못하고 피규어쪽만 겨우 둘러보긴 했지만, 첫인상은 좀 규모가 큰 뽈랄라 수집관 같은 느낌. 어디서 이런걸 다 모아놨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올드 피규어들이 가득해서 한시간 넘어 걸어서 쌓였던 피로도 싹 가시는 기분. 뽈랄라 수집관이 만다라케를 흉내내서 만들었나 싶음.
올드 피규어들은 사진 찍으려니 자꾸 유리에 빛이 반사되서 제대로 찍을 수 없어 아쉬움. 그래도 왠지 일정 내내 여기만 있어도 흐뭇할 것 같은 느낌.


온갖 초합금들이 매우 탐스럽다.


국내에서 보기도 힘든 고라이온이랑 메콤 윙이… 가격마저 아름답다.(…)


마치 책장에 꽂힌 책 처럼 잘 정돈되어 있는 메탈빌드들이 자꾸 시선을 끌지만, 저거 하나 사면 2박 3일간의 여비가 통째로 사라지는 마법이….
그래도 만다라케는 중고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라 의외의 킷도 의외의 가격으로 볼 수 있어서 뭐 하나라도 집어올 순 있었다.
이번 일본행이 쇼핑이 목적이 아니라 환전을 조금만 해서 더 많이 사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만다라케를 끝으로 첫날은 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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