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감이 있지만 흥미진진했던 (타짜 - 신의 손) 영화애니이야기

타짜 - 신의 손을 봤다.
탑이 주연인데다 묵직한 연출보다는 가볍고 재치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우려스러운 맘에 그다지 볼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이하늬며 신세경과 같은 미모의 여배우도 나오고, 주연을 제외한 조연들이 하나 같이 마음에 드는 배우들이라 속는셈 치고 시간이나 죽일겸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역시 강형철 감독은 연출에 재치가 있다. 수억의 판돈이 오가는 뒷세계 도박판을 그리면서도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만화같은 발칙한 재미를 빼놓지 않았다.
전작인 과속스캔들이나 써니에 비하자면 역시 좀 모자라지만, 그래도 이런 스토리에도 자신의 재주를 잘 버무린 것 같다.
도중에 나미의 빙글빙글 노래가 나올 때는 자신의 작품 써니를 오마쥬한 건가 싶었다가도 가사에 맞춰 진행되는 그림에 다시 한번 놀랐다.
참 개구쟁이다.
곳곳에 피식 웃을 수 있는 장치들을 심어놔서 그리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가족영화가 되었다.

아, 그게 바로 우려했던 바인데...
결과물이 이렇게 좋으면 그것도 나쁘지 않음.

타짜는 보고나면 치열함만 남았는데, 이번 신의 손은 발랄함도 남았다.


다만, 너무 가족영화스러운 분위기다 보니 아무래도 도박판 특유의 무거운 공기가 희석되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배우들은 카리스마를 뿜기도 하지만, 인상만 쓴다고 가벼웠던 흐름에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다운되진 않았다.

등급은 어쩔 수 없이 18세 이상으로 매겨지긴 했지만, 소재가 되는 화투 말고는 그다지 수위 높은 언행이 나오지도 않았다. 소재 하나로 18세 받은 느낌.

사실 신세경과 이하늬의 파격적인 모습을 아주 기대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서, 마지막의 화투판에서는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아니, 이러면 반칙이지.

하이라이트가 되는 마지막 화투판의 절정의 순간에 전작의 명장면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가져다 쓴 것도 힘이 빠지는 일이다.
한껏 무게를 짊어지고 등장했던 반가운 얼굴은, 그 장면으로 인해 카리스마 넘치는 끝판왕에서 전작 오마쥬를 위해 등장한 까메오로 전락했다. 

김윤석아귀는 괜히 이번 작품 때문에 전작에서의 카리스마까지 우습게 다가올 것 같다.
다시 보고 싶어서 DVD 사놨는데...

신세경은 얼굴만 예뻤지, 영화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데 가장 일조한 듯 하다.
날카로운 눈매 덕분에 가만히 있으면 그림은 잘 나오는데 대사를 치는 순간 무거웠던 도박판은 앙증맞은 새내기 놀이터로 변한다.
수억이 오고 가는 화투판이 새내기 MT에서 술기운에 벌이는 벌칙 화투판으로 보인다.

아.. 얼굴은 참 예쁜데... 
목소리가 분위기에 너무 안 어울리네.
섹시함을 어필하기엔 얼굴과 몸매에 비해 목소리가 너무 앳되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개인적으론 곽도원이 연기한 장동식이다.
전작에서의 아귀가 맡았던 중책을 이번에는 장동식이 그대로 이어받은 느낌이다.
웃고 있는 얼굴 뒤에 꿍꿍이를 숨겨놓은 듯한 미묘한 표정도 아주 좋다. 

이하늬가 분했던 우사장은 사람을 가지고 노는 똑똑한 년인지, 이용만 당하는 멍청한 년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너무 극과 극을 치닫는 모습에 맥이 빠진다.
적어도 전작에서의 정마담 만큼의 카리스마는 없었다.
신세경이 못하면 이하늬라도 나서서 영화를 본격 19금으로 만들어주길 바랐는데...

가장 어정쩡하기로는 대길이가 이다.
보는 내내 이런 캐릭터라면 유아인이 더 잘해낼 텐데.. 하는 생각만 들었다.
유아인이라면 완득에서만큼만 해줘도 대길이 캐릭터와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깡철이는 보지 못했지만, 완득이에 깡철이 조금 퓨전시키면 아주 좋은 대길이가 나왔을 것 같은데...


그래도 기대를 너무 안 한 덕분에 뜻밖에 아주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기대를 조금이라도 했다면 2%가 아니라 200% 부족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덧글

  • 유카 2014/09/18 18:00 # 답글

    이하늬는 오사장(x) 우사장(o)


    그냥 난 뭐 껄렁한 이미지로는 탑도 나쁘지 않았어. 힘도 안들어가 있고.. 괜찮았는데;;

    아귀는 나도 좀 실망임..ㅠ
  • TokaNG 2014/09/18 21:59 #

    저런.. 분명 귀에는 내내 오사장이라고 들렸는데...
  • 동사서독 2014/09/21 13:19 # 답글

    1편에선 상상력이 '마르면' 그 인생 고달퍼인지 상상력이 많으면... 인지 햇갈리더군요.
    내 귀에는 상상력이 '마르면'으로 들린다는...
  • TokaNG 2014/09/22 13:05 #

    DVD가 있으니 보게되면 단디 들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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