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하고 창의적인 센스가 넘치는 (레고 무비) 영화애니이야기

레고는 메뉴얼대로만 정직하게 만들어서 눈으로 즐기는 장식품이 아니라, 
갖가지 브릭들을 섞어서 자유롭게 믹싱 빌드하며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그러니 좀 더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더욱 더 질러라!

고 어필하는 100분짜리 레고 광고를 보고 왔다.

예고편을 보기전에는 닌자고처럼 CG로 만들어진 3D 애니메이션일 줄로만 알았는데, 예고편에서 보이는 기발하고 발칙한 센스들 때문에 아니 볼 수 없겠더라.
스톱모션인 것 같기도 하고, 역시나 CG인 것 같기도 한 동작과 특수효과들이 레고 브릭과 피규어를 통해 아주 다이나믹하게 잘 그려졌다.
특히 특수효과들이 더욱 더 기발한 센스를 뽐내는 듯. 정말 브릭들만 다양하게 잘 갖추면 극중 장면들을 대부분 레고만으로도 구성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그저 레고를 이용한 신개념 애니메이션을 시도한 줄 알았는데, 후반으로 가면 생각보다 심오한(그리고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다루기도 한다.
토이 스토리에서도 다뤄졌던 주제이긴 하지만, 장난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에 대한 기초적인 고찰을 레고 세계를 통해 보여준다.
왠지 토이 스토리보다 스케일이 더 웅장하게 느껴지는 건 레고가 가진 무한한 세계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 그들의 행동들이 더 필사적으로 느껴지고, 더욱 공감하게 되는 듯.

토이 스토리에서 나온 장난감들은 정말 아이들을 위한 완구들로 이루어졌지만, 레고는 요즘 어른들의 애장품, 소장품, 혹은 재태크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하니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도 크게 다가온다.
어른들이 수집하기 위해서, 재태크(?)를 하기 위해서 본래의 용도인 가지고 놀기 보다는 그저 눈으로만 보거나, 심지어 포장도 뜯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면 그 속에 갖힌 피규어들은 어떤 심정일까?
문득 만들어놓고 액션도 취해보지 않고 박스에 담긴채 고이 묵혀두고 있는 내 건프라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요즘 반다이에서도 빌더즈 파이터라는 애니를 통해 건프라는 개조하고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지.
역시 건프라를 더욱 더 많이 팔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겠지만, 어찌 보면 레고 무비와도 일맥상통한다.
건프라도 어른들이 즐기는 취미가 되면서 장난감이다, 장식품이다로 의견이 분분한 모습을 많이 봐왔으니.

레고로 상당히 다양한 장르의 제품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갖가지 어울지 못할 것 같은 것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재미있는 풍경도 그려진다.
DC의 히어로들이 나오는가 하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의 마법사들이 나오기도 하고, 닌자거북이나 닌자고처럼 신·구가 함께 하기도 하고, 해적과 중세 기사들이 어울리기도 하며, 느닷없이 스타워즈의 우주선이 강림하기도 한다.
모두 메뉴얼대로 만들면 한자리에 모일 일이 없을 것들인데, 마스터 빌더라는 캐릭터성을 가지고 세계관을 부수고 한자리에 모인다.

레고라는 대표적인 장난감을 통해 장난감의 용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도 하지만, 에밋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마스터 빌더들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도 외치고 있다.
사람들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보이지 않는 메뉴얼대로만 살아가다가 개개인의 특성을 망각하고 스스로를 잃기도 하는데, 사회통념적인 메뉴얼에서 탈피해서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좀 더 창의적으로 살아간다면 더욱 더 활기차고 재미있어질 거라고 말하는 듯 하다. 
얼마전에 아주 감명깊게 봤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처럼...

그저 레고를 활용한 기발함에 호기심이 일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갔는데, 보여주는 이야기는 꽤 좋은 것들이어서 뭉클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토이 스토리보다 한 층 더 심도있는 이야기를 보여준 것 같아서 좋았다.
 

80년대에 만들어진 우주인 피규어는 색은 다르지만 나도 하나 가지고 있어서 더욱 정감있었다.
그야말로 80년대에, 해운대에서 레고 박람회를 했을 때에 딱 한 번 레고를 산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저 피규어가 노란색으로 들어있었거든.
그 피규어도 세월이 흐르면서 얼굴도 다 지워지고, 가슴의 그림도 지워지고, 그림처럼 헬맷의 턱 부분이 끊어져서 마치 내 피규어가 화면에 나온 것처럼 반가웠다.

그러게, 장난감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레고는 한 번밖에 사보지 않았네.
어릴 때야 너무 비싸서 그렇다고 해도, 요즘은 아주 큰 제품만 아니면 건프라와 비등하거나 더 저렴한 수준일 텐데.

괜히 레고 하나 사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레고 광고 맞다니까...

덧글

  • 태천 2014/02/10 00:02 # 답글

    엇, 저도 옛날 우주인 피겨는 노란색 하나 가지고 있...
    혹시 그때 구입하셨던 모델이
    http://set.brickinside.com/NeoView.php?Db=set&Mode=view&Number=1452&BackDepth=1
    이거 아닌가요?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가장 정석적인 방법으로 보여줄 줄은 몰랐습니다.(그래서 반전...)

    아, 레고 단가로 치면 건프라와 비등하거나 더 저렴하다는 건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나 만화 등의 작품과 연계된 녀석들은 특히나 더 비싸고(아마 로열티 때문에)
    MG 하나 가격이면 보통 시티의 중간 정도 크기 집 하나와 엇비슷한 거 같던데...
    (제가 미니피겨만 마트가서 뽑는 이유...쿨럭...;;)
  • TokaNG 2014/02/10 00:16 #

    엇, 비슷한 부품들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제껀 좀 더 큰거였습니다. 우주선 두 대가 합체하는 거라서...
    링크하신 제품은 그 우주선들중 1호기와 비슷한 모습이네요. 작은 로봇은 똑같고...

    정말 레고들만 나올 줄 알았는데, 신선한 반전이었습니다. 창조주가 나올 줄은 생각치도 못했어요.

    이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시리즈들은 MG 가격과 비슷하던데, 그것들을 생각해서...
    타이틀이 있는 제품이라면 PG와 맞먹거나 그 이상이겠죠. ㄷㄷㄷ....
    이글루 이웃중에 레고를 모으는 분이 있는데, 왠지 그분이라면 레고 무비를 현실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 태천 2014/02/10 00:59 #

    좀 더 큰거라고 하시니 얼핏 떠오르는 녀석은 있는데...
    링크를 찾아보면 나올 거 같기도 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옛날 카탈로그를 찾아보고 싶기도 하지만
    호기심 반 귀차니즘 반이라...(쿨럭...;;)

    결국 CG를 앞세운 실사영화였(...)

    스타워즈 이제큐터나 데스스타가 5,60만원대였던 걸로 아는데...ㄷㄷㄷ...
    레고 무비 관련 제품들도 이미 나와 있죠.(극중에선 빌더들의 창작이라고 해놓고 그걸 오피셜 상품화하는...;;)
  • TokaNG 2014/02/10 01:01 #

    메가박스에서는 레고 무비를 보면 행운권을 하나 줘서 동전으로 긁어서 당첨되면 레고 무비 제품을 주기도 하더라구요. (5000개 한정이라던데..)
    저는 당연히 꽝.ㅜㅡ
  • 태천 2014/02/10 01:16 #

    저도 메가박스에서 봤는데...(상영관마다 행사 비중이 다른 건가...)
    뭐, 저야 미피만 하나씩 모으니까, 조만간 집앞 마트에 레고 무비 미피가 풀리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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