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강철의 남자. (맨 오브 스틸) 영화애니이야기

슈퍼맨 리턴즈를 보고, 오리지날 슈퍼맨을 보면서 기다리던 맨 오브 스틸을 드디어 보고 왔다.
과연 이게 슈퍼맨일까? 싶었지만, 역시 슈퍼맨이었던 영화.

배트맨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감독한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하고 왓치맨, 300 등을 만든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큰 화제가 되었지만, 반대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는데 생각만큼 아주 잘 나온 듯.
음악이나 영화가 가진 무게감은 놀란 감독의 내음이 풀풀 풍기고, 색감이나 박력있는 액션 등에서는 스나이더 감독의 이미지가 팍팍 그려지니 환상의 조합인 것 같다.

영화의 초반은 꽤나 단편적이다.
크립톤 행성이 멸망의 길을 걷고 있고, 이를 감지한 조 엘이 의회와 맞서는 장면, 조드가 이를 틈타 반란을 꽤하고 조 엘이 무너져가는 크립톤에서 아들을 지구로 쏘아보내는 장면 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정작 칼 엘이 지구에 도착하면서부터 성장기를 거치면서 각성하는 부분들은 기억의 단편들을 비춰주는 것처럼 짤막하게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이 단편적인 과거의 기억들은 퍼즐조각처럼 흐트러져 있어서 그걸 조합하는 것도 관객의 몫.
처음엔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불친절하고 뜬금없는 연출이었지만, 그 단편들이 모이고 모이면서 클락 켄트가 자아를 완성시켜가는 모습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크립톤 행성은 과학이 발달된 초문명 행성인 줄 알았는데, 토르에서의 아스가르드와 흡사한 판타지 행성처럼 그려져 기존의 선입견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물론 과학기술이 무척이나 발달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기대했던 모습과는 살짝 달라서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조 엘은 과학자지만, 여기서는 군인 스러운 모습이 돋보이기도 한다. 진짜 전투원인 조드와 힘으로 맞장을 뜨다니.;;

금방 은하의 가루로 소멸되는 크립톤 행성의 모습이야 어떻게 재현되어도 상관없지만, 마침 얼마전부터 오리지날 슈퍼맨을 봐와서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비교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욱 원작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그려진 크립톤 행성과 조 엘의 모습에 실망이 컸을지도.
음, 차라리 러셀 크로우가 조드 장군이었어도 괜찮았을뻔 했다.

지구에 도착한 칼 엘은 오리지날에선 자신이 가진 힘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것을 아버지 조나단이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권유하면서 사람들을 돕기 시작하는 것을, 여기선 처음부터 자신이 가진 힘으로 사람들을 얼마든지 도울 수 있는데 왜 못하게 하냐고 조나단에게 대들기도 한다.
조나단의 가르침으로 힘을 아끼고 자신의 신분을 감추며 살아가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갈등의 원인이 조금은 달라졌다.
조나단 켄트를 연기한 케빈 코스트너는 이제 정말 많이 늙었더라.

맨 오브 스틸클락 켄트가 슈퍼맨을 숨기고 기자라는 거짓신분을 택한 이유를 그린 비기닝에 가까운 작품이라 과거를 그린 장면이 지나가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해도 그리 친절한 전개를 보이진 않는다.
내내 다소 뜬금없는 장면들이 갑자기 튀어나오긴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쓸 틈이 없이 제대로 부수는 액션들이 펼쳐진다.

오리지날중에서 역시 조드 장군이 등장하는 슈퍼맨 2를 보던 내내 느꼈던 아쉬움들을 제대로 꽉꽉 채워 속 시원하게  터뜨려준다.
오리지날 작품은 무려 33년 전에 만들어져,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역시 엄청난 효과와 연출이었겠지만 이제와서 보면 조드와 그의 부하, 피오라바라와의 전투장면이 그다지 속도감도 없고, 힘도 없이 붕 뜬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역시 속도감있게 휙휙 날아다니고 힘있게 내려치고 스펙타클하게 터지고 부서진다.
기존의 슈퍼맨 작품들에서는 슈퍼맨이 엄청난 능력으로 사람들을 각종 재난과 사고 등에서 구하는 것이 주된 활약이라 그의 능력을 전투에서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은 슈퍼맨 2가 유일했는데, 거기서 기술력의 한계로 만족시켜주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충족시켜준다. 진짜 슈퍼맨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싸운다면 이렇게 되겠구나 하는 상상을 제대로 재현한 것 같다.
물론 마블의 아이언맨이나 헐크, 심지어는 어벤져스에서 떼로 등장했을 때에도 박력있는 액션을 선보이긴 했지만, 슈퍼맨의 박력은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느낌.
헐크처럼 힘만 세지도 않고, 아이언맨처럼 격하게 싸운다고 고장나지도 않으니 난리가 난다.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연출도 속 시원한 액션에 심취하다 보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그리고 불친절하다곤 해도, 딱히 부족한 것 없이 설명이 되기도 하고.
진짜 강철의 남자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어필한다.

슈퍼맨에서의 히로인, 로이스 레인은 오리지날에선 퓰리처상을 꿈꾸며 특종만을 노리는 열혈기자였다가 리턴즈에 이르러서야 '더이상 슈퍼맨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 라는 기사로 퓰리처상을 거머쥐게 되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미 퓰리처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능력있는 여기자다.
하지만 기자스러운 모습도 잠시뿐, 나중에는 군인보다 용감한 여전사로 등극.

클락과 단짝 처럼 붙어다니던 지미 올센은 이번엔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로이스가 속한 데일리 플래닛의 국장은 깜짝 놀라게도 매트릭스에서의 모피어스! 못 본 사이에 아주 후덕한 아저씨가 되어버려서 안타까웠다.
그 멋진 모피어스는 어디 가고..ㅜㅡ

조드 장군은 멋진 캐릭터이긴 하지만, 오리지날에서만큼의 카리스마는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물론 여기서도 힘있는 권력자다 보니 카리스마가 없진 않지만, 왠지 상대방을 정신적으로 압도할만한 카리스마는 덜하고 힘으로 눌러야 할 것 같은, 그야말로 전투원의 모습.
다행히 그래서 마지막에 칼 엘과의 전투장면이 더욱 멋있었지만...

조드의 측근중 한 사람인 피오라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채 큰 활약을 보이지만, 또다른 측근인 바라는 언급도 되지 않음.;
왠지 바라일 것 같은 인물이 잠깐 등장하긴 하지만... 
피오라가 지구의 환경에 적응해서 우주복을 벗는 장면이 나오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움. (야)

칼 엘은 아직 사람들에게 슈퍼맨으로 알려지기 전(심지어 기자도 되기 전)이라 슈퍼맨 슈트를 입고 사람들을 재난으로부터, 각종 사고로부터 구해내는 일상적인(?) 활약상은 조금도 그려지지 않는다. 다만 성장기를 회상할 때 그런 모습들이 조금씩 보일뿐.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다소 어수룩한 면이 있는 기자로써의 클락 켄트가 과연 어울리긴 할까 싶었는데, 오, 놀라워라.
까만 뿔테안경만 쓰면 아무리 날카로운 인상이라도 금새 어리버리하게 바뀌는 듯.
나도 인상이 강렬하고 날카롭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뿔테안경을 하나 장만할까...


크리스토퍼 놀란이 직접 감독한 배트맨 다크나이트 시리즈보다는 정신적 고뇌가 덜 그려진 듯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슈퍼맨이 어쩌면 당연히 거쳤을 고뇌의 순간들이 꽤 잘 그려진 것 같다.
히어로들의 고뇌의 순간이 마블 시리즈와는 다른 방식, 다른 색깔로 그려졌지만 무게는 서로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저 그들의 특수한 능력을 넋 놓고 감탄하며 마냥 부러워할 게 아니라는 것 새삼 일깨워주는 요즘의 히어로물들.

빨간 망토 하나 두르고 슈퍼맨을 흉내내기엔 그가 짊어진 무게가 상당하다.


왠지 늘 영화를 감상하면서 떠올랐던 생각들과는 많이 다르게 쓰여졌지만, 간단히 말하면 아주 멋진 작품이었다.



덧글

  • rumic71 2013/06/15 11:37 # 답글

    크리미널 마인드와 CSI 라스베가스 요원들이 한데 뭉친 데일리 플래닛.
  • TokaNG 2013/07/28 15:40 #

    그러고보니...
    사실은 신문사가 아니라 비밀수사국??!!
  • JOSH 2013/06/15 14:12 # 답글

    > 슈퍼맨이 엄청난 능력으로 사람들을 각종 재난과 사고 등에서 구하는 것이 주된 활약이라


    수퍼맨이 재난과 사고 =,.= ..... 좀 나가서 싸워라.


    도시가 난리인데 야경으로 바뀌면서도 사람들은 걍 구경 만..?
  • TokaNG 2013/07/28 15:41 #

    이 맨 오브 스틸에서는 되려 너무 격하게 싸워서 난리...
    슈퍼맨의 존재가 이미 재앙입니다.;;
  • 잠본이 2013/07/07 15:46 # 답글

    조드의 부하 이름은 슈퍼맨2에서는 얼사(Ursa)와 넌(Non)이었죠. 얼사가 여자고 넌이 덩치큰 남자.
    여기서는 여자 쪽은 원작에 준거하여 파오라(Faora)가 되었는데 같이 나오는 덩치는 이름은 물론이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조차도 안 보여주더군요. 뭐 이런 푸대접이 다 있나;;
    (우글우글 몰려나와서 별로 하는거 없이 있다가 팬텀존으로 빨려들어가시는 다른 부하들 처지에 비하면 좀 낫지만 OTL)
  • TokaNG 2013/07/28 15:41 #

    그저 안습.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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