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스 베티. 영화애니이야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DVD들을 둘러보다 좋아하는 배우, 르네 젤 위거모건 프리먼의 이름이 나란히 보이길레 어떤 영화일까 하는 호기심에 사본 너스 베티.
중고 상태에 비해 다소 비싼 7200원이라는 가격이라 몇 번을 망설였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영환데 싶어서 계산을 하니 영수증에 찍힌 금액은 딸룽 2000원. 왠지 돈 벌었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기분 좋은 작품.

영화 자체도 꽤 재밌었다.
우선은 아는 얼굴이 꽤나 많이 보여서 반가움에 '오~ 저 사람도 나와?' 하며 인물들을 살피는 재미.
르네 젤 위거와 모건 프리먼 외에도 백 투 더 퓨쳐 시리즈에서 마틴의 아버지 조지 맥플라이로 나왔던 크리스핀 글로버도 보이고, 배트맨 - 다크나이트에서 정의의 검사 하비 덴트 역을 멋지게 소화했던 아론 에크하트, 학창시절 풋풋한 중딩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버터플라이의 이승희 누님도 살짝. (필모를 보니 알게 모르게 여러 작품 하셨더라.)
그리고 이 사람은 얼굴만 보고도 왠지 친숙해서 뿜었네.

인터넷에서 주옥 같은 명대사들을 날리는 짤방으로 익히 봐온 크리스 락. 사진이 아닌 움직이는 모습은 처음 본 듯.;;

나 혼자만 반가운 얼굴들이 몇 보여서 시작부터 재미가 쏠쏠했다.

내용은 남편의 살해현장을 목격하고 정신이 반쯤 나가버린 드라마광 베티가 환상속의 약혼자(드라마 주인공)를 찾아 캔자스를 떠나 라스베가스로 향하고, 자신이 사람을 죽이는 광경을 목격당한 것을 안 찰리가 또다른 환상을 품고 베티를 쫓아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스릴러의 요건을 갖춘 듯 하면서도 사실은 러브코미디.
시작하는 무대가 캔자스였던 까닭에 자꾸만 머릿속에서 '캔자스 외딴 시골집에서~' 하는 오즈의 마법사 노래가 맴돌기도 했지만...
캔자스는 그때도 지금도 참 외딴 시골동네긴 하더라.

우리나라 러브코미디에서는 철없는 주인공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훼방꾼들이 많이 등장하는 반면, 헐리웃의 러브코미디에는 착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베티가 라스베가스로 가는 도중에 들린 바의 바텐더는 대화 도중 베티의 정신상태가 살짝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고도 진심으로 그의 여행을 응원해주고, 라스베가스에 도착해서 우연한 계기로 친해진 친구도 베티가 정신이 나간 것을 알고도 약혼자를 찾는 것을 적극 도와준다. (사실은 골탕을 먹이려는 속셈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신이 이상한 베티가 드디어 만난 드라마 주인공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베티를 맞아주고, 그런 둘의 만남을 지켜보는 드라마 작가도 참 착하다.

이 영화에는 나쁜 사람이 나오지 않아.;
심지어 베티를 쫓는 찰리 마저도 베티의 이상한 행동에 반해서 자기도 모르게 연모하고 존경하기까지 하니, 살인자는 나오지만 악당은 없는 착한 영화다. 
착한 사람들만 나오니 보는 내내 흐뭇하고, 러브코미디 특성상 조금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이다.

베티의 남편, 델을 죽인 찰리 역의 모건 프리먼은 여태 보아온 이미지가 너무 올바르고, 목소리마저 강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서 도무지 악역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말미에 베티를 만나 나즈막히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그의 진심이 담겨있고,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혼란스러워하는 베티를 잡아주고, 큰 버팀목이 되어준다. 악당이라면 저러면 안되는데, 정말 멋있기까지 하다.

조금은 푼수끼가 있는 듯한 표정의 르네 젤 위거는 베티를 연기하면서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는 다소 과하게 통통한 모습이었고, 시카고에서는 반대로 너무 깡마른 모습이라 안타까웠다면, 너스 베티에서는 보편적인 미인의 모습이라 누가 봐도 사랑스러워 보인다.
물론 브리짓도 사랑스럽긴 했지만, 굳이 꼽으라면 그쪽이 더 취향이기도 하지만, 너스 베티의 몇몇 장면에서는 정말 추격자인 찰리가 왜 반했는지 공감할 정도로 아름다워 보인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환상을 좇다가 이내 자신을 되찾는 자아실현의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었지만, 사랑을 할 때의 설레임, 두근거림, 부끄러움이 핑크빛으로 물들고 흐뭇한 웃음과 행목한 미소가 함께 어우러진 기분 좋아지는 영화였다.

사길 잘했네.




덧글

  • glasmoon 2013/05/27 22:10 # 답글

    아 이거 DVD 한참 쓸어모을때 어디선가 서비스로 넣어줬는데 여태 안열어봤;;;
  • TokaNG 2013/06/07 20:14 #

    르네 젤 위거를 보려고 사본 거였는데,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사실 저것도 가격표를 떼어보니 비매품 증정본이었..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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