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리비언. 영화애니이야기

그다지 볼 생각이 없었다가, 대발이가 같이 보자는 말에 요즘 영화를 너무 못 보기도 해서 냉큼 따라 나서 보고 온 오블리비언, 생각보다 볼 거리도 많고 재미있었다.

우선은 말도 안되게 멋진 디자인의 메카닉에 반했고, 그 멋진 디자인의 메카닉이 움직일 땐 놀라운 성능에 반했다.
저런 디자인의 기체를 저런 식으로 움직여서 저렇게까지 활용할 수 있다니, 이 영화의 초반 볼거리는 메카닉 디자이너가 다 떠맡은 기분.
물론 잭 하퍼를 연기한 톰 크루즈가 그 비행체를 몰고 다니며 보여주는, 황폐해진 지구의 모습 또한 잘 표현되어 멋졌다. 단순 디지털 영상으로도 느껴지는 그 속도감과 스릴은 영화를 통해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듯한 기분을 잠깐이나마 선사한다.
와~ 도입부터가 아주 좋다.

마치 카우보이 비밥에나 나올 법한, 얼핏 잠자리를 닮은 이 정찰기가 가진 매력은 디자인만이 아니었다.
저런걸 디자인하고 움직여내는 아티스트의 머릿속엔 뭐가 들어있는 걸까?


때는 우주에서 침략해온 약탈자(?)와의 전쟁이 끝나고도 50년이 지난 시기, 아직도 에너지를 모으는 시설물을 노리는 약탈자들로부터 시설물을 지키기 위해 지구에 남아있는 비카, 두 사람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처음에는 단지 그 두 사람만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그러다가 약탈자라는 것들의 모습이 하나 둘 보이고, 그때부터 '아~ 대충 이러 저러한 스토리겠구나.' 하고 예상은 가능해진다. 
하지만 뻔히 예상을 따라가면서도, 전혀 뜻밖의 장면으로 사람을 깜짝 놀래키기도 한다.

항상 믿고 따르고 의지하며 충성을 다하던 수뇌부가 가장 큰 배후이고 주적이다. 라는 뻔한 전개를 보여주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더 보여준다.
여기까진 나도 예상을 했는데.. 하면서도 다음 장면에서 어라? 하고 탄성이 나온다.
내 상상력이 부족한 건지, 감독이 한 차원 높은 건지, 자꾸 뭘 들이댄다.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또다른 모습의 이퀼리브리엄을 보는 것 같다.
크리스찬 베일이 열연한 수작, 이퀼리브리엄에서는 수뇌부에서 사람들의 감정을 말살하고, 그를 감시하기 위한 클레릭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데, 오블리비언도 크게 보면 비슷한 노선을 따라 간다.
아마 두 영화를 다 본 사람이라면 곧장 납득할 수 있을 듯.
이퀼리브리엄보다 더 나은 점이라면, 역시 더욱 웅장해진 영상미와 조금은 더 치밀해진 듯한 뜻밖의 요소들.

이 장면만 봐도 이퀼리브리엄과 겹쳐 보이는 것들이 많아진다.
이퀼리브리엄이 감정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다면, 오블리비언은 인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좀 더 거창해진 목적이 부여되었을 뿐.


메카닉에 반하고, 영상미에 반하고, 이야기에까지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전에 꽤나 예쁜 여배우에게도 반하고...

영화의 히로인은 이 여자지만, 사실 이 여자가 히로인이 아니길 바랐다.
이야기 전개상 이 여자가 히로인이 되어야 하는 건 맞지만, 안타깝게도 내 취향은 아니다.
몸매는 좋지만...

극중에서 뻔히 사라질 것이 예상되던 이 여자가 되려 아주 취향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빼어나게 예쁘다고는 말하기 애매하지만, 예쁘냐 아니냐로 따진다면 예쁜 축에 드는 얼굴과, 역시 곡선이 아름다운 몸매와, 부드러운 미소가 가슴을 바운스 바운스하게 만든다.
극 초반에 아주 보기 좋은 서비스 씬도 선사해주고, 영화속 잭에게 하는 말이지만 항상 다정한 말로 속삭여주고, 그윽하게 바라봐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도중에 퇴장당했을 땐 잠시 안타까웠다가, 뜻하지 않게 재등장했을 땐 반갑기까지 하다.
영화가 끝나고 대발이와의 대화에서도 '저런 여자와 함께라면 나라도 단 둘이 열심히 임무수행하겠다.' 라고 할 정도로...


톰 크루즈 형님은 이제 그만 멋지실 때도 됐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참 멋지다.
참 잘생고, 자유분방하고, 감정에 솔직하고, 암튼 참 멋지게 나온다.
정찰하다 딴길로 새서 잠시 외딴 오두막에서 휴식을 취할 땐, 장면 장면이 화보다. 그냥 스틸샷 찍으면 그게 바로 아웃도어 스포츠웨어 광고가 될 것 같다.

까마득한 상공에 위치한 타워는 피폐해진 지구에서 정말 이상적인 주거지의 형태를 보이고,

귀엽게만 보여서 단순 무인정찰기로만 생각했던 드론은 실제로 저런 병기가 만들어진다면 정말 무섭겠구나 싶었다.
잭이 타고다니던 정찰기도 멋졌지만, 드론 또한 살상병기로써는 아주 탁월한 성능을 자랑해서 더욱 멋졌다.

2012에서의 망가지기 시작하는 지구도 입이 쩍 벌어지게 감탄스러웠지만, 이런 다 망가진 후의 지구는 더욱 인상적이다.


영화가 꽤나 볼 거리도 많고, 내용상으로도 이것 저것 상당히 신경써서 아주 재밌다.
아무렇지 않게 놓여진 사진 하나, 일상적으로 내뱉는 대사 하나, 별것 아닌 듯한 수퍼볼 회상장면까지도 일일이 그 쓰임새를 준비해놓아서 무릎을 탁 치게 한다.

마무리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사람도 보이던데, 마무리 또한 도중에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생각한다면 아주 만족스럽다.

요즘 영화를 몇 못 보고는 있지만, 어쩌다 보는 영화들마다 하나같이 마음에 들어서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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