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만찬. 만화책☆이야기

이것은 좋지 않은 만화다.
읽는 내내 배가 고파져.

12P짜리 단편 13화가 실린 이 만화에선 별것도 아닌 소박한(?) 식단을 만찬이라 부르며 천하일미처럼 맛깔스럽게 먹는다.
혼자서 만들어 먹는 도시락도 좋아 보이지만, 역시 모두가 어울려 먹는 모습이 즐거워 보이고 그립기까지 하다.
역시 음식은 혼자 먹을 때보단 왁자지껄 나눠 먹어야 더 맛있는 법이거든.

그림체는 예전이라면 결코 사지 않았을 정도의 거칠고 다듬지 않은 러프한 그림이지만, 언제부턴가 만화책을 살 때 그림체를 따지지 않게 되었다.
늘 깔끔하고 세련된 그림이 그려진 만화책만 사다가, 러프한 그림이 투박하게 그려진 만화책이 더 따뜻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 순간부터 그림체는 잘그리면 좋은 거고, 취향이 아니어도 내용만 좋다면 만사 오케이.
이 작품도 결코 못그린 건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작가가 자신의 그림실력을 뽐내고 싶기 보다는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어서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그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정말 한 획 한 획에 즐거움이 담겨 있다.

그런 와중에 하늘을 깎아낸 톤놀림이 범상치 않아서 톤을 쓰는 테크닉에도 감탄하게 되었는데, 작중에 단 한 컷 나오는 불꽃놀이 씬이 효과음 수정 때문인지 너무 성의없게 대충 표현되어서 실망했다. 왠지 이정도 톤 테크닉이라면 하이라이트가 되는 그 불꽃도 멋지고 화려하게 잘 표현해냈을 것 같은데. 


퇴근후 늦은 밤, 겨우 네 명에 불과한 주요등장인물들의 갖가지 만찬들을 보면서 입맛만 다시다 주린 배를 움켜잡고 잠들게 된다.
그렇게 잠들고 나면 꿈에서도 만찬을 접하게 되고, 다음날은 평소보다 더 배가 고파진다.

아, 젠장.
그런데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심야식당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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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핑크히카 2013/02/02 17:59 # 답글

    이런 후기를 읽으면 살 수 밖에 없잖아요.ㅠㅠ
    맛있는 만화를 좋아하는 제게 딱이네요!
  • TokaNG 2013/02/04 20:43 #

    단권짜리라 부담감도 없고 가볍게 볼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단편들이 넘쳐나는 책장을 가지고 싶어요.
  • Prelude 2013/02/02 19:14 # 답글

    보고 배고파지는 만화는 조치 않아요ㅠㅠ 표지부터 도시락이 맛있어 보이는게...
  • TokaNG 2013/02/04 20:44 #

    하지만 뒤에 읽은 심야식당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ㅜㅡ
  • 태천 2013/02/02 23:44 # 답글

    이 만화 괜찮죠. 그림체보고 호기심에(?) 사봤는데 제 기준에선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삼양에서 은근슬적 먹부림(?)만화를 꽤 많이 정발해주고 있...)
  • TokaNG 2013/02/04 20:45 #

    저도 나쁘지 않게 잘 봤습니다.
    섬세하고 깔끔한 그림도 좋지만, 러프한 그림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요.
    내용들이 좋으니까.
  • 나미 2013/02/03 08:20 # 답글

    심야에 보면 안 되는 책 중에 하나 아닌가요
  • TokaNG 2013/02/04 20:45 #

    요즘 자학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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