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 영화애니이야기

새해 첫날, 첫 영화.
예고편만 봤을 땐 그냥 좀 지루한 이야기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극장에서 접하고나니 입이 쩌억 벌어진다.
내용은 둘째 치고, 영상미가 너무나도 아름답다.
파이가 폭우를 만나 태평양을 표류하게 되면서부터 펼쳐지는 그림은 한 장면 한 장면이 화보다.
아무렇게나 정지시키고 스샷을 찍어도 화보가 될 것 같다.
자연의, 그중에서도 바다의 아름다움을 정말 환상적으로 잘 담아놨다.

그 아름다운 화면을 보면서 넋이 나가 내용은 잠시 뒷전이 되었다.

수많은 물고기와 은은하게 빛나는 해파리,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고래와 깊고 투명한 바닷물...
바다에서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생물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표류하다 잠시 머물게 되는 신비의 섬까지도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라 여느 판타지물보다 더 판타스틱하다.
굳이 현실에 없는 용이나 오크 따위를 소환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판타스틱한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음에 놀라웠다.
이정도의 영상을 담기 위해서 이안 감독은 매 씬마다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까..


물론 영화는 영상미만 뛰어난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철학적이고 좀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파이가 들려주는 두가지 이야기중 무엇이 진실인지는 관객의 몫으로 돌리고, 그로 인해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무엇이 삶을 지속하게 하는지, 무엇 때문에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지, 믿음이란 무엇인지, 종교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인간의 존재의 의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심도 깊은 질문들을 던져주고 나름대로의 해석을 파이와, 그의 어이없고 황당한 동반자 벵갈호랑이를 통해 보여준다.

소설에선 어떻게 표현되는지 몰라도, 보는 사람마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지 몰라도, 그 심오한 질문에 대해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충분히 설명해주려고 애썼다는 생각이다.
어느 리뷰를 보니 영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사실, 나한테는 내용따윈 안중에 없고 그저 영상미에 반해 와~ 와~ 하다 나온지라 정말 이야기가 잘 정리되었는진 모르겠다.
적어도 고개를 끄덕임에 부족함은 없었던 것 같다.
왜? 어째서? 라는 의문은 들지 않았으니까.
원작을 읽은 사람에게야 부족함이 많아 보이겠지만, 영화로 접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전달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안 감독이 무얼 말하고 싶었는지 보다는 파이가 무슨 이야길 해주고 싶었던 건지에 대해서는...

파이가 들려주는, 극중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하며 온갖 화려한 영상미를 동원해 들려주는 이야기 하나와, 그 이야기가 너무 허황된 듯 해 다시 한번 들려주는 짧은 구두전달.
역시 둘중 어느쪽 이야기가 맘에 드냐고 묻는다면, 나 역시 선박회사 직원들과 같은 생각이다.


또 보고 싶네.


덧글

  • 충격 2013/01/02 16:24 # 답글

    모레 보러 갈 건데 상당히 기대 중입니다.
  • TokaNG 2013/01/09 22:06 #

    재밌게 보셨습니까?

    언제부턴가 크롬에선 충격님 이글루에 악성코드가 감지된다며 들어가지지 않더군요.;
    역부러 익플 열고 한 페이지 보기도 번거로워서 본의 아니게 발길이 끊겼습니다.;;
  • 충격 2013/01/09 22:18 #

    '고급' 누르고 '계속하는 데 따르는 위험은 본인이 감수함' 누르시면 됩니다.
    알라딘 TTB 때문에 발생했던 건데 이 병신들이 해결을 못하고 있네요.
    실제로 악성코드가 있는 건 아닙니다.
  • TokaNG 2013/01/09 22:23 #

    오~ 그렇군요.
    저도 그것 때문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 페이지에서 벗어나니 항상 이글루 메인이라 어떻게 들어가는질 몰랐습니다.;
  • 남선북마 2013/01/02 18:12 # 답글

    즐겁게 영상을 보다가 후반부 예상치 못한 뒤통수를 맞고 멍~했네요.. 단순히 영상만 예쁜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올해 첫 관람작으로 계속 되새김질하게 되네요..
  • TokaNG 2013/01/09 22:07 #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영화였지만, 영상미에 반해서 생각을 잠시 접었습니다.
    한번에 두가지를 못해서.
    영상에 몰입하다 보니 내용은 겉핧기만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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