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이 살렸다. (이웃 사람) 영화애니이야기

강풀 원작의 영화, 이웃 사람을 보고 왔습니다.

강풀의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벌써 몇 번째인지. 최초의 아파트에서부터 바보,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거쳐오면서 강풀의 원작을 점점 더 잘 살려내고 있군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면서도 꽤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정말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낸 듯한 충실한 재현이라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시나브로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과 연출방식까지 강풀이 그려낸 그림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본지 오래 되어 가물거린다고 생각했던 원작이 자연스레 겹쳐 보일 정도로 매끄러운 재현이었습니다.
장르적 특성상 초반엔 긴장감을 주기 위해 다소 불필요할 정도로 놀래키는 효과음을 사용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잘 만들어진 듯.
강풀 원작의 영화는 망한다는 징크스가 조금씩 깨지기 시작하더니, 이제 확실하게 박살날 때가 된 건가.

연출도 좋았지만, 연기자들 또한 아주 일품의 연기들만 보여줘서 더욱 긴장감 넘치고,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천호진, 김윤진, 장영남, 김정태 등, 그렇잖아도 좋아하는 배우들이 대거 나와서 반가우면서도 깜짝 놀랐는데,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 답게 대사가 있든 없든, 아니 대사가 없을 때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표정만으로 더욱 잘 표현해서 감탄했습니다.
특히 김윤진은 세븐데이즈에 이어, 딸을 잃은 젊은 엄마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해줬습니다. 프롤로그에서의 그 눈동자의 변화는 정말 내 눈까지 같이 커질 정도로 멋졌습니다. 강풀의 그림에서는 채 느끼기 힘들었던 그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제대로 전달되어 아주 인상적이었던 장면.

스릴러라는 장르에 걸맞게 꽤나 칙칙한 색감과 음산하고 낮은 사운드로 다소 무거운 그림을 그려내고 있지만, 너무 무거워서 어깨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려 할 때면 어김없이 마동석이 긴장감을 풀어주고 관객들로 하여금 폭소를 터뜨리게 합니다.
극중에서 깡패 사채업자역을 맡아서, 계속되는 긴장감에 잔뜩 힘이 들어가 적막해진 상영관을 한순간에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리는 매력쟁이 마동석.

원작에서도 이렇게 코믹한 이미지였나 싶지만, 정말 마동석 덕분에 극이 한층 더 살았습니다.
풀어주는 장면 없이 시종일관 긴장감만 높여갔으면 관객들도 지쳐서 자칫 루즈할 수도 있었는데, 지칠만 하면 풀어주고, 지칠만 하면 터뜨려주니 나중에는 마동석이 나오는 씬이 기다려지고, 반갑기까지 합니다. 
오오~ 마동석, 역시 멋진 배우였어.

살인마역의 김성균 역시 좋았습니다. 그중 내내 냉혈한 살인마의 모습을 보이지만, 마동석과 엮이면 순식간에 개그캐릭터로 변하는 모습도 재밌었고. 
한가지 재밌는 건, 마동석과는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함께 출연했었는데, 거기서는 가지런한 단발머리 엣지있게 하고 나와서 자기 주제를 모르고 깝죽대는 마동석을 신나게 패고 또 패더니, 이번에는 전세역전. 꽤나 너저분한 모습으로 마동석에게 신나게 밟히고 또 밟힙니다.
역시 연기자들은 함께 연기하다 보면 주거니 받거니 입장 바뀌는 건 한순간.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처음 보는 얼굴치고는 연기를 썩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스크린에서 빛을 발하는 건지 이번에도 좋은 연기를 보이네요. 앞으로의 작품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저 얼굴로 나랑 동갑이라는 건 좀 깜놀이지만.[..]



강풀의 만화를 좋아해서 영화화 되는 족족 챙겨보긴 하지만 보는 족족 실망하기도 해서 이번에도 조금의 우려는 있었는데, 아주 재밌게 잘 봤습니다.
영화 마지막의 깨알같은 강풀의 까메오 출연도 재밌었고. (모자를 푹 눌러써서 알아보긴 힘들었지만)
언제부턴가 만화 원작의 영화에는 원작자가 까메오로 등장하는 게 관행처럼 되어버린 듯. 마블 시리즈의 스탠 리만 열연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영화도 재밌게 봤겠다, 마침 주말이기도 하니 원작만화 이웃 사람을 다시 한번 정주행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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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알트아이젠 2012/08/26 09:07 # 답글

    마동석님이라면 [퍼펙트 게임]에서도 좋은 연기를 선보였죠.
  • TokaNG 2012/08/31 20:10 #

    사실 늘 연기는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잘 몰라줘서 그렇지.
    이번에 꽤나 주목받고 있는 것 같더군요.
  • Outis 2012/08/26 11:55 # 답글

    26년이 더욱 더 기다려지네요... ㅜㅜ
  • TokaNG 2012/08/31 20:10 #

    저는 타이밍이...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싶지만.;;)
  • 케이즈 2012/08/26 12:43 # 답글

    오늘 보러 가는데 조금 기대가 되네요.
    사실 바보때부터 그렇게 크게 실망하지는 않아서...ㅎㅎ
    아파트는 굉장히 실망했지만요.
  • TokaNG 2012/08/31 20:11 #

    아파트는 시놉만 읽고 이건 아파트가 아니다 싶어서 안 봤습니다.
  • 정호찬 2012/08/26 13:27 # 답글

    사채업자 캐릭터라면 혹시 그 퍼팩트한 명대사 "야 X발놈아" 나오나요? ^^
  • TokaNG 2012/08/31 20:13 #

    아마 그 장면을 말씀하시는 건가 싶은데, 나옵니다. 그리고 다들 빵 터집...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 불꽃영혼 2012/08/26 13:40 # 답글

    영화가 진행될수록 마동석씨 나올때마다 관객들이 한마음이 되어서 좋아라하는 분위기가 되더군요 ㅋㅋㅋㅋ
  • TokaNG 2012/08/31 20:13 #

    극장에서 영화보는 맛이 나게 하는...
  • cahier 2012/08/26 14:41 # 답글

    저도 완전 좋더라구요 ㅎㅎ
    원작 안보고 영화 봤는데 오지 않는 딸(?) 마중나간 버스정류장 씬도 완전 감동. ㅠ_ㅠ
  • TokaNG 2012/08/31 20:14 #

    저도 아주 좋게 봤습니다.
    한번 더 보고 싶은...
  • 프로스트 2012/08/26 19:39 # 답글

    이웃사람까지 ㅎ 정말재밌게봤던 웹툰인데
  • TokaNG 2012/08/31 20:14 #

    저도 재밌게 봤었습니다.
    영화도 아주 재밌군요.
  • 2012/08/29 02: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8/31 20: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히카리 2012/08/29 15:35 # 답글

    살인마를 누구인지 알려주시다니...ㅠㅠ
    요 포스팅으로 이런 영화가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강풀 만화를 좋아하지 않으니 원작도 안 봤는데... 재밌어 보이네요.
  • TokaNG 2012/08/31 20:16 #

    살인마의 정체가 중요한 영화가 아니라서, 살인마가 누구인지는 영화 초반에서 이미, 아니 예고편에서도 알려줍니다.
    극의 전개가 중요한 영화에요.
    만화를 보지 않으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로제 2012/09/04 23:03 # 삭제 답글

    마동석님 포스 ㅎㄷㄷ.ㅋㅋ
    영화는 아직 안봤지만 웹툰은 예전에....ㅎ
    뜬금스럽지만..ㅋㅋ 런닝맨 나가서 김종국 제압하는 모습 보고 싶네.ㅋㅋ
  • 우주 2012/09/13 01:44 # 삭제 답글

    완전공감해요ㅋㅋㅋ강풀원작영화중에 제일 잘 만든영화같아요ㅋㅋ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그대를사랑합니다를 더 좋아하지만요ㅋㅋㅋ 마동석님!!! 형사역할로도 많이나오시고!!완전 제 이상형이에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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