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의 추억 두 가지. 내가노는이야기

8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졌을 추억, 아기공룡 둘리와 기동전사 칸담.
2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한 쪽은 점점 더 화려해지는데, 다른 한 쪽은 너무 초라해졌다.


우리나라는 추억을 지키는 것에 너무 소홀하다.
어릴 때의 추억, '달려라 하니'나 '떠돌이 까치', '아기공룡 둘리' 등, 국산 명작 애니메이션들을 다시 접하기란 쉽지 않다.
DVD 세트라도 나와있다면 좋을 테지만, 혹은 각종 피규어, 팬시상품 등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나와준다면 좋을 테지만 항상 캐릭터상품은 아이들 눈높이에만 맞춘 저급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DVD는 수요가 없는 건지, 필름이 남아있지 않은 건지 나올 기미조차 없으니 그것들에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들이 취할 수 있는 건 없다.
어쩌다 어디선가 눈에 띄면 '아.. 이런 것도 있었지.' 하며 잠시 회상하는 것이 전부.
80년대 국산 슈퍼 로봇의 대명사인 '태권브이'도 새로이 제작한다는 말만 수없이 들리지, 정작 기다려도 나오는 것은 없어서 소식에 환호했던 추억어린 팬들을 배반하고 있다.

하지만 저쪽은 추억을 날로 갈고 닦아서 아주 훌륭하게 보존하고 있다.
오래된 명작 애니들은 끊임없이 리마스터링되어 DVD로 출시되고, 칸담의 원조인 '건담'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리파인되어 프라로, 피규어로 팔리고 있다.
어릴 때 아카데미제 칸담을 한번이라도 만들어본 사람들은 도처에 즐비한 건프라샵에서 향수어린 프라 하나 사서 만들어보고, 그러다 건덕의 길에 빠지기도 하고..
80년대의 추억들이 날로 발전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도무지 지칠 틈을 주지 않는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야지.. 하는 순간 또 더 멋있어진 추억이 손짓하거든.


80년대의 추억 두 가지.
아기공룡 둘리는 지속적으로 아껴주지 못해서 비루한 노동자가 된 채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고,
기동전사 칸담은 외계의 기술이라도 빌린 듯이 미친 퀄리티로 다시 마음속 추억에 불을 지핀다.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잊혀져서 죽어가는 남루한 둘리 말고,
슈퍼스타처럼 떵떵거리며 다시 한번 우리를 위해 꿈과 희망을 선사할 둘리를 볼 순 없는 걸까?

우리들의 추억을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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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깡이 窮狀 茶飯事♠ : 습지생태보고서. 2012-06-17 01:2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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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포터40 2012/06/13 23:04 # 답글

    그러게요~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그런 아이템들이 많이 있음 좋겠는데 말이죠~;ㅁ;
  • TokaNG 2012/06/15 23:55 #

    돈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돈이 되는걸 만들 능력이 없는 건지, 돈이 안될만한 것들만 나오면서 안팔린다고 하기만 하죠.
  • cmdCQ 2012/10/26 20:21 # 삭제 답글

    일본에서는 방영한지 30년이 지난 애니메이션도 블루레이로 발매하던데 이런 면은 정말 부럽네요. 어린애들 상대로만 장사하기보다는 추억을 가진 어른들에게 지갑을 열도록 하는 것도 괜찮을 텐데 말이에요.
    블루레이까진 안 바라니까 <달려라 하니>가 dvd로라도 나오길 고대합니다. 나오기나 할지 모르겠지만..-_-;
  • TokaNG 2012/10/27 16:46 #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누구 지갑을 털어야 할지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향수어 젖은, 이제는 직장인이 되어서 사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살 수 있는 30대 아저씨들의 지갑을 노려야지, 엄마를 졸라서 겨우겨우 열어야 하는 미취학 아동들의 지갑만 노리고 있으니...
    까치가, 하니가, 둘리가 어린이 눈높이를 벗어나서 어른들이 공유할 수 있는 드라마로 새로이 만들어진다면 무조건 지갑을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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