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데이. 내가노는이야기

그래도 블랙데이니까..
오늘이 다 가기 전에, 짜장면 대신 먹었던 짜장밥.

아는 동생의 결혼식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괜한 흥에 큰맘 먹고 전화를 걸어 데이트 신청을 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지하철을 내려 걸어오다 편의점에 들러 나도 모르게 집어들었던 3분 짜장.
너무나도 포근하고 화창한 날씨에, 강변을 거니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좀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도무지 흥이 나지 않아서 방에 들어와 책을 읽다 잠들었다.

아아, 슬퍼라.


결혼식에서의 동생은 이미 10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오랫동안 보아온 아이였지만 마치 안지 얼마 되지 않은 아가씨 같은 어색한 분위기를 풍겼고, 처음 본 그의 언니는 너무나도 똑같이 생겨 하마트면 언니를 동생으로 오인하고 다정하게 인사를 할뻔 했다.  
같은 얼굴, 같은 피부색에, 같은 헤어스타일..
키만 빼고 다 똑같아서 쌍둥인 줄 알았네. 동생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지 않았다면 정말로 헷갈렸을 거야.


신혼부부들의 풋풋함을 보고 있자면 '나도 언젠가는..' 하고 부러워지곤 하는데, 결혼식에만 참석하면 그 오그라듬을 견딜 수가 없어 미치겠다.
오늘의 주례는 하필 목사님이라 내가 결혼식에 참석한 건지, 예배에 참석한 건지..
하객 모두를 신도화 하는 목사님의 주례사 덕에 왠지 비기독교신자인 동생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기독교인이 아니면 사람 보기 힘든 것 같아.
내 주변에도 이미...


블랙데이의 결혼식, 블랙데이의 날씨, 블랙데이의 짜장.
블랙데이라는 쓸데없는 기념일에 어울리는 것이라곤 짜장밖에 없는 하루였지만...


아, 짜장보다 검은 우울한 일상도...

덧글

  • 알트아이젠 2012/04/15 07:59 # 답글

    전 그냥 몸이 아파서 이불속에서 새카맣게 타들어갔죠.
  • TokaNG 2012/04/23 00:11 #

    저런..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135211
1025
2138982

google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