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들이 무섭다. 그냥그런이야기

요즘들어 점점 살아있는 것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아니, 요즘 들어서가 아니라, 언젠가부터 부쩍 살아있는 것들을 만지는 게 무섭고, 상당히 꺼려지더라.

엄밀히는 '살아있는 작은 것'들이..


토요일에 일산의 보롬형 집에 놀러갔다가 키우고 있는 햄스터들과 잠시 놀았다. 
햄스터.. 이제 막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깨끗해진 놈들이 상자속에서 뽈뽈거리며 뛰어노는 것들이 귀여워서 한번 만져볼까? 싶어 손을 살짝 대봤는데, 낯선 사람의 손길에 놀라 발라당 뒤집어지는 고놈의 몸짓에 내가 더 놀랐다.

보롬형은 그냥 집어들면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다곤 하던데, 그렇게 놀라는 모습을 보니 감히 집어들지 못하겠더라.
무엇보다, 내 손안에서 작은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느낌이 이상하게 견딜 수가 없다.

"이렇게 그냥 잡으면 되잖아~"

하고 시범을 보여주시지만, 왠지 거인이 간식을 집어드는 느낌이라 전혀 참고가 되지 않는다. (야)
장난치듯이 내 어깨에 살포시 올려놓으니 으으~ 하고 기겁을 하게 된다.
그다지 동물을 싫어하거나 무서워 하는 편은 아닌데도..


어릴 땐 맨손으로 잠자리도, 메뚜기도 곧잘 잡고, 작은 동물들도 품에 안고 잘 놀았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작은 생명체를 손에 잡는 것이 무서워졌다.
벌초를 갔을 때에도 정말 오랜만에 눈에 띈 갖가지 곤충들이 반가웠지만, 어릴 때라면 맨손으로도 덥썩 덥썩 잡았을 그놈들을 장갑을 낀 손으로도 차마 잡지 못하겠더라.
이제 자주 보기 힘들어진 그녀석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손안에서 꿈틀거리는 그 느낌이 무서워서..
왠지 나도 모르게 와락 힘을 줘버리면 손안에서 힘없이 터져버릴 것 같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다 무서워진 건 아니라서, 한 손에 다 들어오지 않는 큰 동물들, 고양이 등은 지금도 아무렇지 않게 안고 만질 수 있겠는데, 이상하게 작은 동물들은 점점 꺼려진다.
군대에서는 맨손으로 뱀도 잡던 놈이 어쩌다 이리 겁쟁이가 되었는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아이가 된다더니, 난 어른이 된 적이 없어서인가 점점 겁쟁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 귀여운 것들의 작은 몸부림을 견디지 못하고 겁을 먹는 모습이라니.;


사람의 아이는 한 손에 들어오지 않는 큰 놈이라 다행이지 뭐야. 






그런데 사람은 커질 수록 더 무섭다.
어른인 사람 대하는 게 제일 무서워.


덧글

  • 알트아이젠 2012/01/30 07:48 # 답글

    저는 물고기나 새를 못잡겠더군요.
  • TokaNG 2012/01/30 23:24 #

    저도 마찬가지.;ㅅ;
    어릴 땐 낚시도 곧잘 하고, 새도 잡았었는데..
  • pientia 2012/01/30 07:57 # 답글

    다리가 여럿인 곤충들은 잘 못잡겠어요. ;ㅁ;
  • TokaNG 2012/01/30 23:24 #

    그러게 말입니다.ㅜㅡ
    그 어릴 땐 어떻게 잡았는지 몰라요.;
  • 투학 2012/01/30 11:42 # 답글

    집에 새를 키워서 그런지 작은 동물들은 잘 잡지만...
    역시 곤충은 작던 크던 못만지겠습니다.
    아니, 쳐다보는것도 무섭다는...;ㅁ;
  • TokaNG 2012/01/30 23:26 #

    저도 어릴 때 십자매도 길렀었고, 날개 다친 참새도 약 발라주고, 제비도 잡아봤는데 요즘은 무리에요.;;
    곤충은 어릴 때 잡아서 튀겨먹기도 했었는데, 이젠 잡는 것도 무리, 무리.
    어렸을 때의 난 더이상 내가 아닌 것 같아요.;;
  • 쥰쥰 2012/01/30 19:24 # 답글

    저도, 초딩때 병아리를 사서 손에 쥐어보고 느꼈네요
    왠지 모르게, 나도 모르게 충동으로 이 녀석 쥔 손에 힘이 들어갈 것 같아서
    무섭더라구요;;;

    아, 물론 근데 사람이 제일 무서워요...
  • TokaNG 2012/01/30 23:27 #

    오~ 부루조아! 병아리를 사셨었다니!!
    겨우 1~200원 하는 병아리였지만, 나 어릴 땐 그것도 부의 상징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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