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네, 피똥 싸봤냐? 그저그런일상들

와~ 내가 오늘 아침부터 를 봤다?

머리를 감으려고 고개를 숙이는데 왠지 콧속이 시큰하더라?
나는 머리부터 감고 세수를 하기 때메 머리 감을 땐 아직 얼굴에 물기가 거의 없거든. 그래서 콧속에 물이 흘러들어갈 일도 없는데, 이상하게 물이 들어간 것처럼 콧속이 시큰한 거야.
이게 뭔가 싶다가도, '그래, 그래도 머리를 감는데 물이 뺨 타고 콧속에 흘러들어갈 수도 있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대충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려고 고개를 들었어.
근대 새빨간 가 세면대에 뚝뚝 떨어지는 거야.

워~ 나 세수할 때 코피 한번 나기 시작하면 잘 멈추지도 않는데.
콧속에 고인 피가 뭉쳐있을 것 같아서 킁! 하고 코를 푸니까 아니나다를까, 시커멓게 뭉친 핏덩이가 툭 하고 떨어지는 거야.
그러고도 피가 멈추지 않아서 아주 피를 나올 만큼 다 뿜어버리자 싶어서 킁 킁 하고 계속 코를 풀었어.

시커먼 핏덩이가 자꾸 나오네?
보통 한번 나오고 나면 그 뒤부턴 그냥 맑은 피만 분무기처럼 뿜어져 나오게 마련인데..
그렇게 몇 번 피를 뿜어내고 휴지로 대충 닦으니 피가 멎는 듯 하더라. 완전히 멎은 건 아니고,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로 미약하게 콧속에 맺혀있는 거겠지만. (실제로 하루종일 추워서 흐르는 콧물을 닦을 때마다 피도 조금씩 닦여 나왔거든.)

여튼, 그렇게 아침부터 를 봤어.
세면대 한가득, 맑디 맑은 내 피 같은(?) 피를..


그리고 출근해서 일을 하다가 졸려서 잠 깨려고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난 이상하게 졸리면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긴 하지만 잠은 깨지 않고 속이 꾸륵거리며 화장실을 달려가게 된단 말야.
꾸르륵거리는 배를 움켜쥐고 화장실에 달려가서 시원하게 볼일을 봤어. 근데 왠지 냄새가 응가냄새가 아니라, 뭔가 미묘한, 아침에 맡았던 그런 냄새인 거야.
아침엔 피냄새 말고는 맡은 냄새도 없는데. (아, 비누냄새랑 샴푸냄새도 있었구나.;) 

휴지로 스윽 닦아보니, 아 씨바, 다?

나 응꼬로 코피 흘리는 줄 알았네.
피색이 너무 선명한 거야. 아침에 세면대에 흘린 피처럼.
응가는 응가대로 둥둥 떠있고, 피는 피대로 시뻘겋게 변기속 물을 물들이고 있더라. 완전 찝찝한 거야.

나, 씨바 이거 치질인가? 싶어서 화들짝 놀랐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응꼬는 그다지 아프지 않았어.
치질 걸리면 응꼬가 미친 듯이 아프다던데..
나중에는 좀 쓰리긴 했지만, 그다지 질이 좋지 않은 휴지로 반복해서 닦다 보니 쓸려서 따끔거리는 정도였지, 미칠 듯한 아픔은 아닌 걸 보니 확실히 치질 따윈 아닌가봐.

선명한 피색으로 물든 휴지를 보고 깜짝 놀란 마음을 소용돌이치며 변기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붉은 물과 함께 떠내려 보내고 자리로 돌아와서 다시 일을 했어.
그리고 점심을 먹고 또 속이 안 좋아서 화장실을 갔지.

응가가 나오기 전에 방귀부터 푸쉭 푸쉭 하고 나오는데, 아, 또 그 피냄새인 거야. 이번엔 응가도 나오지 않고.
역시나 휴지로 스윽 닦아보니 아주 선명하고 맑은 피색이다.
진짜 아침에 코로 나왔어야 할 피가 장을 타고 내려가서 응꼬로 나오는 건가 싶었네.

거듭 말하지만, 응꼬는 전혀 아프지 않으니 치질 따위는 절대 아닌 것 같아.
그럼, 이 안 좋은 건가?!!
장이 얼마나 안 좋아야 응꼬로 피를 뿜어내지?
나 이거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태어나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내시경이라는 걸 해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여간 찜찜한 게 아니었어.


근데, 문제는 이게 오늘이 처음은 아니라는 거.
피곤하고 힘들면 종종 이러더란 말야.;
그런지가 꽤 됐는데, 여태 멀쩡히 살아있는 걸 보면, 역시 별 일 아닌 건가?


보통 이쯤 되면 자기 몸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하기 마련인데, 난 이상하게 남 아픈 건 걱정되면서도 나 아픈 건 걱정따위 사치라고 생각되서 그냥 포스팅 거리 하나 벌었구나 하고 생각했어.



이러다 탈 나면 어딘가 아프겠지.
아프지도 않은데 그깟 피 조금 봤다고 병원까지 가기엔 너무 귀찮거덩.


그나저나, 이새끼 오늘따라 열라 더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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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깡이 窮狀 茶飯事♠ : TV속에서는... 2012-03-16 20:29:46 #

    ... 로에서는 콧털만 뽑아도 사람을 죽여버리고, 똥 싸고 커버를 덮지 않고 그냥 물을 내려도 똥물이 튀어 죽어버리고, 길만 잘못 걸어도 애먼 사람이 허망하게 죽어나가는데, 난 어째 피똥을 질질 싸도 그 흔한 장 트러블 한번 없이 멀쩡하게 살아있고, 어릴 때부터 숱하게 떨어져도 뼈 한번 부러진 적 없고, 추락하는 물건에 흔하디 흔하게 머리를 부딪혀도 TV에서 딴 ... more

덧글

  • ChronoSphere 2012/01/25 22:37 # 답글

    코피는 잘 모르겠고...
    피똥은 대장쪽이 안좋으실겁니다
    저도 장염걸리고 처음으로 피똥 싸봤고,
    장염 다 낫고 처음으로 술 마셨을때 (별로 마시지도 않았고 반주정도?) 두번째로 피똥 싸봤습니다
    장염때 의사선생님의 말로는 주기적으로 이러면 내시경이 필요,
    그게 아니면 장염으로 인해 헐어서 그런거라고 하더군요

    또 저희형은 정말 피곤하면 피똥 싸고 그런다고 하더군요

    결론은 장이 안좋으신거 + 피곤하신거 같습니다

    계속 그러면 병원가세요 병원 --;
  • TokaNG 2012/01/26 22:09 #

    물론 대장이 안좋을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이상이 생긴 건지 모르겠네.;
    단지 피곤해서 그런 건지, 매운 음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 건지, 최근 들어 야채는 안 먹고 고기만 먹어서 그런 건지..
    안타깝게도 예상되는 이유가 너무 방대[..]해서 가늠이 되지 않는다.;;
  • 콜드 2012/01/25 22:39 # 답글

    갑자기 어느 영화중에 "피똥싸고 기저귀 차볼래?"라는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 TokaNG 2012/01/26 22:09 #

    저도 보는 순간 백윤식 아저씨의 그 대사가 환청처럼 들렸습니다.=_=;;
  • 투학 2012/01/25 23:05 # 답글

    ㄷㄷㄷㄷ...괜찮은건가요ㅠㅠ
    글읽다가 무서워졌네요ㅠㅠ
    제가 과제하다 깨달은게 건강이 먼저다...인데 혹시 더 나빠지기전에 병원에 가보심이...
  • TokaNG 2012/01/26 22:10 #

    이래봬도 보험회사에서 아주 좋아하는 1등급 신체입니다.
  • 포터40 2012/01/25 23:05 # 답글

    위아래로 피를 동시에 쏟으시다니~ㄷㄷㄷ;;;
    오늘만 그렇고 괜찮으시다면 모를까....습관적으로 그런 증상이 있다면 역시 병원에 한번 가보시는게...ㅠ.ㅠ
    병원 간다고 당장 수술한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암튼 담에 또 그러시면 꼭 병원 한번 가보세요~~^^
  • TokaNG 2012/01/26 22:10 #

    딱히 습관적인 건 아니고요.;;
    습관적으로 피를 흘렸다면 아마 피가 모자라서 흡혈귀라도 되었을..
  • 이세리나 2012/01/25 23:13 # 답글

    무조건 병원가세요.
    아프지도 않은데 그깟 피 조금 봤다고.. 라고 쓰셨지만 얼마전에 제 친구 수술하기도 하고 하다보니 병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네요.. 피똥[..]이 나오는건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 TokaNG 2012/01/26 22:11 #

    저런, 친구분이 무슨 수술을..;;
    하지만 이 경우에 어떤 과를 가야 할지도 몰라요.; 병원을 하도 안 가봐서.
  • 삼별초 2012/01/26 11:39 # 답글

    제가 장이 안좋아서 피똥 좀 싸봤는데(...) 무조건 병원에 가는게 좋습니다

    치질이면 차라리 나은것이고 심하면 저처럼 중증의 병이 걸릴수도 있으니 무조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세요


  • TokaNG 2012/01/26 22:12 #

    저런.. 어떤 중증의 병이..??;;
    치질이 차라리 나은 정도의 무서운 병이 있습니까?;
  • 아르메리아 2012/01/26 15:46 # 답글

    선명하고 맑으면 괜찮습니다. 검은 피가 문제죠'ㅅ')
  • 아르메리아 2012/01/26 15:49 #

    여기서 괜찮다는 의미는 병이 없다는 게 아니라 정도의 차이입니다. 보통 맑은 피면 변비나 치질 둘 중 하나거든요. 치질도 심화되면 안 좋으니 병원 한 번 정도 가심이 좋겠네요.
  • TokaNG 2012/01/26 22:12 #

    아주 맑고 깨끗한 피라서 '역시 이몸은 깨끗하구나' 싶었습니다. (야)
  • TokaNG 2012/01/26 22:14 #

    그러니까, 치질은 확실히 아닌 것 같다는..
    군대에서 치질 걸린 고참이 있었는데, 아주 죽더라구요.;
  • 몽몽이 2012/01/27 23:56 # 답글

    귀찮아하지 마시고 병원에 꼭 가보세요.
  • TokaNG 2012/01/29 19:29 #

    하지만 언제나 귀차니즘이 승리합니다.
  • 헐퀴 2012/02/02 11:21 # 삭제 답글

    과장이나 거짓말 안 섞고 정말로 피가 그 정도 나면 귀찮은게 문제가 아니라 병원 가셔야 합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출혈량도 많은 것 같은데. 혈액종양내과나 소화기내과 가세요.
  • TokaNG 2012/02/13 22:15 #

    괜찮아요. 이제는 아주 말짱합니다.
    너무 말짱해서 잊고 있었는데, 답글 달다 다시 상기하게 되었네요.;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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