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님 형수님, 우리 형수님 (1) 그저그런일상들

큰형수님은 영어강사다.
애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문화원에서 어르신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다양한 연령층을 고루 가르치는, 능력있고 바쁜 영어강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다 보니 학구열도 대단해서 한창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노는 꼴을 잘 보지 못하고, 그래서 명절이 되면 중고등학생 조카들을 도맡아 가르치고, 숙제까지 내어준다.
그리고 사촌형들이나 큰아버지 등 어르신들은 당연히 그런 모습을 흐뭇해 하신다.
자식들 가르치는 것에 불만 있는 기성세대들이 있을리가.

그런 큰형수님께서 둘째조카를 가지셨는데, 하필(?)이면 출산예정일이 설날 전후라 차례를 지낼 때 큰형수님만 큰집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쉬었다.

큰형수님이 오지 않은 것을 알아차린 조카들이 환호를 지른다.

"야호~ 숙모 안 왔단다! 아싸~~ 공부 안 해도 된다!"

"오예~ 명절에 공부 안 하는 게 얼마만이야?! 이런 즐거운 명절 처음이야!!"

"나 뜬금이(둘째 태명) 나오면 절 할지도 몰라!! 아니, 절 할거야! 뜬금이 만세!!"



...



큰형수님, 조카들에게 이렇게나 미움 받고 있었구나.ㅜㅡ



그리고 얼마전에 가족으로 새로이 합류한 작은형수님은 은행원이다.
돈을 많이 만지는 직업이다 보니, 화통할 때는 꽤나 화통하시다.
이번 설을 맞아서 어머니께는 기백은 하는 모피 목도리도 선물하셨단다. 어머, 통도 크셔.

그런 작은형수님께서 은행에서나 쓰는 까리한 봉투에다 세뱃돈을 넣어서 조카들에게 나눠주니, 봉투를 열어본 조카들이 또 한번 환호한다.

"아싸~ 새숙모 최고!"

"나 이제부터 새숙모 팬 할거야!!"

"오늘은 큰숙모도 안 오시고, 새숙모한테 세뱃돈도 많이 받고, 생에 최고의 설날이다!!"

 


...



애들을 돈으로 매수하다니, 역시 보통이 아니셔.



우리 형수님들, 좀 짱인 듯.

덧글

  • 토드리 2012/01/24 19:29 # 답글

    ㅋㅋㅋ요즘 애들은 돈도 알아서..작은 액수 주기가 뭣하다죠..
  • TokaNG 2012/01/26 22:28 #

    벌써 사촌조카들은 중고등학생들이니..
    그래서 저는 주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 도리 2012/01/24 19:35 # 답글

    머, 멋지군요... 세파에 찌들어 사는 것 같아요(허허허)...
  • TokaNG 2012/01/26 22:29 #

    하지만 그렇게라도 살아야...
  • 투학 2012/01/24 19:50 # 답글

    으앜, 의도하지 않게 돈으로 매수하시는 실력이 장난 아니군요...
  • TokaNG 2012/01/26 22:29 #

    저도 형수님께 세배하고 싶어졌습니다.
  • 삼별초 2012/01/24 20:52 # 답글

    어린녀석들이 벌써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
  • TokaNG 2012/01/26 22:30 #

    똘똘한 아이들이니까요.
  • 한컷의낭만 2012/01/25 12:10 # 답글

    이럴수가.. 제가 어릴때는 순수해서 돈을 몰랐습니다.. [응?]
  • TokaNG 2012/01/26 22:30 #

    전 어릴 때 돈이 생기면 자동으로 어머니께 바쳐서..[...]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83130
656
2175943

google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