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소감. 그냥그런이야기

사람들은 어떠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소감을 말하면 그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아니, 소감이랄 것도 없이, 그냥 에피소드일 뿐인데도..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어우~ 난 매운 음식을 먹으면 그날은 폭풍응가가 나와서 똥꼬가 얼얼해. 똥꼬로 요가화이어 쏘는 기분이야."

라고 말하면 매운 음식을 싫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 뿐인데.
물론 먹으면 그런 일(;)이 생기니까 일부러 찾아서 먹진 않지만, 그래도 매운 음식을 싫어한다거나 아주 못 먹는 것이 아닌데도, 저러한 소감을 밝히면 메뉴에서 매운 음식이 빠져버린다.
미안하게시리..

공포영화에 대해서

"어우~ 난 공포영화는 혼자서는 못 보겠더라.  옆에 든든한 누군가가 있어줘야 안심하고 볼 수 있어."

라고 하면, 공포영화는 목록에서 빠져버린다.
사실은 공포영화 무지 좋아하는데.. 단지 겁이 많아서 혼자 보기가 무서울 뿐인데..
그러니까 공포영화 같이 봐달라고 넌지시 권하는 건데도..ㅠㅠ

이성의 스타일에 대해서

"어우~ 난 역시 긴 생머리가 좋아. 단발머리보단 긴머리가 짱이지~ 그리고 눈이 크고 까만 뿔테안경을 쓴 여자가 좋아."

라고 하면 숏커트의 눈이 평범하고 안경을 쓰지 않은, 예쁜 여자 연예인 사진을 들이대며

"그럼 얘는 싫어하겠네?"

라고 한다.
그리고 대체로 그렇게 들이대는 연예인은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다.
싫어할리가..


그냥 소감을 말했을 뿐인데, 혹은 에피소드를 말했을 뿐인데, 내게 있어 그것은 싫어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단단한 복숭아를 먹다가 흔들리던 이가 뽑혔다고 하면

"어머, 그럼 복숭아 싫어하겠다. 그런 일을 당해서.."

라고 하는데, 이몸은 단단한 복숭아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친구랑 장난을 치다가 칼에 깊이 베어서 흉터가 남았다고 하면

"어머, 그럼 그 친구랑 사이가 안좋겠다."

라고 하는데, 누구보다 절친한 친구다.


그냥 소감이었을 뿐인데, 단지 조금 부정적인 이야기였다고 해서 싫어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은 때로는 아주 답답하고 불편하다.
상대가 어떤 화제를 꺼냈을 때, 거기에 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꺼낸 얘기가 나중에는 내가 그것을 즐기는데 방해가 된다.

"어? 너 매운 음식 못 먹는다며?"

"어? 너 공포영화 못 본다며?"

"어? 너 복숭아 싫어한다며?"

"어? 너..."


싫어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단지 그냥 소감이었을 뿐.

덧글

  • 콜드 2011/12/28 21:48 # 답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서 그렇습니다(응?)
  • TokaNG 2012/01/02 22:20 #

    아니, 되려 너무 망각해주지 않아서 생기는 에로사항..;;;
  • 슈나 2011/12/28 21:48 # 답글

    본문과는 상관 없는 얘기지만...
    숏컷 좋아요 숏컷.
  • TokaNG 2012/01/02 22:20 #

    예쁘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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