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그저그런일상들

회사 지하식당 퇴식구는 기다란 기둥(?)을 사이에 두고 빙 둘러서 돌아나오며 식기를 반납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들어가는 입구와 나오는 출구가 기둥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퇴식구 출구쪽에서 역주행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분명히 사람들이 들어가는 줄이 뻔히 보이고, 역주행을 하면 나오는 사람과 마주치게 되는데.
가운데를 가로지른 기둥 끝에는 '식기 반납하는 곳 입구' 라고 친절히 팻말도 붙어있는데, 정말 흔하게 역주행 하는 사람들을 본다.
심지어는 눈이 마주치고 진로가 막혀서 멈칫 하면서도 허리를 살짝 돌려 맞은편의 나오는 사람을 피해 들어간다.


이런 도로에서도 당연한 듯이 역주행을 할 인간들..


회사가 Y대 공학원 안에 위치해서, 지하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중 대다수가 Y대학교 학생들이기도 한데, 그렇게 공부 잘해서 Y대까지 들어오신 인재들이 아주 사소한 질서 하나도 못 지킨다.
공학원 내에 입주한 벤처기업 사원들도 아주 많이 이용하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지껏 봐온 역주행인들은 다들 풋풋한 대학생들이었다.

역주행 한다고 그다지 빠른 것도 아니고, 기둥을 돌아나오는 것이 힘든 것도 아닌데, 왜들 그럴까?
식기 반납하는데 여러 수십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기둥을 한바퀴 휘 돌아나오다 퇴식구에 쟁반만 살짝 올려놓고 나오면 되는데.
마치 생초짜 바스켓맨 강백호가 레이업을 하듯이 부드럽게 '놓고 오면' 그만인데.

역주행을 하다가 맞은편의 나오는 사람과 부딪혀서 잔반이라도 쏟으면 그게 무슨 개쪽이야.



신기하게도 식권을 살 때, 음식을 받을 때의 줄은 기가 막히게 잘 지키더니,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른 건가?


일방통행길에서의 역주행은 정말 반갑지가 않다.
마음 같아서는 '어이쿠~ 이런 실수했네?' 하며 내가 들고있는 쟁반을 역주행하는 그 사람에게 엎어버리고도 싶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상대와 마주쳤을 때 내 손은 비어있고, 무기(?)는 상대방의 손에 들려 있다.
내가 위험해진다. 


항상 역주행에서는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큰일이다.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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