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사족이 붙은 (최종병기 '활') 영화애니이야기

요즘 한창 뜨겁게 인기몰이중인 최종병기 활을 봤다.

암만 봐도 제목에서의 '최종병기'는 사족이다 싶었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이 영화는 단 한글자, '활'이라는 제목을 걸었을 때 더욱 완전해질 듯 하다.
활을 이용한, 활만의 사투를 벌이긴 하지만, 그 용도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우선목적인 최종병기로써가 아니라, 사람을 구하기 위한 활인(活人)활이었다.
안타깝게도 극중에서 주인공 남이의 그런 의지는 견고하게 그려지지 못했지만, 도중에 얼핏 들려오는 만주인들의 대사속에선 아버지께 가르침을 받은 그런 마음가짐이 배어있었다.

사람들은 활을 보고 아포칼립토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아포칼립토라는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해서, 그런 말을 듣고도 아주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아포칼립토를 떠올린 사람들도 그 여부를 떠나 아주 괜찮은 작품이었다며 칭찬을 하더라.
일부 짝퉁 아포칼립토라며 악플을 다는 사람들 말고는.

하지만 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되려 원티드를 떠올렸다.
전혀 불가능할 것 같은 도구로 평범한 인간은 하기 힘든 곡사를 쏘아 상대방에게 명중시키는 기술은, 왠지 주인공이라서 할 수 있는 사기 같은 기술이다. 
자인을 사이에 두고 쥬신타와 정면으로 대치한 상태에서 남이가 쏘아날린 화살을 보며

"어어~저거..."

하고 탄성을 질렀다.

확실히 주인공은 사기 같은 기술 하나쯤 아무렇지 않게 써줘야 체면이 산다.
그래야 무적의 주인공 스럽고, 그래야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너무 평범한 주인공은 히어로가 되기는 부족하거든.

아버지가 죽음을 불사하고 지킨 활이, 그리고 남이가 남들에게는 꼭꼭 숨겨두며 혼자 지키려 한 그 활이 어떤 활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내심 아쉬웠지만,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때로는 아슬아슬하게, 때로는 통쾌하게 상대를 쫓다가 또 쫓기는 남이의 행보를 보면 내 등에도 식은땀이 한줄기 흐른다.
다만, 남이가 만주인들을 살려주면서까지 지키려했던 활의 정신이 무엇이었는지, 그 대답을 확실히 해줬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류승룡은 매 영화에서마다 맡은 캐릭터가 빙의되어 연기가 아닌 실제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번엔 인종까지 바꿔서 만주인이 되어버렸다.
변발을 하고 만주어를 내뱉는 그의 눈초리에는 항상 살기가 어려있고, 가슴은 주군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차있다.
연기 참 잘한다.



그러니까, '최종병기'라는 사족만 뗐으면...
다른 무엇보다, 그게 제일 거슬린다.

덧글

  • pientia 2011/09/05 22:52 # 답글

    '최종병기'라는 단어는 '그녀' 앞에만 붙여 주는게 좋은 거 같아효. 아무래도 '최종병기' 하면 떠오르는 게 하나 밖에 없다 보니..;;;
  • TokaNG 2011/09/10 17:35 #

    저도 최종병기 그녀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대체로들 그러신 것 같아요.
  • 포터40 2011/09/05 23:02 # 답글

    전 중간중간 나오는 자막이 좀 아쉽더라구요~(갑자기 다큐가 되어버리는 느낌이랄까요...^^;)
  • TokaNG 2011/09/10 17:36 #

    하긴, 영화속 자막이라기엔 좀..
    전 잠시 블로그를 보고 있는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어찌나 블로거들의 흔한 문체와 흡사한지..
  • 리크돔 2011/09/05 23:07 # 답글

    영화도 안보고 뭐라 하긴 그렇지만...
    예고편 봤을때 제목보고 '최종병기? 픕;;' 했었다죠;;;
  • TokaNG 2011/09/10 17:37 #

    저도 그래서 안 보려고도 했었는데, 배우들이 좋아하는 배우들인데다, 생각보다 평들이 다들 좋길레..
    꽤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 삼별초 2011/09/06 00:03 # 답글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활만 붙이기에는 너무 많은 관련어가 뜨기 때문에 저렇게 지었다고 하더군요

    뭐 사람들마다 바라보는 시선이 틀리기는 합니다만
  • TokaNG 2011/09/10 17:37 #

    그래도 활 치면 해당 영화가 최상단에 뜨긴 할 텐데..
    너무 무리수인 것 같습니다.;;
  • REDBUS 2011/09/06 00:41 # 답글

    보고는 싶지만 혼자보기가 그래서...[....]
  • TokaNG 2011/09/10 17:38 #

    영화를 혼자 보는게 어때서요?
    남자랑 보는 것보단 낫다능.ㅠㅠ
  • 슈나 2011/09/06 16:14 # 답글

    아아 활 ~
  • TokaNG 2011/09/10 17:38 #

    활입니다.
  • 동사서독 2011/09/07 01:11 # 답글

    중국사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불타죽는 청나라 왕자 '도르곤'과 엔딩크레딧에 올라오는 '도르곤' 이름을 보면서 치를 떨었지요.
  • TokaNG 2011/09/10 17:38 #

    역사랑 많이 달랐나요?
    전 역사에 꽤나 무지해서..ㅇ<-<
    치가 떨릴 정도였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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