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인증샷. 그저그런일상들

주말에 포항에 사는 사촌동생이 라식수술차 부산에 놀러 왔다.
토요일에 수술을 받고 일요일 검진을 위해 하룻밤을 우리집에 묵으면서 얘기를 나누는데 '카톡왔숑~' 하는 알림음이 울리더라.
그리 길지 않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몇 번이나 쉼 없이 울리는 '카톡왔숑~'에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는 언니랑 친구가 기차여행을 떠나서 재밌다고 염장질 하는 사진을 대량으로 보내왔다더라.
원래는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여행일정이랑 수술일정이 겹쳐서 할 수 없이 사촌동생은 버려두고 둘이서만 경주며 어디며 기차를 타고 돌아다닌다는데..

그 재밌게 논다며 염장 지르려 보내온 사진을 나도 좀 보자 하며 핸드폰을 받아보니, 좀 이상하다?
여행 간 사진을 보내왔다면서 풍경은 전혀 안 보이고 셀카만 수두룩 하다.
그리 크지도 않은 액정에 두사람의 얼굴이 밀착되어 2인 셀카를 찍으니 얼굴만 들어오기도 비좁아서, 풍경은 전혀 보이지 않아 여기가 어딘지 가늠할 길이 없다.

보통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풍경을 찍거나, 셀카를 찍더라도 풍경이 보이도록 여백을 넉넉하게 잡고 찍기 마련인데, 아주 대놓고 얼굴만 찍어서 보내왔더라.
여행의 목적이 맛집기행이라던데, 그러면 음식사진이라도 있느냐 물어보니 그것도 아니다.
오로지 셀카 셀카 셀카..

아, 무언가 음식을 입에 물고 찍은 사진 하나.[..]


"이 두사람 여행 갔다며?"

"응."

"어디로??"

"글쎄. 여기저기 다닐 거라고는 하던데.."

"그럼 여긴 어디..??"

"나도 몰라~"


여행을 갔으면 풍경을 찍던가, 맛집기행을 갔으면 음식을 찍던가!
셀카를 찍어서 보낼 거면 한두장만 보내던가!!
아무리 봐도 전혀 다를 게 없는, 똑같은 복장의 똑같은 사람 둘이 똑같은 앵글로 똑같은 표정을 짓고 찍은 셀카가 대화 내내 수십장이 와르르 쏟아지니 나도 어이가 없고 그걸 받아보는 동생도 벙쪘다.


"그거 보니 부럽냐?"

"아니. 같이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인데?"

"..."



모든 여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정말 일부 여자들은 왜 그렇게 셀카에 목숨을 거는 걸까?
기왕에 셀카를 찍을 거면 다양한 각도, 다양한 표정으로 다양하게 찍어보던지.

여행을 가서 그곳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사진을 보낸다면서 어째서 지들 얼굴만..
나야 처음 보는 얼굴들이지만 동생을 맨날 보는 얼굴들일 텐데..

뭘 보고 어떻게 즐거움을 전달받으라고.ㅇ<-<


하물며 회전문과 나는 가까운 곳에 산책만 나가도 인물사진따위 보단 멋진 경치를 한번 더 찍게 되던데..
그리고 그걸 남들에게 보여주면 '와~ 멋지네요~' 하고 부러움을 사게 되던데, 얘들 대체 왜 이럴까?

 


회전문이 서울로 가버리니 혼자서는 산책도 안 하게 되어서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도 스톱이네.
이기대태종대는 한번 가봤어야 했는데..


여행가서는 너무 셀카만 찍지 마세요.
풍경에 양보하세요.

덧글

  • 이세리나 2011/08/03 16:10 # 답글

    제 친구들은 안그래서 다행입니다(..)
  • TokaNG 2011/08/04 03:06 #

    남자들은 잘 그러지 않죠.
  • 이세리나 2011/08/04 03:09 #

    아..아니 여자친구들 말한건데........ 같이 여행갔을때나 밥먹으러 갔을때나 등등에서 보면 셀카같은건 안찍더라구요. 물론 음식사진은 열심히 찍습니다만[..]
  • TokaNG 2011/08/04 03:10 #

    으아니~! 여자친구들이 있으셨어!! ;ㅁ;
    저리 가요! 여자친구 있는 남자랑 안 놀아.ㅠㅠ (엉?)
  • 이세리나 2011/08/04 03:12 #

    뭐..뭥..ㅠ_ㅠ;; 애인아닙니다. 단지 여자사람인 친구들;ㅅ;
  • TokaNG 2011/08/04 03:13 #

    ㅎㅎㅎㅎ
    사실 저도 성별이 여자인 친구는 많아요~
    다들 아줌마라 연락하기가 껄끄러워서 그렇지.orz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하기라도 하면..ㅇ<-<
  • 이데아 2011/08/03 16:23 # 답글

    저나 제 친구들은 아예 사진자체를 안찍어서
    셀카라도 찍는 게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ㅋㅋ
  • TokaNG 2011/08/04 03:06 #

    여자들은 크게 두 부류더군요.
    아주 많이 찍거나, 아주 안 찍거나.ㅠㅠ
  • 비류연 2011/08/03 17:36 # 답글

    반성할께연.
  • TokaNG 2011/08/04 03:07 #

    어머, 어째서 연군이??
    연군 사진은 보기 좋던데요? 풍경도 잘 보이고.
  • 비류연 2011/08/04 12:23 #

    제가 초췌하게 다니는 건 다 사진에서 풍경을 잘 살리려고 그런거임
  • TokaNG 2011/08/04 21:50 #

    그.. 그런..ㅠㅠ
    예전의 그 해맑았던 연군이 보고 싶어요.ㅠㅠ
  • pientia 2011/08/03 17:46 # 답글

    저도 셀카 찍는 것을 즐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행 가서는 풍경사진을 찍어야죵.ㅎㅎ
  • TokaNG 2011/08/04 03:07 #

    그런 의미에서 태국 사진 잘 봤습니다.ㅠㅠ
    그런 사진을 봐야 비로소 부러워지죠.ㅠㅠㅠㅠ
  • 봄봄씨 2011/08/03 17:57 # 답글

    저는 제 사진 찍는거 싫어하는데...특히나 셀카...오글거려욧;;

    이기대 혼자가도 좋아요~ 커피사들고 해안산책로 난간에 앉아서 마시니까 좋더군요...머릿속 복잡할때 가면 좋은것같아요^^
    다만...혼자 앉아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가끔 불쌍하게 쳐다보....orz
  • TokaNG 2011/08/04 03:08 #

    제가 이기대나 태종대에 혼자 서 있으면 자살하려는 사람 처럼 보일 거에요.orz
    위험하다능..;;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굴러 떨어질지도.;;;
  • 림삼 2011/08/04 02:16 # 답글

    히히.. 전 셀카 가끔 엄청 찍을 때가 있는데..........
    여행사진에 셀카가 빠지면 안돼욧! ㅎㅎㅎㅎㅎㅎ
    허세사진 하나 정도는 꼭 ㅋㅋㅋ

    아~ 어디든 여행가고 싶네요 ㅜㅜ
  • TokaNG 2011/08/04 03:09 #

    셀카 한두장이야 기념삼아 찍을 수도 있지만, 여행지에서 셀카'만' 찍는 것도 좀 아니죠.
    저는 여행지에서 저만 쏙 빼고 찍지만..;;
  • 지크 2011/08/04 08:41 # 답글

    이글루만 봐도 맛집 음식 사진이 즐비한데...저 분들께서는 음식조차 안 찍으셨군요(...)
  • TokaNG 2011/08/04 21:51 #

    음식사진을 안 찍은 건지, 찍어놓고도 자기들 사지만 보내온 건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기왕에 염장을 지를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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