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걱정을 다 하셔~ 그냥그런이야기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정말 별걱정을 다 하게 되더라.
상대방도 분명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세살박이 아기를 돌보듯이 자꾸만 이것 저것 챙기고 싶어 지더라.

밥은 잘 먹었냐, 밤길 무서운데 일찍 들어가라, 술은 많이 마시지 마라, 더운데 쓰러지지 않게 조심해라, 햇살이 따가운데 피부 상하진 않았냐, 일이 많다고 무리하진 말아라 등등.

상대방도 자기 앞가림 알아서 잘 하는 성인인데도,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뻔히 알아서 잘 할 거란 걸 알면서도 괜한 오지랖이 발동해서 끊임없이 걱정, 또 걱정이다.

이렇게 쓸데없는 걱정을 계속 하다 보면 또 다른 걱정거리가 하나 생긴다.

'괜히 내가 쓸데없이 이것 저것 따져가며 걱정하다 보면 상대가 나한테 질리지 않을까?'

딴에는 정말 걱정되서 하는 말이라도 듣는 사람에겐 지나친 구속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니..
마치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엄마의 끊임없는 잔소리가 구속과 억압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그러다 보니 미움받을까 의기소침해지면서도 쓸데없는 걱정은 쉬이 멈춰지지 않는다. 마치 세상은 악의 구렁텅이고, 좋아하는 사람은 그속에 던져진 가녀린 여자아이처럼 보이거든. 정작 내가 그 사람을 괴롭히는 악당일지도 모르는데.


이런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나중에는 진짜 별게 다 걱정이다.
좋아하는 이를 앞에 두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어버버거리기만 하다 보니, '나랑 통화하고 만나는 걸 상대가 싫어하진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말 못하고 어버버거리는 게 미안하다고 연락을 뜸하게 하면 '상대가 '이사람이 이제 날 안 좋아하나?' 하고 생각하진 않을까?' 싶어 괜한 문자를 몇 번이나 보내고, 메신저에 보이면 괜히 말을 걸고, 할 말도 없으면서 전화를 하곤 한다.

그렇게 말 못하고 재밌게 해주지도 못하는데 데이트 신청은 괜히 시간만 낭비하게 하는 건 아닐까? 싶어 엄두도 못내서, '오빠는 왜 좋아한다면서 데이트 신청도 안해요?' 라는 핀잔도 들었다.
그래서 한소리 듣고 떠밀리듯 데이트 신청을 해서 만나면 말도 제대로 못해 '재미없어.' 라는 말이나 하게 하고.

정말 좋아한다는 것 말고는 이래 저래 답도 없는 민폐쟁이라 낯이 없지만, 그렇다고 염치가 있는 것도 아니라 계속 좋아한다는 이유로 시키지도 않은 걱정을 하고, 그 걱정들로 인해 미움받지 않을까 또 걱정을 한다.

걱정이 걱정을 낳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대행진.
정말 별걱정을 다 하셔~


소심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소심함을 넘어서서 이젠 정말 찌질해진다.

이러니 차이지.orz

덧글

  • 소이 2011/07/30 22:38 # 답글

    (//∇//)핡핤핡
    뭔가 뜨끈뜨끈하군 ;ㅁ;
  • TokaNG 2011/08/01 12:04 #

    저런..
    마지막 멘트가 포인트이지 않은가!! ;ㅁ;
  • 포터40 2011/07/30 23:35 # 답글

    그런건 '걱정'이 아니라 '관심' 아닐까요?^^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합니다~ㅎㅎ
  • TokaNG 2011/08/01 12:06 #

    글쎄요.; 관심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것 같아서..
    포터40님이 제 이웃이라 좋게 말씀 해주시지만, 걱정을 당하는(?) 여자와 그 지인의 대화라면

    "어머, 이사람 또 문자 왔어. 끈질기게 왜이래? 내가 애도 아니고 별 쓸데없는 걱정을.."

    "그사람 혹시 스토커 아니니? 정말 질린다. 조심해~"

    라는 말이 오갈 수도 있..orz
  • 봄봄씨 2011/08/01 10:32 # 답글

    원래 좋으면 다 그런거 아닌가요...??
    다만 밖으로 표현하느냐 속으로만 생각하느냐의 차이지...
    관심받는것같아 좋을것같은데...
  • TokaNG 2011/08/01 12:08 #

    그러니까 관심도 지나치면 독이...
    알면서도 멈추질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지만.ㅜㅜ
    봄봄씨도 저런 관심 받아보실래요? ;ㅂ;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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