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애니이야기

미래의 아내에게 보내는 어색한 셀프카메라로 오프닝을 여는 29살의 김봉수는 사랑이 고픈 남자다.
쭈뼛거리며 미래의 아내에게 남기는 몇 마디 말이 담긴 셀프카메라가 꺼지면 비가 내리는 골목길을 뛰어 들어오는 어린 김봉수가 비춰진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담벼락에 드리운 잎을 따다가 엄마가 죽었다, 아니다를 헤아려보는 그의 교복은 이제 막 맞춘 듯 아주 커 보인다. 아마도 중학교에 갓 입학한 1학년인가보다.
잎을 다 떼어내고 엄마가 죽지 않았을 거라고 기대하며 빼꼼히 담너머 자기집을 바라본 그의 입가가 들썩거린다.
그렇게 어린시절에 어머니를 여읜 김봉수는 사랑이 고픈 외로운 남자지만, 가족이 필요한 쓸쓸한 남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지하철 씬에서 김봉수의 외로움은 극대화된다.


오랜만에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돌려봤다.
처음 봤을 땐 아주 수줍은 영화였고, 두번째 봤을 땐 풋풋했고, 다시 보니 너무나도 섬세하다. 마치 이제 막 첫사랑을 시작하는 소녀의 감성으로 그려진 듯한 영화를 보면 괜히 나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입가에는 수줍음이 깔린 어색한 미소가 지어진다.

사랑이 고픈 남자 김봉수와 그를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는 여자 정원주는 서로 닮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셀프카메라에, 혹은 현금인출기의 cctv에 담는 모습이 귀엽다.
두사람의 모습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모습은 역시 소리가 담기지 않는 cctv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정원주의 모습이다.
몇 번이고 그 장면이 다시 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꺼내게 된다.

김봉수는 정원주의 그런 모습을 몇 번이나 돌려보면서 그녀가 전하고 싶었던 말을 다 알아들었을까?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극중에서 김봉수가, 그리고 정원주가 내뱉는 대사이기도 한 이 제목은 좀 길긴 하지만 참으로 나이스다.
두사람의 풋풋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혼자 중얼거리게 된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나도 섬세하고 풋풋하고 수줍은 이 영화는, 만들어진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보는 이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여느 로맨스영화가 다 그렇지만, 정말로 사랑에 빠지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영화다.

너무 판타지스럽지 않고, 너무 꾸며대지 않은 실제 그대로의 사랑을, 그것이 시작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덧글

  • pientia 2011/07/18 07:21 # 답글

    저도 함 보고 싶네요. 요즘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무지 땡깁니당. ;ㅁ;
  • TokaNG 2011/07/19 20:59 #

    저도 그렇습니다.
    집에 가지고 있는 DVD중엔 생각보다 풋풋한 사랑얘기가 잘 없더란.;;
    애틋하거나 애절한 사랑이라면 더러 있긴 한데...
  • 봄봄씨 2011/07/18 10:04 # 답글

    로맨스물 안좋아하는데 저도 이 영화는 참 흐뭇하게 봤어요.
    근데 이 영화보단 한석규,김지수가 주연한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이란 영화가 제게는 더 와닿더군요. 나름 해피엔딩이였지만...저는 볼때마다 슬픕니다...안보셨다면 추천할께요.^^
  • TokaNG 2011/07/19 21:00 #

    오, 모르는 영화네요.
    구할 수 있으면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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