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킬. 그저그런일상들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여 맥주 한잔씩을 하다가(내친구들은 정말 다들 술을 안 해서, 맥주 한두잔이 끝이다.;), 어쩌다 보니 역시 군대얘기가 나왔다.
보병으로 가서 81mm 박격포를 다룬 유부남(실상은 거의 공병이었지만.;)과, 포병으로 가서 155mm 자주포를 다룬 내얘기를 듣던 박수무당이

"나는 군생활을 너무 편하게 해서 느그가 군대얘기 하면 나는 할 말이 없다."

라며 꼬리를 내린다.

박수무당은 장성급 간부들이 오는 간부식당(? 거의 가든급 호화갈비집)에서 군복 대신 정장 입고 서빙을 했었다.
물론 훈련 이런거 일절 없고, 내무실엔 스카이 라이프가 달린 커다란 티비와, 무더운 여름엔 빵빵한 에어컨이..

그러다가 구석탱이에서 조용히 맥주를 한모금을 들이키던 회전문이 나즈막히 말한다.

"사람들이 내가 육군병원에서 의무병으로 있었다고 하면 다들 '와~ 땡보직이었겠네요?' 라고 말하는데, 거기서 내가 했던 일들 들려주면 다 죽는다. 그 뒤로 내앞에서 군대에서 힘들었다는 말 잘 안 한다."



어쩌다 보니 오늘도 아주 잠깐 군대얘기가 나왔는데, 그간 회전문의 군대 일화를 질리도록 들은 유부남과 나 역시 회전문의 그 말 한 마디에 깨갱~ 할 수 밖에 없더라.


회전문의 다이나믹하고도 스릴 넘치고, 므흣 멜랑꼴리한 군대 일화는 다음 기회에... 

덧글

  • 마른땅 2011/04/24 23:34 # 답글

    재밋어질려고 할때 '다음이시간에..' 라니 말도안됩니다.
  • TokaNG 2011/04/25 01:02 #

    원래 그것이 'to be continued...'의 묘미입니다.
    그리고 그대로 끝. (다음은 없을지도...)
  • 한컷의낭만 2011/04/24 23:37 # 답글

    저도 군대 참 편하게 보냇습니다.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 이엇던것만 빼면요 ㅡㅡ
  • TokaNG 2011/04/25 01:04 #

    어떤 보직이셨길레..;;;

    박수무당도 수면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습니다.
    간부식당이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취사병이니까요.,;;; (요리와 서빙을 병행했습니다.)
  • 봄봄 2011/04/24 23:55 # 답글

    궁금하게 만들어버리는 다음 기회에...라니요...어서요!!

    육군나온 주위의 남정네들 대부분이 군대에서 축구하고 총쏜얘기하던데
    해경나온 친구 애인님께서는 출동나가서 시체건진얘기를 하시더군요...-_-
    공군은 무슨얘기를 하는지 격어보고싶습니다...ㅋ
  • TokaNG 2011/04/25 01:06 #

    저런.. 정말 궁금하십니까?

    공군을 다녀온 작은형의 친구 얘기를 들으니, 활주로 주변의 새 쫓은 이야기랑, 활주로상의 돌 치운 이야기랑, 활주로 닦은 이야기가 주를 이루더군요.orz
    그러고도 실제 전투기는 그다지 보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 봄봄 2011/04/25 11:21 #

    -ㅁ-;; 공군이라고 특별한건 아니군요...
    뭔가 해경이 더 드라마틱한....?
  • TokaNG 2011/04/25 13:10 #

    그거야 보직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육군도 얼마든지 드라마틱할 수 있고, 심지어 공익에서도 극적인 드라마는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 pientia 2011/04/25 09:24 # 답글

    아...의무병...저도 완전 편한 곳있 줄 알았는데 의무병으로 다녀오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참....안타깝더라구요.;;;;;
  • TokaNG 2011/04/25 13:10 #

    저는 회전문의 얘기를 듣고는 의무병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습니다.[...]
  • Juperion™ 2011/04/25 14:07 # 답글

    전 폭우오면 펌프장 떠내려가서 빗물에 샤워하는 얘기라던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아무도 올라올 수 없어 야간근무시간에 포카치는 얘기라던가,
    덫놓고 토끼나 오소리(가끔은 개나 닭도) 잡아 소주와 함께 먹었던 얘기라던가...

    산속에서 군생활의 2/3을 보냈다보니 그런 얘기밖에 할게 없더라고요.
  • TokaNG 2011/04/25 19:07 #

    자주포는 어지간한 장비가 다 쇳덩이라, 그 엄청난 무게와 엄청난 위험성에 사건사고가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군시절 탈영병 추적만 4~5회, 산불진화 1회 참여해서, 남들은 한번도 채 출동하기 어렵다던 5분대기조 출동을 수시로 했습..orz

    게다가 대대장 전용(?) 작업병으로 낙찰받아서 온갖 작업에 끌려다니느라 그에 관한 에피도 다수 가지고 있습니다.ㅇ<-<
  • Juperion™ 2011/04/25 19:45 #

    자주포셨군요. 전 발칸이었답니다.^^
  • TokaNG 2011/04/26 23:08 #

    오오~ 발칸!! 실제로 본 적은 없군요.
    꽤 다양한 화기를 봤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보고도 모르는 건가?;)
  • 페리도트 2011/04/25 16:27 # 답글

    스릴넘치고 다이내믹한 군대얘기가 듣고싶어지네요.
    뭐 현역은 아니고 대체복무 다녀온 일인이
  • TokaNG 2011/04/25 19:08 #

    그건 역시 본인에게 그 리얼한 표정과, 감정이 잘 실린 억양과, 적절한 단어선택 등이 어우러진 최고의 입담으로 듣는 것이 가장 재밌습니다.
    다른 사람이 전달해주는 이야기는 재미가 반감되더군요.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87122
1025
2139546

google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