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만화책☆이야기

얼마전에 바람의 검심 OVA를 보고선 삘 받아서 다시금 꺼내 보고 있습니다.
분명히 새책으로 다 모아서 꽂아뒀었는데, 오랜만에 꺼내보니 확연한 중고가 되어있어서 안타깝기 그지 없구요.ㅠㅠ
게다가 역시나 이녀석도 담배연기의 피해를 입은 녀석이라 책장을 펼칠 때마다 쩌억 쩌억 갈라지는 소리가..orz

고등학교 때 처음 친구에게 추천받아서 1, 2권을 사보았을 땐, 친구가 분명히 화려한 액션이 죽여주는 무협만화라고 강력하게 어필했음에도 어째 주인공이 칼을 휘두르는 족족 네다섯명이 大자로 날아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적잖이 실망하여 친구에게 면박을 줬었는데, 친구가 꾹 참고 5권만 넘기라고 하기에 속는셈 치고 꾸준히 사봤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친구의 추천을 고맙게 여기며 완결까지 다 모을 수 있었..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메이지 시대를 살아가는 검객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곱상한 외모에 역날검을 든, 검객이라는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의 주인공은 그 외모에서 느껴지는 괴리감만큼이나 썩 매력적입니다.
등장인물중엔 아주 대놓고 강할 것 같이 생긴 검객도 다수 있지만, 확실히 그런 캐릭터보다는 의외로 강한 캐릭터가 흥미를 돋우기엔 좋은 것 같네요. 그러면서도 켄신보다는 사이토 하지메나 히코 세이쥬로, 시시오 마코토 등을 더 좋아하지만..

일본의 역사는 잘 모르지만, 막부가 끝나고 메이지가 시작되는 전환점에서 참으로 많은 사건들이 있었던 듯, 전설의 검객을 둘러싼 무협활극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와중에 곳곳에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엮어넣어서, 오로지 허구라는 인식의 판타지성 만화에 사실감을 높이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입니다.
왠지 뻔히 있을리 없는 사건을 다룬 만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역사적 사건들을 은근슬쩍 내비치면 괜히 '오오~' 하면서 좀 더 흥미롭게 지켜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웝툰중에 강풀의 '어게인' 등도 재밌게 볼 수 있었고.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와, 번역과정에서의 문제인지 유치뽕짝한 대사도 종종 나와 손발이 오그라들게도 하지만, 피튀기며 벌이는 사투를 보고 있노라면 손에 땀을 쥐게 되어 어서 다음권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정말 몸서리치게 부끄러운 장면도 몇 있으니, 시시오 마코토의 측근 유미가 죽을 때라던지(이 장면은 후에 추억편에서도 도모에가 비슷하게 답습하여 두번 욕 먹은 방식..;;), 호우지가 죽고나서 지옥에서 시시오를 만나는 장면 등은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ㅜㅡ
시시오는 후에 에니시와의 결전에서 한번 좌절해버린 켄신의 앞에 환상으로 나타나서, 기껏 쌓아올린 카리스마를 와르르 무너뜨리는 愚를 범하기도 하지만...orz


그림은 꽤나 정직하다는 느낌입니다.
형태도, 펜선도 상당히 정직한 편이라 아주 깔끔하고, 자선을 비롯한 효과들 역시 정석에 가까운 정직한 모습입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난무하는 잉크뿌리기, 화이트 뿌리기 등이 눈을 조금 혼란스럽게도 하지만, 일상을 그린 모습에서는 정말 깔끔하고 예쁜 그림체라 아주 보기 좋습니다.
그 예쁜 그림체에 처음에는 여자작가라는 말도 들었을 정도.;;

캐릭터에 입혀지는 효과선들은 상당히 가지런하고 간격도 일정해서 색이 참 고와 거의 교과서격입니다.
그리고 자선의 강약을 아주 확실히 줘서 색이 더욱 다양해지는 효과도 볼 수 있고.

정발판은 인쇄가 조금 둔탁해서 그림에서 다소 투박한 느낌도 나지만, 꽤 정갈한 선들을 살펴보고 있으면 제대로 된 인쇄에서는 썩 세련된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판 인쇄는 곳곳이 시커멓게 타고, 잔선은 날아가고, 어떤 부분은 인쇄라기 보다는 복사[..]에 가까운 조악한 품질이라, 작가의 필력을 제대로 살리기 힘들어 보입니다.
액션장면에서는 다소 잔인한 모습을 가리려 수정작업중에 화이트를 더 뿌려버린 탓에, 알아보기 힘들어지는 그림도 종종 있네요.;
그런 이유로 괜시리 애장판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과연 비싼값에 호화롭게 다시 나온 애장판에서는 이런 인쇄의 문제점들이 개선이 되었을지..


만화는 이 외에도 사이사이에 등장인물 제작비화라던지, 프리 토크 등이 수록되어 볼거리를 더 많이 제공합니다.
특히나 등장인물 제작비화에서는 성격상 모티브, 디자인상 모티브로 나누어 작가 본인이 이런 저런 사유로 이런 인물이 나왔다는 것을 친절히 알려주어, '어? 이녀석 누구 닮았는데?', '이녀석은 누구누구 아냐?' 라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내려줍니다.
아무래도 오바타 선생의 문하로 있었던 탓인지, 등장인물의 상당수 디자인 모티브가 오바타 타케시아라비안 램프 램프에서 나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만화를 보면서 '이녀석을 내가 어디서 봤더라?' 라고 생각하려는 차에 꼭꼭 나와서 알려주니.


바람의 검심 OVA에서는 개그씬을 일절 배제하고 무거운 이야기만을 늘어놓았지만, 역시 원작에서는 곳곳에 개그컷이 녹아있어서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극히 일부의 오그라듬만 극복할 수 있다면 내안의 명작으로 남을 수도 있는 수작입니다. 

하지만 와쯔키는 이후로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고..ㅜㅡ 
엠바밍정도는 사볼까.. 




덧글

  • 포터40 2011/04/12 23:12 # 답글

    호우지 장면은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었더랬죠~;ㅁ;
    개인적으로 토모에 스토리는 정말 좋아하지만, 에니시가 끝판왕으로 나오기엔 좀 카리스마가 약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워낙에 시시오가 카리스마 작렬이라~^^;
  • TokaNG 2011/04/13 01:38 #

    저도 악당중엔 시시오를 가장 좋아합니다.
    에니시는 시스콤에 걸린 찌질이일 뿐이라, 끝판왕으로는 좀 임팩트가 약한 감이 없지 않죠.
    시시오처럼 야망이 큰 사내야말로 치열한 전투의 대미를 장식할 인물인데..
    이건 뭐 드래곤볼 끝판왕으로 미스터 사탄이 등장한 기분..;; (이건 너무 심했나?;)
  • 한컷의낭만 2011/04/13 22:38 # 답글

    애장판에서도 그닥 개선된건 없는데, 몇몇 번역오류는 고쳐졌습니다. 다만 여전히 난무하는 번역오류에는 거참나원... -_-;

    그리고 드래곤볼의 끝판왕은 미스터 사탄 맞습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맨 마지막에 사탄의 한방이 컷지요~
  • TokaNG 2011/04/15 21:59 #

    저런, 애장판에서 인쇄가 개선되지 않으면 매리트가 반감하는데요? =ㅁ=
    번역오류야 당연히 고쳐야 할 부분이고.;;

    사탄은 든든한 지원군이지, 적군은 아니잖아요. 손오공이랑 지구의 미래를 걸고 싸우진 않았다능~
  • 페리도트 2011/04/15 10:45 # 답글

    루로우니 켄신은 참 살벌하다가도 어딘가 허술한 그런 녀석이죠
  • TokaNG 2011/04/15 21:59 #

    그래도 재밌습니다.
  • 굇수한아 2011/04/16 23:15 # 답글

    바람의 검심은 그저 히코 하나 보고 가는겁니다.ㅋㅋㅋㅋ
  • TokaNG 2011/04/16 23:16 #

    저는 히코보단 사이토가..
  • maus 2011/04/18 15:25 # 답글

    와우....전 저희 누나가 이 책을 다 구매해서 아직도 자주 보고있는 중이죠.
    나중에 극장판보고 마지막에 충격받아 (설마 그렇게 떠날줄이야) 잠시 봉인했지만, 오랜만에 다시한번 읽어봐야겠네요.
  • TokaNG 2011/04/18 15:36 #

    극장판 마지막에 켄신이 떠나던가요? (워낙 기억이 흐려서 그새 또 까먹었..;;)
    혹시 OVA 성상편이랑 헷갈리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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