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건데.. 내가노는이야기

요즘 시크릿 가든 이후로 지난 드라마들에도 흥미가 생겨, 손이 닿는 작품들은 어지간히 구해서 보고 있는데, 몇편의 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의 완성도와 몰입도는 연출자의 연출능력에, 연기자의 연기력에 달리기도 하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글빨, 대사빨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아무리 연기자가 연기를 빼어나게 잘해도, 연출자가 기가 막히게 연출을 해내도 상황을 만들어가는 작가의 글빨이 재미있지 않으면, 극중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뇌리에 깊이 새겨질 정도로 인상적이거나 논리적이지 못하면 그다지 큰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그에 따라 몰입도도 낮아지더라.

다음 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케 하는 재미있는 글과, 한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은 강렬한 대사빨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것 같다.
물론 연기자들이 연기를 잘해주면 금상첨화겠지.

어지간히 발연기를 하는 연기자가 아니라면 대충의 감정표현이나 대사전달력은 좋다.
주연이 그러지 못하면 조연들이라도 그 특출한 연기력으로 맛깔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한계가 있다.
작가가 맛깔스러운 대사를 쥐어주지 않으면 아무리 맛깔스러운 연기라도 뭔가 심심해 보이거든.

마치, 겉이 번드르한 음식에 가장 핵심적인 조미료가 빠져서 눈에는 맛있게 비치지만, 막상 먹어보면 그다지 맛이 없는 것처럼.


분명히 연기자들이 연기도 잘하고,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는 시놉인데도 그 이야기의 전개방식과 인물들의 대사가 심심해서 몰입이 되지 않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이야기의 전개가 허술하고, 대사가 엉성하니 연기자들이 멋진 연기를 보일 수록 점점 더 수렁에 빠지는 듯한 기분이다.
왠지 속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이 막장이라며 혀를 내두르던 일일드라마들이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고수하는 이유는, 그 말도 안되게 막장스러운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다음을 기대하게 될 정도로 궁금증을 자아내고, 극중의 캐릭터들이 내뱉는 대사 하나 하나가 때로는 심금을 울릴 정도로 애절하게, 때로는 정말 속이 후련할 정도로 통쾌하게 와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드라마의 완성도는 작가의 영향이 가장 크다.
연출자와 연기자는 작가가 써내려간 레시피대로 열심히 요리를 하는 요리사일 뿐이거든.

레시피가 꽝이면 아무리 그 레시피를 잘 따라도 그 음식은 꽝인 거니까.


다시 생각해보니 완성도라고 하기 보다는 몰입도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몰입해서 재밌게 볼 수 있다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법은 없으니까.;

덧글

  • 동사서독 2011/01/24 03:04 # 답글

    여명의 눈동자, 서울의 달, 모래시계 .... 내 인생의 베스트 드라마 !
  • TokaNG 2011/01/24 05:51 #

    여명의 눈동자와 모래시계는 워낙 출중한 작품이니까요.
  • 天時流 2011/01/24 11:34 # 답글

    그래서

    드라마는 작가빨
    영화는 감독빨이란 말이 있죠.
  • TokaNG 2011/01/24 18:36 #

    어, 그런 말이 있었나요? =ㅁ=
    그러고 보니, 영화를 볼 때엔 감독을 꽤나 신경쓰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를 신경쓴 적은 없는 것 같네요.;;
    그냥 출연배우가 마음에 들면 닥치고 보는 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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