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그속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영화애니이야기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보다 진한 존재감을 남겼던 조커, 히스 레져의 유작이 되어버린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사실 출연진이 화려해서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평이 워낙 안좋아서 미루고 미루다 보니 결국 놓쳐버렸..orz
극장에서 놓치고 DVD를 사지 못해도 곰TV 스트리밍 서비스로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굳이 다운받지 않아도 보고 싶었던 영화를 언젠가는 어떻게든 볼 수 있게 되니,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왠지 현대에 펼쳐진 판타지 공간 같은 느낌입니다.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마차와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유랑극단. 그들을 보고 있으면 주변 풍경이 중세라던지, 제 3 세계의 현실이 아닌 곳이어야 할 것 같은데, 뜻밖에도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고, 자동차가 씽씽 달리며, 핸드폰이 사용되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색다른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한 이 상상극장에서 과연 무슨 일이??

악마와의 내기를 통해 영생을 얻었다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게 되어 그와 함께 늙어가기 위해 다시 악마와의 내기를 통해 젊음을 되찾은 파르나서스 박사. 하지만 젊음과 맞바꾼 대가는 딸이 16살이 되면 악마에게 바친다는 것이었습니다.
딸의 16번째 생일을 얼마 앞두지 않는 어느날, 박사가 보던 타로카드 점괘와 함께 나타난 토니(히스 레져)가 망해가던 유랑극단, 상상극장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고, 악마는 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마음 졸이는 박사에게 또한번 내기를 제안합니다.
먼저 다섯명의 영혼을 사로잡으면 딸을 놓아주겠다는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에 박사는 다시 한번 그의 내기에 응하게 되는데..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은 사람들의 욕망과 쾌락을 재현한 오묘한 환상의 세계입니다.
다소 이질적인 그래픽으로 재현된 그의 상상속 세계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꿈꾸던 것들을 마음껏 접하고는 아주 행복한 환희에 차서 현실로 돌아왔을 때엔 그 북받치는 감정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던져버립니다. 악마는 박사의 상상속에서 사람들이 욕망과 쾌락에 빠져들 때에 좀 더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욕구를 자극시켜 그들의 영혼을 가로채려 해보지만, 상상속의 그들은 과연 무엇을 본 건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다들 상상속에서 나온 뒤로는 뭐가 그리 행복한 건지, 백지수표를 아낌없이 던져버리고, 온갖 악세사리와 금품, 지갑까지 탈탈 털어서 상상극장에 모든 것을 내맡기니..


박사의 상상속에서 히스 레져가 분했던 토니는 죠니 뎁이 되기도 하고, 주드 로가 되기도 했다가, 콜린 파렐이 되기도 합니다.
각각의 욕망이 떠올리는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토니의 모습 또한 상상속 세계 못지 않게 재밌습니다.
다들 핸섬한 얼굴에 연기 또한 멋진 배우들이라, 눈이 아주 즐겁습니다. 현실세계에서의 토니, 히스 레져도 멋지고 재밌지만, 상상속에 들어온 토니가 다음엔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영화를 보는 도중엔 예측이 되지 않아 더욱 신선하네요.

다양한 상상속의 세계를 누비는 토니를 따라가다 보면, 아주 신기하고 오묘한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상상력이란 게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한 세상이 펼쳐져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이 아름답습니다.
반면에 삐뚤어진 욕구로 가득찬 상상을 할 때면 화려하고 아름답던 세상에 먹구름이 드리우며 바닥이 무너지고, 공간이 산산조각나는 등 끔찍한 모습도 보이네요.
정말 기발한 상상속의 세계를 꿈속을 거니는 것과 같은 이질감 넘치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잘 재현해서 신선하고 재밌습니다.
좀 더 사실적으로 꾸미지 않은 모습에 왜 그랬을까? 하며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상상속이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그마저 적절해 보여 아주 만족스러운 세상이네요.


영화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많이 주어집니다.
파르나서스 박사에게는 악마와의 계약에 응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지가, 상상극장에 방문하는 관객들에게는 박사가 만든 달콤한 쾌락을 즐길 것인지, 악마가 만들어낸 원초적인 쾌락에 빠져들 것인지에 대한 선택지가, 토니에게는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지가..

영화를 보고 있으니, 언젠가 무한도전에서 봤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면서 죽기 전까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아주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도 그러한 것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 예전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이휘재가 연기했던 인생극장에서처럼, 한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기도 하니, 역시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라는 쟝 폴 사르트르의 말은 곧 진리처럼 다가오네요.

그리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은 것은 망한 선택이고, 뒤늦게나마 보긴 했다는 것은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파르나서스 박사의 딸, 발렌티나를 연기한 릴리 콜은 정말 인형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마치 슬리피 할로우에서 크리스티나 리치를 봤을 때와 같은, D.O.A의 데본 아오키를 처음 봤을 때와 같은 인형같은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어 눈이 즐거웠습니다.
히스 레져나 죠니 뎁과 같은 매력적인 남자들이 나와주는 것도 좋지만, 역시 매력적인 여자가 나와주는 게 더 좋습니다.
저 얼굴로 16살이라는 설정은 좀 언빌리버블이었지만, 그래도 무대에 섰을 때 분장을 한 모습은 마치 등신대 바비인형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 그저 빠져들 수 밖에..

 영화에서는 정말 예쁜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스샷은 그리 예뻐 보이지 않아 아쉽네요.


시간이 늦어 졸린 눈을 부비며 글을 마무리 하려니 점점 더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어서 잠자리에 누워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에서 본 것보다 화려한 꿈나라로 빠져들어야겠습니다.
나의 상상이 파르나서스 박사에게 뒤질리가 없어! 라고 생각하며 잠들면, 더 행복한 꿈의 세상을 거닐 수 있을까요? ;ㅂ;

덧글

  • pientia 2010/12/17 06:53 # 답글

    저도 이 영화 재밌게 봤었습니다. 동화스러운 장면과 더불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어서 더욱 재밌었어요.^^
  • TokaNG 2010/12/18 01:19 #

    정말 볼 거리가 많은 영화더군요. 겨우 곰TV 무료영화의 저급한 화질로 본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깔끔하고 큰 화면으로 제대로 본다면 더욱 멋졌을 것 같은데..
  • 슈나 2010/12/17 11:14 # 답글

    헉 이게 평이 안 좋았었나요 !
    전 극장에서 재미있게 봤는데 !
  • TokaNG 2010/12/18 01:20 #

    그러게요? 의외로 평은 별로더라구요? 배우들이 아깝다느니, 지루하기만 하다느니, 뭔 내용인지 모르겠다느니.;;
    그런 평들에 혹해서 미루고 미루다 놓쳤었는데, 생각보다 썩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 maus 2010/12/17 20:27 # 답글

    전 이번주에 올 가족들하고 친구들이랑 볼려고 하는중이죠....+_+
    기대된다는!
  • TokaNG 2010/12/18 01:21 #

    어머, DVD나 블루레이를 사셨나요? (이 작품이 블루레이가 있던가?;)
    다함께 보면 더 재밌겠네요.
    혼자 보면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서 조금은 외롭습니다.ㅜㅡ (관람중엔 얘기를 나누지 않는 편이지만, 관람 후의 감상을..)
  • 마포백식 2010/12/18 00:18 # 답글

    감독부터 배우들까지 장난아니더라구요;;;
    캡쳐한 그림들도 멋지네요...
    저돈 못본터라 갑자기 확~ 보고싶어집니다^^
  • TokaNG 2010/12/18 01:23 #

    캡쳐화면은 다음에서 가져온 겁니다.
    저는 대부분의 영화이미지들을 다음에서 퍼와서.. (굳이 출처를 남기고 있진 않지만.;)
    기왕이면 제대로 된 영상으로 보세요. 이 작품은 화면빨이 상당합니다.
  • pinwheel 2010/12/24 14:26 # 삭제 답글

    이거 왜 평이 안좋을까요?? 전 되게 재미있게봤는데..
  • TokaNG 2010/12/24 15:26 #

    그러게요? 저도 상당히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26일에 특선영화로 공중파에서 해준다니, 좀 더 크고 깔끔한 화면으로 다시 볼 수 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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