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한 일상의 특별한 사건! (인스턴트 늪) 영화애니이야기

곰TV 무료영화로 돌려본 인스턴트 늪.
오프닝부터 빠르게 쏟아내는 멘트들과 만화적인 다이나믹한 연출이 혼을 쏙 빼놓는다. 

망해가는 잡지의 편집장을 하고 있던, 그저 그런 무료한 일상을 그저 살아갈 뿐인 하노메. 그가 겪게 되는 새롭고 신비로운 세상을 오바스러운 연기로 재밌게 그려냈다.

신비한 일이라고는 절대로 믿지 않아 남들이 보기에는 따분해 보이기만 그의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자신에게 갓파를 보여주기 위해 갓파낚시를 하다 연못에 빠져 엄마가 혼수상태에 빠진다던가, 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이 뒤져보던 오래된 편지중 하나를 읽고는 자신의 아버지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던가, 자신의 아버지일 거라고 생각해서 찾아간 아저씨와의 만남에서 골동품에 빠져들게 된다던가..

이런 저런 사건들을 겪으면서 신비한 일이라고는 믿지 않던 그의 일상이 점점 신비로워지고 있다.

생전 본 적도 없는 파라오가 점 봐주는 기계를 찾으러 다닌다던가, 답답해진 일상이 수도꼭지 하나로 활기차진다던가, 골동품 가게를 차려 대박이 난다던가,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아저씨에게 1백만엔에 용도불명의 흙을 한트럭 사게 된다던가..[...]


인생에 그다지 활력을 못 느끼던 하노메의 일상에 점점 활력소가 생기고 있다.
어째서 저런 일로 저렇게 신나할 수가 있는 거지? 싶을 정도로 별거 아닌 일에 새삼 재밌어한다.
역시 인생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다.
조금만 생각을 고쳐먹으면 세상이 이렇게나 달라 보이잖아?

전혀 신비로운 일 따위를 믿지 않던 하노메가 별것 아닌 흙을 두고 '이것은 인스턴트 늪이다!' 라고 외칠 때엔 옳다구나! 했다.
어떤 일도, 어떤 사물도 생각하기 나름.
고작 흙일 뿐인데도 이것이 '인스턴트 늪'이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금새 또 재밌어진다.
그리고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신비로운 일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일상이 무료하다고?
그럴리가.

영화를 보는 내내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가 떠올랐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목적이 하나 부여됨으로써 다이나믹한 일상을 즐기게 된 스즈메와, 그다지 신비롭지 않을 일상속에서 생각을 조금 달리한 것만으로 얼마든지 신비로운 일이 펼쳐지는 하노메의 모습은 닮았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사소한 계기로 한층 새로워지는 것을 익살맞게 그려내는 것을 보니, 두 영화가 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같다.
아니나다를까, 감독이 같은 사람이더라. 영화를 보기전엔 아무런 정보 없이 무턱대고 봐서 미처 몰랐네.
이렇게까지 자신만의 철학과 색깔을 영화에 담아낼 수 있다니. 단번에 같은 과라는 걸 알겠더라.
그 미칠듯한 평범함속에 묻어나는 미칠듯한 비범함. 그리고 격하고 오버스런 행동들.


영화 자체도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등장인물들 또한 반갑고 재밌더라.
하노메役의 아소 쿠미코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에서 다소곳한 아줌마면서도 한때는 폭주족으로 날렸던 무서운 언니인 카나코로 나왔었더랬다. 그때와의 이미지와는 아주 다른, 활기차고 엉뚱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왈가닥의 모습을 보여 깜짝 놀랐다. 저런 얼굴로 그런 연기가 가능한 거구나.. 풍기는 분위기는 이영애인데, 하는 짓이 김삼순이야. (어이)

스윙걸즈에서 밴드부 선생으로 나왔던 시라이시 미호도 잠깐 등장하고, 굿' 바이에서 목욕탕 단골이었던, 화장터에서 붙 붙이는 할아버지도 얼굴을 비추고, 무지개 여신에서 나이를 속이고 키시다에게 접근했던 치즈루役의 아이다 쇼코도 보이고(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무려 나보다 10살이나 많다니.;;)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서도 '아즈카 판다짱~'으로 익살맞은 모습을 보였던 후세 에리와, 그의 남편역으로 나왔던 아저씨도 잠깐 보인다.
그리고 역시 같은 작품에서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사람들이 더러 얼굴을 비추니 새삼 반갑기도 하더라.
감초역을 하는 조연들을 보니 더욱 감독의 성향이 짙어진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대단한 일도 아니고!

사람도 울고 있는 시간보다 웃고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고!

믿기 힘든 것도 보이는 거고!

하룻밤 자고 나면, 대부분의 일들은 잊어버리게 된단 말야!

 

어쨋든, 수도꼭지를 틀어서

그렇게 해서

그 거짓말과 고집들로 덮여 굳어져버린 시시한 일상들을 전부 씻어 내려 버리는거야!!



미키 사토시, 이 감독 참 재밌다.
이제 겨우 이 감독의 작품을 두작품 보게 되었을 뿐이지만, 이 감독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왠지 특별해 보이고 흥미로워진다.
내가 살아가는 일상을 좀 더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왠지 이 감독의 작품이라면 다음에도 믿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덧글

  • pientia 2010/11/25 06:54 # 답글

    지금 당장 곰플레이어로 고고~~
  • TokaNG 2010/11/25 17:32 #

    늦기전에 고고~
    오늘까지 서비스하는 모양이더군요. : )
  • 도리 2010/11/25 09:08 # 답글

    이런 영화가 있다니,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ㅁ+
  • TokaNG 2010/11/25 17:32 #

    재밌었습니다.
    평들도 상당히 괜찮던데요?
  • 페리도트 2010/11/25 13:23 # 답글

    일본영화는 소소한 일상도 뭔가 의미있는 일상으로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네요. ㅎㅎㅎ
  • TokaNG 2010/11/25 17:33 #

    그래서 일본영화를 즐겨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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