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만 예뻤던.. (초능력자) 영화애니이야기

개봉 전부터 기대를 갖게 했던 초능력자를 봤습니다.
요즘들어 강동원이 부쩍 물오른 연기를 보여줘서 아주 마음에 든지라, 거리낌 없이, 게다가 무려 초능력을 다룬 작품이니 국내에서는 신선한 소재다 싶어서 한층 기대치를 끌어올렸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뭥미? 스러운 작품입니다.
마치 패키지가 아주 맛깔스럽고 봉지 또한 크고 빵빵해서 무지 맛있고 양이 많을 줄 알고 산 과자를 뜯어보니 빵빵하던 봉지는 질소가스 분출과 함께 순식간에 쪼그라들고, 그래도 맛은 있겠지 싶어 한입 먹어보니 상상했던 맛과는 아주 달라 퉤퉤 하고 입맛을 버린 기분.
아니, 그정도는 아니다. 퉤퉤 하고 침을 뱉기엔 그래도 한봉지를 다 비울 순 있었으니.

눈빛으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초인과 그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한사람과의 대결을 그렸습니다.
이 한사람이 그저 능력만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을만큼 다쳐도 금새 회복 가능한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충격 님의 포스팅(http://shougeki.egloos.com/2709930) 덕에 그나마 주인공에 대한 혼란 없이 무난히 감상할 수 있었지만..

무려 초인과 초인의 대결을 그리면서도 이렇게나 루즈한 영화는 처음 봤습니다.
꽤나 긴박하게 사건을 몰아가는 듯 보이지만, 크게 보면 쟤들이 왜 저러고 있는지 커다란 개연성을 상실한 느낌.
어떻게든 두사람을 붙여놓긴 해야겠는데, 그다지 큰 사명감이라던지, 서로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나 저항심 없이 그저 신기하니까 싸우는 기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장님의 복수와,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자에 대한 놀라움이라는 자그마한 요소 하나씩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하면서까지 둘이 붙어 싸워야 할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전개에 있어서 너무 급작스러운 부분이 잦은데다, 앞뒤 연결 생각치 않고 좋은 그림만 그리려한 덕분인지 중간이 숨펑 비어버렸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리고 보다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다소 억지스러운 장면도 종종 보였고.

부분적인 그림은 참 보기 좋고 예쁩니다.
강동원의 표정이라던지, 기괴함마저 느껴지는 슬림한 신체를 잘 드러낸 의상이라던지, 둘이 마주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이라던지, 초인의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 역시 어떻게 보면 이상적이라고 할 만큼 잘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좋은 영화는 예쁘고 멋진 화면을 담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하나 하나의 장면들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잘 연결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그 연결이 허술한 느낌입니다.
만화에서도 그림만 잘그리는 작가보다는 스토리가 더욱 탄탄한 작가들이 더욱 환영받듯이, 영화도 각 장면을 멋지게 담아내는 기술보다는 이 멋진 장면들을 어떻게 연결시킬지가 관건일 텐데,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장면 장면을 이어줄 연결점을 제대로 못찾다 보니 영화가 더욱 루즈해지고, 지루할리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도 지루한 느낌이 듭니다.
다음 내용이 어떻게 이어질까가 기대되는 게 아니라, 다음 그림은 어떻게 그려질까를 더 기대하게 되는 것이, 만화책을 본다기 보다는 화보지를 보는 심정? 내용따윈 상관 없어! 가 되어버리네요.
하지만 화보지라고 해서 모든 그림이 다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니 이 또한 곤란하긴 합니다.;

꽤나 좋은 배우를 내세운, 꽤나 신선한 소재의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었는데,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주인공 임대리에 대한 설명도 '그는 사실 언브레이커블이었다'는 충격 님의 조언이 없었다면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정도로 부족해 보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 부분을 문제삼은 리뷰도 보이고..)


초인은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는 문구와는 달리,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며 스스로가 비범한 인생을 택했습니다.
평범하게 살려 하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더구만.
세상을 향한 그의 증오를 유년기를 그린 오프닝만으로 납득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주변사람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사람들이 두려워해서 달아나는 모습만 그려줬어도 한층 설득력이 있었을 것을. 
그의 증오는 오프닝만 보자면 세상을 향해서가 아니라, 부모를 향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세상에 화풀이를 하는 건가?

얘들만 보고 있으면 이건 그냥 시트콤 '세친구'.
특히나 개그를 맡은 흑형의 활약은 좋았습니다. 브레인을 맡은 코쟁이 백형도 꽤 멋진 녀석을 만들어내서 제대로 뿜게 해줬고.
고수는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격한 몸개그(?)를 시전함으로써 제몫을 다 했네요.

얘네들을 캐스팅한 감독이 진짜 초능력자.
어디서 저런 눈매 사나운 아이들을 데려왔을까?
쭉 찢어진 사나운 눈매가 강동원과 아주 흡사해서 유년시절을 연기한 아역 연기자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두건을 벗었을 땐 깜짝 놀랐습니다.;
 

암튼,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한 나머지 머리가 아픕니다.
요즘은 어째 외출만 했다 하면 머리가 아프다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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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모니 2010/11/12 02:09 # 답글

    가지 말아야겠네....ㅠ.ㅠ
  • TokaNG 2010/11/12 07:56 #

    아뇨,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컸을 뿐, 못 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 pientia 2010/11/12 05:23 # 답글

    강동원 덕분에 눈이 즐거웠던 영화였어요.ㅎㅎ
  • TokaNG 2010/11/12 07:57 #

    확실히 비쥬얼 하나는 기가 막히더군요.
  • qq 2010/11/12 07:52 # 삭제 답글

    난 영화 좋았는데
  • TokaNG 2010/11/12 07:58 #

    저도 좋았냐, 싫었냐의 양비론으로 나누자면 좋았다는 쪽이지만, 역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작품이라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충분히 더 재밌는 작품이 될 수 있는 소재였는데요..
  • 페리도트 2010/11/13 12:05 # 답글

    이거 보러 갈생각인데 음 고민되네요.
  • TokaNG 2010/11/13 19:31 #

    요즘 볼만한 영화 많던데요? ㅎㅎ
  • 지나 2010/11/14 01:04 # 답글

    마치 패키지가 아주 맛깔스럽고 봉지 또한 크고 빵빵해서 무지 맛있고 양이 많을 줄 알고 산 과자를 뜯어보니 빵빵하던 봉지는 질소가스 분출과 함께 순식간에 쪼르라들고, 그래도 맛은 있겠지 싶어 한입 먹어보니 상상했던 맛과는 아주 달라 퉤퉤 하고 입맛을 버린 기분.

    --> 표현 죽여요!! ㅎㅎㅎ


    아이들 얼굴... 진짜 캐스팅 대박이네요.
  • TokaNG 2010/11/14 01:05 #

    제가 표현럭이 좀 쩔어주죠? ㅋㅋ
  • 2010/11/14 10:01 # 삭제 답글

    지나님 표현이 완전 멋지시네요.
    괜찮으심... 제 리뷰에 인용좀 할까합니다.^^ 원본 출처 닉넴 밝히겠습니다~
  • TokaNG 2010/11/15 02:05 #

    지나님 표현이 곧 제 표현이지만요..

    얼마든지요.
    저야 감사할 따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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