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할 땐 (논짱 도시락) 영화애니이야기

톡톡, 촥~ 지글지글..
소리만 들어도 맛깔스러운 계란 굽는 소리와 함께 도시락을 만드는 여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뒤쪽에선 노래를 흥얼거리며 어린 딸이 옷을 갈아입고 있고, 한쪽 구석에서는 남자가 입을 헤~ 벌리고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올려진 이혼서류..
이렇게 다분히 일상적인 모습인 듯 하면서도 이 가족의 관계를 말 없이 설명하며 영화가 시작합니다.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아주 맛있을 것 같은 논짱 도시락.

철없고 대책없는 남편에 질려 친정으로 도망나온 코마키가 나이 31살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자신의 장기를 살려 도시락 가게를 개점한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일은 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의지해서 빈둥거리기만 하는 남편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에 실망하고 기가 질려 딸을 데리고 무작정 뛰쳐나오긴 했지만, 코마키 역시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없군요.
우선은 아직 어린 아이를 봐야 해서 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그 짧은 시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도 없고, 이렇다 할 재주도 없고..
여러군데 면접을 보러 다니다가 친구의 소개로 술집에 나가보기도 하고, 역시 이건 아니다 싶어 길거리 티슈 나눠주는 일을 해보기도 하지만 숫기가 없어서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딸에게 싸준 도시락이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도와준 친구에게 답례로 싸준 도시락이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았습니다.
중학교 동창인 타케오가 데려간 도시락집에서 고등어 조림을 먹어본 것이 크리티컬이긴 했지만..

자기가 먹어본 고등어 조림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가족들을 식고문하는 코마키쨔응~ (야)

이제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코마키는 좀 더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도시락 가게를 개점하기 위한 준비를 조금씩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중학교 때의 첫사랑이었던 타케오와 조금 두근거리는 섬씽이 생기기도 하고, 무능한 남편이 찾아와 속을 썩이고 사고를 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론 코마키가 어서 남편과 헤어지고 타케오와 함께 도시락집을 운영하며 오손도손 잘 사는 모습이 나왔으면 했습니다.
극중에서 코마키가 31살인데 동창인 타케오는 41살처럼 보이는 것이 안습이긴 했지만.;;
코마키의 남편인 노리토모는 제 3자가 보기에도 정말 답이 없는 말썽꾸러기더군요. 예의 없고, 생각 없고, 벨도 없고, 개념도 없..
그런 녀석도 사위라고 웃으며 다정하게 맞아주는 장모가 보살님으로 보였습니다.=_=;; 세상 모든 장모님이 이분과 같다면 나라도 능히 장가갈 수 있겠.. 그런 무능한 밥벌레도 아껴주시다니.ㅜㅜ

하지만 타케오와 오손도손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도시락 가게를 개점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납니다.
다소 맥이 빠지는 결말이긴 하지만, 코마키의 힘찬 앞날을 시사하는 결말이기도 해서 어찌 보면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코마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옆을 듬직하게 지켜주는 남편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립심이었으니..
철없는 남편에게서 도망쳐 나왔지만, 자기 역시도 아직 세상물정 모르고 마냥 어리기만 하던 코마키가 더이상 어린 모습이 아닌,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성장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코마키역의 코니시 마나미는 아주 깨끗한 이미지로 예쁘더군요.
깨끗한 이미지로 예쁘다니 말이 이상하지만, 뭐랄까, 맥주나 소주보다는 포카리스웨트가 어울릴 것 같은 단아한 모습?
하여튼 그냥 와~ 하고 예쁜 얼굴이라 마냥 보기 좋았습니다. 저 예쁜 얼굴에 비해 꽤나 과격한 연기도 서슴지 않아 더욱 멋졌고.

코마키에게 도시락 비법을 전수해주는 토야상으로 키시베 잇토쿠 아저씨가 나와서 괜히 반가웠습니다.
이 아저씨는 이제 훌라걸스, 해피 플라이트에 이어 세번째 보는 아저씨지만, 왠지 등장만으로도 훈훈한 이미지를 풍겨서 마음에 든 배우입니다.
우리나라 배우로 치면 변희봉 아저씨같은 느낌? 등장만으로도 웃긴 타케나카 나오토 씨와는 다른 이미지로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이 영화에서는 코마키가 만드는 갖가지 도시락들이 요리만화에서처럼 정갈한 그림과 부연설명이 딸린 나레이션으로 설명되어 적당한 레시피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것 저것 다 맛있어 보이면서도,

이런 색이 고운 도시락을 선보이기도 하지만, 역시 코마키의 주특기이자 논짱이 가장 좋아하는 도시락은

까만 김이 올려진, 겉으로만 보면 아무것도 아닌 도시락.
속에 층층이 각종 맛있는 재료들이 버무려져 깔려 있다는 건 레시피를 보기 전에는 알지 못하지 말입니다.;;


일본의 도시락은 보기에도 화려하고 그 화려한 모양만큼이나 맛도 있던데, 이 영화를 보고 있으니 점점 입에 침이 고입니다.
여느 도시락처럼 화려한 모습이 아닌, 저런 수수한 모습으로 입맛을 다시게 하다니, 제법입니다?

본격 도시락 권장 영화!

논짱 도시락을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영화에서 나온 도시락을 흉내내보았다는 글들이 속속 보이더군요.
나도 누가 좀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ㅜㅡ
아, 배고파.ㅠㅠ

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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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어흥씨 2010/10/26 01:02 # 답글

    이거 보고 있으면 배가 너무 고플 것만 같군요!!
  • TokaNG 2010/10/26 01:03 #

    지금 제가 그렇습니다!
    배가 고파 죽겠는데 당장 먹을 거라고는 라면이랑 카레밖에..
    저런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어줄 아가씨가 없어요.ㅠㅠ
  • 스카페이스 2010/10/26 04:24 # 답글

    어윽 새벽에 잘못봤군요~!! ㅠㅠ
  • TokaNG 2010/10/26 05:21 #

    완전 맛있겠죠.;ㅅ;
  • 오리지날U 2010/10/26 05:04 # 답글

    어라.. 또깡님은 만들어줄 사람이 있지 않았던가요..
  • TokaNG 2010/10/26 05:21 #

    없어진지 오래 되었습니다.orz
  • 신광철 2010/10/26 07:37 # 답글

    키시베 잇도쿠 씨는 지금의 진중한 이미지와 달리 젊은 시절(60년대 후반)에 그룹사운드 활동을 하면서 베이스 좀 부수셨다는군요(이 부분은 농담). ㅋ
  • TokaNG 2010/10/26 12:56 #

    오~ 설마 국민할매가 되어버린 김태원 형님같은 포쓰를?? (그분은 기타지만..)
    60년대 후반이면.. 한~~ 참 전이군요.;;
  • 페리도트 2010/10/26 12:19 # 답글

    밑의 도시락은 정말 짱임다 ㅠㅠ
  • TokaNG 2010/10/26 12:56 #

    정말 맛있어 보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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