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영화애니이야기

몸이 안좋아서 초저녁부터 잠들었다가 느즈막히 깨서 TV를 켰는데, 마침 곧 시작한다는 문구와 함께 광고를 하고 있길레 몽롱하던 정신을 대충 차리고 봤습니다.
그렇잖아도 아저씨레옹 + 테이큰이라는 말이 많아서 무척이나 궁금했던 작품이라..

우선은, 전개가 매우 빨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인공의 가족관계와 현재의 상황, 성격 등을 아주 빠르게 대사 몇마디와 몇가지 행동들로 잘 설명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어서 벌어지는 메인사건에 대해서는 쉴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통에 생각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주어진 시간이 촉박하다지만 관객에게 상황을 파악할 시간조차 주지 않다니.;;

파리로 여행 간 딸과 통화를 하는 도중에 납치소식을 접하게 되는 리암 니슨.

대체로 주인공의 아이가 위험에 처하는 경우에는 아들보다는 인 경우가 많습니다.
재난영화에서도, 납치 스릴러에서도, 혹은 살해를 당하더라도 아들보다는 딸이 월등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네요.
이는 헐리웃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세븐데이즈에서 납치를 당한 아이가 딸이 아닌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니.
이는 아무래도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중에서도 특히 힘 없고 동정심을 유발하기 좋은 상대를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했다가 구출했을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왠지 남자아이들은 납치를 해도 꽤나 골칫거리일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무적 액션파더가 출동합니다.
최초의 단서라고는 전화를 통해 들려온 그들의 대화 몇마디와 딸이 말해준 약간의 인상착의와 'Good luck'을 기원하는 그놈 목소리. 이것만 가지고 현역시절의 동료의 도움을 받아 정체를 파악하고는 파리로 날아갑니다.
납치와 정체파악과 파리로 날아가기 까지의 과정이 그야말로 순식간이네요.; 하지만 파리에 도착하면서부터 정말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분주하게 움직여대니, 잠시도 눈을 못 떼겠습니다.

언제 어디서 그런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파리 현지의 전 동료조차 도움을 주는 듯 하면서도 뒤통수를 치는 마당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가짜신분증과, 도청장치와, 그 많은 총들이 마치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미리부터 대비했다는 듯이 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고작 폰카로 찍은 사진이 저장된 메모리를 가지고 사진을 확인하면서 용의자의 얼굴이 보이니 크게 확대하고 그걸 선명하게 조정까지 해주는 탁월한 기기가 길거리에 공중전화부스처럼 설치되어있군요.;
우리나라 영화에선 경찰들조차 '에이~ 그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기술이죠~' 라며 못하는 건데.
어머, 신기해라.

얼굴 하나, 대사 한마디정도의 빈약한 단서들로도 악당들을 척척 찾아내서 섬멸(?)하는 리암 니슨의 모습은 아주 냉철하고, 과감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딸이 아닌 다른 여자애들은 보고도 못 본 척 하고(설마), 악당의 말은 믿어주지만 그 악당을 살려주진 않는 잔혹함도 보입니다.
정부에서도 손을 놓은 거대 범죄조직을 단신으로 소탕하는 그는 그야말로 무적.
어찌 보면 람보보다 더하고, 아직 현역이라 공권력을 어느정도 휘두를 수 있는 맥클레인 횽아는 명함도 못 내밀겠습니다.
이 아저씨는 퇴직한 '전직' 특수요원이잖아.;

본격 범죄 종결자.jpg

딸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미 배신을 해버렸다지만 전 동료의 부인조차 서슴없이 쏴버릴 줄 아는 막가파 아버지입니다.
마지막엔 딸을 거액으로 사들인 부호가 겁에 질려 딸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일단..' 하며 협상을 하려 해도 입을 채 열기도 전에 헤드샷을 날려버리는 호탕함(?)도 가지고 있네요.
하지만 힘들게 딸을 구해 돌아와도 그저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버려지는 쓸쓸한 아버지.[...]
이미 부인은 이혼을 하고 다른 남자와 함께 잘 살며, 힘들게 모셔온 딸을 훌쩍 데리고 가버리니 훈훈한 가족애따윈 없습니다. (야)

바쁘게 눈알을 굴리며 리암 니슨의 행적을 쫓아 최악의 범죄조직이 괴멸하는 모습을 보며 속이 후련하기도 하지만, 역시 눈으로 그를 따라가기도 지치는지라 조금 피곤해집니다.
그리고 헐리웃 영화가 파괴장면이라던지 사건의 해결에 조금의 찜찜함도 없이 통쾌한 면을 자랑하긴 하지만, 감정의 변화라던지 정서적인 면에선 아무래도 아저씨쪽이 더 낫네요.
양키들의 센스는 정말 따라잡기 힘듭니다.;;
비슷한 소재를 놓고 동양과 서양의 두 영화를 본다면, 역시 저는 동양영화가 훨씬 보기 편하네요.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 영화가.

중국영화는 서양삘이 조금은 녹아있어서 뜬금없긴 매한가집니다.; 


TV로 봐서 그런지, 애초부터 그런 건지, 주무대가 파리인지라 불어가 종종 나오는데 그 부분은 번역이 전혀 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별로 필요 없는 대사인 건가?; 그렇다고 하기엔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던데.;;
비단 이 영화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들에서도 영어가 아닌 제 3의 언어는 번역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은 답답하네요.
영어만 언어인 것도 아닌데..

덧글

  • 신광철 2010/10/06 07:17 # 답글

    아빠 입장에서라면, 딸 키워 봐야 소용 없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하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 TokaNG 2010/10/06 13:57 #

    하지만 아들은 키우는 재미(?)가 없..
  • deepthroat 2010/10/06 09:30 # 답글

    걍 번역자의 능력부족이 아닐콰요...
  • TokaNG 2010/10/06 13:59 #

    그러겠죠?
    라고 하고도 싶지만, 예전에 어느 글에서 번역가들은 영화의 영문판 대본을 토대로 번역한다는 말을 본 적이 있어서, 그 대본에 충실했다면 번역가의 잘못도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저 외국어 못하는 제 잘못이려니~ 하고 있습니다.orz
  • 쿠라사다 2010/10/06 10:00 # 답글

    그런데 세븐데이즈는 몰라도 테이큰에서는 딸이어야 이야기가 되는 게
    딸을 구할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것도 당장 죽이는 것보다는 일단 살려서
    [돈벌이(...)]에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작용했죠. 덤으로 [처녀]
    라서 같이 납치당한 친구꼴 나지도 않았고 말이죠.


    (모르긴 몰라도 아들이었으면 납치 당하는 즉시 장기 적출 당하고
    입수했거나 하는 식으로 간단하게 요단강행 확정 아니었을까요? ;;)
  • TokaNG 2010/10/06 14:01 #

    확실히 아들보다는 딸이 이용가치(?)가 월등하긴 합니다.
    그래서 각종 범죄들에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이 휘둘리죠.

    사실,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장 잦은 피해자는 여성입니다.orz
    뭔 살인사건, 인신매매사건을 보면 죄다 여성이야.ㅇ<-<
    아무래도 사회적 약자.. 라는 거겠죠?
    안타깝습니다.ㅜㅡ
  • 동사서독 2010/10/06 10:13 # 답글

    아빠 만세! 처녀 만세! (엉?)
  • TokaNG 2010/10/06 14:02 #

    그런 위험한 발언을..
  • 동사서독 2010/10/06 15:33 #

    영화 내용이 그렇다는 것이죠. ^^;;

    현실은 영화와 다름. T T
  • TokaNG 2010/10/06 16:44 #

    아니, 그런 위험한 발언을..
    ㅋㅋㅋ
  • Earthy 2010/10/06 10:23 # 답글

    테이큰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양키적인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그리고 가장 성공한 나라가... 우리나라거든요.
    (헐리우드식으로 주절주절대는 거 싫어하는 분이 많긴 한 듯...;;;)
  • TokaNG 2010/10/06 14:03 #

    어레? 그런가요?
    전개방식에선 양키스러운 정신없음이 잘 보여지던데, 정서적으로 맞지 않은 건가?;
    아니, 딸을 위해서라면 지구도 파괴할 수 있는 게 서양의 아빠 아니었습니까? =ㅁ=
  • 굇수한아 2010/10/06 14:57 # 답글

    아무래도 특수요원이였으니 연줄들이..ㄷㄷ 역시 크라브마가는 참 아프게 사람때리는 최강의 무술...ㅋ
  • TokaNG 2010/10/06 16:45 #

    근데 파리에서의 그 연줄은 배신을 때리구요..[...]
    극중에서 행하던 무술이 크라브마가인가요?
    기술을 알아보기도 전에 다 끝나버리던데..;;
  • 페리도트 2010/10/06 19:07 # 답글

    참 리암니슨이 불쌍하더군요.
    그래도 에필로그 형식으로 나오면친엄마와 부자아빠보단 리암니슨을 챙겨 줄지도
    모르죠. 안그럼...생각만해도...ㅎㄷㄷㄷ(아..앙대!!)
  • TokaNG 2010/10/06 19:33 #

    뭐 동경하던 가수랑 직접 만나게도 해줬으니 아빠 멋져! 아잉~♡ 한번은 해줬을지도..
    그래도 아마게돈에서의, 아빠는 죽고 없는데 애인 살아 돌아왔다고 미친듯이 기뻐하며 안기던 망할 딸내미보단 나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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