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순간. 그저그런일상들

한가로운 주말아침, 눈을 떴는데 집안에 가족이 아무도 안 보이는 거야.
평소같으면 다들 이제 막 일어났을,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다들 어디 가셨지?' 라며 방들을 둘러봐도 적막하기만 하고..

그렇게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다가 컴퓨터를 켜서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에게 말을 걸었는데, 아주 우연히 그 친구가 대답을 하지 않네?
평소같으면 굿모닝~ 이라는 때에 맞지 않은 인사에도 '굿뭬닝~' 이라며 받아치는 녀석인데.

그러다가 문득 어떤 녀석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뒤적여 전화를 걸었는데, 아주 우연히 이녀석이 전화를 받지 않는 거야.
평소같으면 '웬일이야?' 하며 퉁명스러우면서도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는 녀석이..

티비를 켜봐도 재밌는 것도 그닥 안 하고, 주방을 둘러봐도 그다지 먹고 싶은 것이 없어 조용한 실내를 두리번거리다 문득 창밖을 내다봤는데, 지나가는 자동차 하나 없고 행인들이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거야.
평소같으면 버스가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승용차들이 쓸데없이 빵빵거리고, 여고생들이 '꺄르르~' 하며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니는 길목인데..



이쯤 되면 정말 우연히 세상에 나 혼자인 것처럼 느껴져서 불쑥 무서워지더라.
계속 창밖을 보면서 버스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게 되고, 이윽고 차가 한대 지나가면 무지 반가워지고, 메신저의 나름 친하다고 생각되는 녀석들에게 마구 말을 걸어 뻘쭘한 인사라도 나누고, 식구들이 돌아올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리게 된단 말야.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불쑥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에, 그때가 가장 무서운 순간이더라고.

덧글

  • 페리도트 2010/10/06 01:13 # 답글

    그렇죠. 혼자인것만 같은 그 시간 공간이 참 무섭죠.
    엉엉 저런거 싫어 ;ㅁ;
  • TokaNG 2010/10/06 04:03 #

    그런데 은근히 즐기기도 합니다.
    제가 워낙 사람들이랑 섞이질 못해서.;;
  • 지나 2010/10/06 02:13 # 답글

    오오... 그런 순간을 너무 잘 묘사하셨쎄요!!


    저는 열 살 때 밤 중에 혼자서 아빠 엄마 방에서 오멘을 본 거에요... (무슨 짓을 한겨...)
    그래서 덜덜 떨며 방에서 나왔는데 어른들은 거실에서 왁자지껄 고스톱 치고 계셨지요...=_= (명절이었나봐요...;;)

    너무 다른 두 세상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멍해있던 기억이 있네요.


    .........쓰고 나니 위의 글과 별 상관이 없나? ㅋㅋㅋ;;
  • TokaNG 2010/10/06 04:05 #

    그런 경험 저도 종종 있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도 나 혼자만 외로운 그런 경우가 종종 있죠.;
    수십명이 모여 웃고 떠들며 즐기는 와중에도 내 주위엔 아무도 없는..
    생각해보니 차라리 그때가 더 무서웠는지도 모르겠네요.;;
  • al 2010/10/06 02:19 # 답글

    일러스트 출처를 알 수 있을까요?
    마음에 들어서 다른 작품이 있나 찾아볼까 하는데..
  • TokaNG 2010/10/06 02:20 #

    글쎄요.; 저도 다른 사람이 짤방으로 쓴 것을 무단으로 업어온지라.;;
    출처를 아는 작품이라면 출처표기를 하는 편입니다.
    죄송합니다.
  • 굇수한아 2010/10/06 14:58 # 답글

    급히 달력을 보십니다. 28일이 지나있다면......100%임다.
  • TokaNG 2010/10/06 16:46 #

    음? 이해불가입니다.;;
    오늘은 10월 6일인데요.
  • 굇수한아 2010/10/06 20:30 #

    28일후....ㄷ ㄷ ㄷ
  • TokaNG 2010/10/06 21:10 #

    아~ 영화 말씀하신 거군요?;;
    그 영화를 안 봐서 언뜻 캐치를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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