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다운 퀴즈쇼. (퀴즈왕) 영화애니이야기

일단 장진 감독인데다가, 예고편에서부터 엄청난 출연진들로 기대를 했던 퀴즈왕입니다.
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정말 한번씩만 웃겨줘도 이게 다 얼마야? 싶었는데 시종일관 빵빵 터뜨려주시는 초특급 센스!
보통 주연급 캐릭터가 많으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 마련인데,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서 한마디씩 거들며 크게 웃겨주시는 모습이, 스타들 한자리에 모아놓고 입담을 겨루는 강심장보다 재미났습니다.
입담은 이런 게 입담이지~ 싶을 정도로 발칙한 발언들로 서로 살겠다고 격한 멘트들을 마구 날려주시는 통에, 웃느라 정신이 없었.. 

전혀 개연성이라고는 없을 것만 같던 사람들이 어떤 황당한 추돌사고로 인해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잔혹한(?) 해결사인 김수로한재석, 노름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불량가장을 둔 가정의 류승룡장영남,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의 회원인 김병옥, 김문수, 심은경 등등.. 그리고 폭주족 놀이를 하다 어망에 걸려 경찰에게 낚여버린 철가방 류덕환, 박준서까지.
이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보니 이건 뭐 스타급 조연들의 잔치입니다. 하나같이 좋아하는 배우들이고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는 맛깔스런 배우들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장진 감독의 능력도 대단히 대단합니다.
게다가 그 능력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출연까지 하셔서 또 빅 재미 큰 웃음 선사하시고..

언제나 일상속에 스며든 판타지를 그려내는 익살스런 감독 장진.
이번에도 역시 고액 퀴즈쇼의 마지막 문제 유출이라는 판타지를 그려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평범하지 않게 된 꿈의 퀴즈쇼. 한자리에 모이기도 힘들 것 같던 그들은 그 꿈에 도전하기 위해 다시 한번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신명나게, 때로는 황당하고 어이 없게, 그리고 진지하게 퀴즈를 풀어나가는 것 같더니, 그 이면에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거액의 상금만을 노리고 몰려들었던 사람들의 남다른 각오와, 자부심과, 사랑과, 진실을 향한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그려집니다.
그 과정에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고, 쌩뚱맞기도 하고, 쟤 왜저래? 싶기도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들은 퀴즈쇼에 출전해서 거액의 상금보다 더 큰 무언가를 하나씩 가지고 나갔군요.
확실히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커다란 무언가들이 그들의 가슴속에 하나씩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미 유출되어 답이 뻔히 보일 것 같던 그 마지막 문제.
생각보다 심오하고 단순한 문제 이상으로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순식간에 사고로 죽어서 영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던 그 인물이 이렇게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줄이야..

왠지 영화 초반에 나오자 마자 죽었(?)지만 죽지 못하고 한껏 괴로워한 이한위 씨가 불쌍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양반은 그렇게 힘들게 죽으면서도 뭐 하나 남긴 것이 없는데..[...]




장진 감독의 영화에 거의 고정이다시피 출연하는 정재영이 드디어 얼굴을 보이는가 싶더니, 그리 큰 비중 없이 사라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캐릭터는 영화 아는 여자에 등장한 동치성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네요. 근데 동치성은 유도선수가 아니라 야구선수였는데? =ㅁ=

신하균 역시 까메오로 출연해서 진땀나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그렇게나 삑사리가 나는 이수영의 노래는 처음 들었단..orz 나의 수영이는 그렇지 않아! ;ㅁ;

그리고 불신지옥에서 처음 얼굴을 익힌 심은경 양의 그 무심한듯 시크한 표정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그리 예쁘지 않은 눈으로 멍하니 쳐다보는 표정이 보면 볼수록 점점 빠져들더란..
그 싸가지 없음에 홀딱 반하겠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심은경~ 심은경 했었구나..
필모를 보니 정말 불신지옥 말고는 본 작품이 없더란.;;;

한재석은 이번 영화에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요.
어째, 예전 MBC 드라마 '이브의 모든것' 이후로 못 본 것 같은데, 혹시나 싶어 필모를 보니 제가 미처 못 봤을 뿐, 활동은 꾸준히 해왔네요? 나 왜 10년만에 보지?;; 그동안 티비나 영화를 아주 안 본 것도 아닌데.;;  
암튼, 간만에 봐서 반가웠습니다.

예고편에서는 임원희가 뭔가 크게 한건 터뜨려줄 줄 알았는데, 그의 활약은 딱 예고편만큼이네요.;; 조금 아쉬웠습니다.

회상씬에 잠깐 얼굴을 비춘 연이역의 고은미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예뻐서 천사의 모습이 따로 없던데, 뽀샵을 얼마나 한 거야?;;
날개만 달아주면 하늘로 훨훨 날아가겠네.;;



빛나는 스타급 조연들이 한데 뭉쳐 스타보다 더 환하게 빛내준 영화였습니다.
장진 영화는 보면 볼 수록 점점 더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취향이 극명하게 갈리기도 하지만, 저는 장진의 그 발칙하고 엉뚱한 센스가 좋아서라도 헤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잊고 살았던 것들을 영화를 통해 동화처럼 그려내는 분이시란..

장진의 영화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핑백

  • ♠또깡이 窮狀 茶飯事♠ : 박수칠 때 떠나라. 2010-09-27 22:09:58 #

    ... 퀴즈왕</a>을 보면서 신하균이 장진 감독과의 무슨 연으로 특별출연 했을까 생각해보니, 이 작품과 '킬러들의 수다'가 있었더란.orz 둘 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작품이라 순간 놀랐습니다.;차승원은 후에 '아들'이라는 영화로 장진과 또 함께 했는데, 그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네요.;; (사실, '킬러들의 수다'도 제대로 본 적이 아직 없..;;)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강풀 작가의 만화 '타이밍'을 보면서, '이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양형사 ... more

  • ♠또깡이 窮狀 茶飯事♠ : 반가운 살인자. 2011-01-09 07:22:40 #

    ... 한 말투, 사람 깔보는 듯한 눈매.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심은경, 심은경 했었구나~ 불신지옥을 볼 때엔 표정이 너무 어둡고 대사도 몇마디 없어서 잘 모르다가, 퀴즈왕을 보면서 '어? 쟤 봐라? 좀 귀엽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확실히 귀엽다.이런 아이의 꿈을 위해서라면 6억정도 되는 생명보험을 가입하고 반갑게 살인마를 맞 ... more

덧글

  • 동사서독 2010/09/24 21:51 # 답글

    한재석은, 장혁 송승헌과 함께 군 문제로 인한 공백이 있었는데.... 연기력이 있는 장혁과 한류 마케팅 돈벌이가 되는 송승헌에 비해서 한재석은 어정쩡한 면이 있었지요.

    심은경 양은 헥토파스칼 킥으로 알려진 그 전설적인 짤방의 주인공이지요. (드라마 단팥빵)

    장영남도 장진 사단이라면 장진 사단이라 불릴만큼 장진 영화에 제법 많이 등장한 여배우인데 (이름만 보면 누군지 모르겠지만 얼굴 보면 기억나실 겁니다. 퀴즈왕에서는 장팔녀 역이라네요.) 최근들어 제법 많은 영화에 출연했는데 헨젤과 그레텔(감독 임필성), 불신지옥(감독 이용주)에서 심은경 양과 함께 출연을 했었지요.
  • TokaNG 2010/09/24 21:54 #

    아닛, 심은경 양이 헥토파스칼 킥의 주인공이었다니!!
    그 아이는 꽤나 어리지 않았던가요?? 그게 그렇게나 고전짤이었던가? =ㅁ=

    장영남 씨는 저도 좋아하는 배우라 얼굴도 당연 압니다.
    연기도 잘하시고 그 걸출한 말빨이 아주 진국이시죠.
  • 동사서독 2010/09/24 22:04 #

    애자에서 애자 갈구는 역할로도 나왔었지요.

    (아놔 나는 장영남 이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요. 매력적인 얼굴에 비해 이름이 이름이...ㅋㅋ)
  • TokaNG 2010/09/24 22:06 #

    ㅋㅋㅋ
    애자 갈구는 편집자였지요.
    저도 얼굴을 먼저 익히고 이름은 나중에 외웠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영화는 김하늘이 나왔던 7급공무원.. 은 아니고, 그전에 뭔가 또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뭐였더라?;;;
  • 동사서독 2010/09/24 22:10 #

    본문 중에 정재영 글에서 <아는 여자> 얘기가 나오는데 장영남 씨가 <아는 여자>에도 출연했었지요. <아는 여자>가 <7급공무원>, <애자>보다 이전 영화니까 <아는 여자>에 한 표....
  • TokaNG 2010/09/24 22:12 #

    그러게요. 거기서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사실 처음에 봤을 땐 눈에 들어오지 않다가 장영남이라는 배우를 눈에 익히고 DVD로 다시 봤을 때 어어~? 했던 부분이라..
    박수칠 때 떠나라에도 나왔던데,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오늘밤엔 그거나 돌려봐야지..
  • 페리도트 2010/09/25 01:18 # 답글

    퀴즈왕도 꽤 재밌나보네요. 김인권이 나오는 방가방가도 기대가 되던데..
    어떤걸 볼까나...
  • TokaNG 2010/09/25 18:29 #

    방가방가도 재밌긴 하겠더군요.
    김인권 씨가 데뷔는 진지하게 했는데 어쩌다 개그캐릭으로 고정되어버려서..;;
  • 영양 2010/09/25 15:05 # 답글

    아~ 바로 보러가겠습니다. (웃음)
  • TokaNG 2010/09/25 18:29 #

    엄훠~ 누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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