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들 있다.(연공) - 네타 100% 영화애니이야기

분명히 이 영화가 극장에 걸렸을 때는 '열도를 울린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라던지,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 이라던지, 하여튼 눈물 쏙 빼는, 열라 찡한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인 것처럼 홍보를 했었는데 말이다..
이 영화의 어디를 보고 저런 문구들을 떠올려야 하는지 조금 어려워졌다.

미카. 여주인공.
어느날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가 학교 도서실에서 책장에 놓여진 것을 찾는다.
웬 남학생이 전화를 하더니 '핸드폰 찾아서 다행이네.' 라고 하지만, 이 빌어먹을 남학생은 미카 핸드폰의 모든 저장목록을 다 날려버렸다.
그리고 이 남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매일같이 전화를 해대고, 미카는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흡사 스토커와도 같은 괴한(?)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와 대화하며 점점 그를 사랑하게 된다.
드디어 정체불명의 남자를 만나고는 처음엔 다소 실망하지만, 거칠게 잡아끄는 그의 손에 이끌려 그의 집으로 가서 첫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대로 fall in LOVE..
하지만 그와 약속을 하고 그를 기다리다가 웬 괴한들에게 납치되어 강간 당하고, 이것이 학교에 퍼져 칠판에 더러운 년이라고 낙서가 되는 등 괴롭힘을 당하고는 정신적 충격에 휩싸인다.
남자가 범인을 찾아 복수를 하지만, 그렇다고 갈갈이 찟긴 마음이 다 씻겨지랴. 그렇게 약해져 있는 와중에도 남자의 손길에 다시금 살살 녹아 학교 도서관에서 다시 한번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대로 임신.

히로. 남주인공.
남의 핸드폰 저장목록을 깔끔히 날려버리곤 따져오는 여자에게 의기양양하게 '너랑 진짜 연락하고 싶은 친구라면 먼저 전화하겠지.' 따위의 멘트나 날리고, 날이면 날마다 전화해서 잠도 못자게 통화를 해대더니 드디어 만난 모습이 화려한 금발의 불량학생.
여자가 다소 놀란 듯한 표정으로 피하자 수업중인 여자를 도서실로 불러내더니 땡땡이를 치자며 집으로 끌고 가서 냠냠 해버린다.
만나기로 한 여자가 전화도 받지 않고 사라지자 자전거를 타고 애타게 찾긴 하지만, 이미 여자는 괴한들에게 당한 후.
어떻게 알았는지 괴한들을 찾아내 복수를 하긴 하지만, 그 배후에는 전 여자친구가 있다. 그리고 그 전 여자친구를 서슴잖고 때리는 악당.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여자를 위해 '내여자는 내가 지킨다!' 드립을 치면서도, 아직 힘들어하는 여자를 꾀어 도서실에서 다시 한번 냠냠 하시고는 그대로 임신시킨다.

여기까지 보니, 이게 무슨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인가 싶다.;;
남자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었음에도, 애먼 여자 하나 낚아서 갈아타는 불량학생이고, 여자는 그 불량학생이 잡아끄는대로 끌려다니면서도 이게 사랑인가? 하고 착각하는, 순수하다 못해 어벙한 순딩이다.
남자의 일방적인 사랑에, 첫경험을 빼앗기고 다른 여자 이름을 불러대는 남자를 보고도 '믿어도 되지?' 따위의 말이나 하는 여자를 보며, 세상 천지 저런 바보가 어디 있나? 싶더라.
아무리 영화라지만, 이건 좀 너무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들이 이제 새파란 고 1이라는 설정.

임신 사실을 안 남자는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학교를 때려치고 일을 하겠다 하지만, 이 마저도 여자가 남자의 전 여자친구의 발길질에 아이를 잃자 물거품이 되고..
아이를 잃기 전 양가 부모에게 아이 낳는 것을 허락 받고자 찾아가지만, 역시나 아들쪽은 쉽다.
지 아들이 사고를 쳤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냐마는, 여자애가 또 예쁘고 착하니, 대환영이다.
하지만 딸은 어떠한가? 느닷없이 웬 양아치 하나가(이때는 그나마 머리를 검게 염색했다지만) 딸을 임신시켰으니 낳게 해달라 하면 어느 속 좋은 부모가 '그래, 그러려무나.' 하겠나. 딸이 이제 고 1인데.
역시나 탐탁잖은 표정으로 다음을 기약하지만, 그 다음이 오기도 전에 사건은 터져버렸다.
아이를 잃은 여자와 남자가 부둥켜 안고 엉엉 울며 아이의 명복을 빌어주는 듯 하지만, 이내 남자는 여자에게 쌀쌀맞게 대하고..

이쯤 되면 도저히 광고카피를 믿을 수 없다.
어느 부분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면 되는 거지?;; 가슴아픈 사랑은 여자의, 일방적으로 당하면서도 지고지순한 마음씨를 보며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지만, 이건 그야말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일방적인 학대지, 아름다운 사랑은 아니었다.
좀 더 좋은 추억을 그려내던가..

영문도 모른채 차여버린 여자.
이제 두번다시 사랑따위 하지 않겠다는 부질없는 다짐을 해보지만, 역시나 조금 잘해주는 남자가 나타나니, '이것은 운명인가..' 하며 눈이 하트로 뿅뿅.
이때 다가온 유우라는 남자는 여자에게 성심 성의껏 한없는 사랑을 베풀긴 한다.
무려, 이혼위기의 여자 부모에게 기지를 발휘해 다시 한번 단란한 가족애를 품게 하고, 매년 아기의 기일에는 어김없이 여자를 히로와 명복을 빌어주던 그 장소에 데려다주곤 말 없이 기다려준다.
멋지다. 자상하고. 그로 인해 여자는 히로를 만날 때보다 더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아.. 유우와의 사랑이라면 충분히 아름답구나.. 라고 느낄 무렵, 느닷없이 또 남자가 나타난다.
낭패다. 여자가 또 흔들린다.
그렇게 자신을 위해주고, 자신을 웃게 해주던 자상한 유우를 각본에 따라 차버리고 남자에게 돌아간다.
남자는 불치병이다. 이란다.
요즘같은 때에, 암이라고 다 죽는 것도 아닌데, 언제 어떻게 걸린 무슨 암인진 모르겠지만, 무려 2년을 넘게 치료하면서도 결국 죽을 거란다.
2년이나 치료할 정도면, 웬만해선 충분히 완치될 수 있는 단계 아니던가? 
일본 의술이 그렇게나 열악했나.. (야)

아이를 잃고 방황하던 여자를 쌀쌀맞게 대하고, 여자가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하는 등 몹쓸 짓을 해가며 여자를 떼어놓은 이유가 암에 걸려서란다.
원래대로라면 이 대목에서 남자에게 동정심이 생기며 아아, 그랬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조금도 그렇지 않다.
동정심은 커녕, 평화로운 여자의 일상에 다시한번 큰 파장을 일으킨 남자가 곱게 보이지 않는다.
여자를 부둥켜 안고 '죽기 싫어~' 하며 찌질거리는 남자가 더욱 미워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여자는 바보같이 남자의 모든 것을 감싸안는다.
오오~ 천사로다.
날개는 없지만, 천사보다 더 고귀하도다.
자신의 행복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남자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어디가 아름다운 사랑인가?
어떤 대목에서 '이런 아름다운 녀석들!' 하며 감탄하며 눈물 흘려야 할까?
남자는 끝까지 제멋대로 구는 망나니 양아치고, 여자는 끝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순딩이인데..

그나마 남자가 뽑아달라고 한 사진들이 남자가 여자를 매몰차게 떠나보내고 다시 만나기까지의 지난 2년간 여자의 주변을 맴돌며 찍어댄 사진이라면, 남자가 죽으면서 건낸 일기장이 지난 2년간 여자를 그리며 눈물로 쓴 일기장이라면 막판 반전으로 조금 찡할 뻔 했으나, 그 많은 사진들은 모두 여자가 찍혀있긴 했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다시 돌아오고나서부터 남자를 간호하는 모습을 몰래 담은 사진들에 불과하고, 일기장에 적힌 내용은 여자가 돌아와서 좋다고 찌질거리는 내용에 불과하더라.
지난 2년간 여자는 아픔을 딛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남자가 지난 2년간 여자를 그리워한 흔적은 보여지지 않는다.
막판 뒤집기에 실패했다.

왜 여자가 남자에게 반했는지, 왜 잊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첫사랑이라서일까? 아니면 화면에 보여지지 않은 동안에, 관객 몰래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줬나?
설마, '내여자는 내가 지킨다!' 에 진심으로 빠져버린 건.=_=;;;

여자의 사랑은 지고지순하고 아름다웠지만, 남자의 모습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그저 여자 하나 낚아서 데리고 놀다가 싫증나니 차버렸다가, 아쉬우니 다시 돌아오게끔 뉘앙스를 풍겨, 역시 돌아와주니 좋다고 헤벌레 하는 양아치의 모습 외에 아름다운 사랑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더라.

절대 여자가 예뻐서 편애하는 거 아니고..

스샷은 안타깝게도 예쁜 사진 하나 없더라만.orz (스샷이 안티;;)


일본 멜로영화중엔 정말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담은 영화들이 많고 많은데, 어째서 이딴 영화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거짓을 다소 보탤 순 있다지만, 어딜 봐서 이게 열도를 울릴만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냐고.;;
여자가 울 때마다 내가 다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긴 하더라만.. 아, 열도도 그래서 운 건가?;;
처음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라던지 '지금, 만나러 갑니다' 따위의 애틋하고 감동적인 무언가를 기대했는데, 이건 영 아니다 싶다.
초반엔 마찬가지로 다소 어이없고 황당하게 시작한 '동경소녀'도 나중엔 가슴 뭉클해지는 장면을 선사했다구.
이건 뭐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이 되야 뭉클함을 느끼던가, 애틋함을 좀 느끼지..;;

이 무슨 귀여니 소설보다 못한 발칙한 영화가..;;
이것도 무려 소설 원작이란다.
모바일 소설.

설마, 10대 날라리 여고생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진을 그리며 쓴 소설은 아니겠지?;;;

 
딴 것도 다 이해가 안 가고 어이 없는 실소만 흘리게 했지만, 어째서 도서실 한쪽에 있는 메모장 칠판은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워지지 않은 건지, 어떻게 온몸에 줄을 주렁주렁 달고 산소마스크를 한 중환자가 있는 병실에서 아무렇지 않게 화상통화따위를 해댈 수 있는 건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상식을 벗어난 행위로 감동을 주려 하지 말라고.;;
환자 죽는다고!! (죽었지만;;)
주번은 뭐 하는 거야? 칠판 글씨도 안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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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깡이 窮狀 茶飯事♠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012-07-02 01:10: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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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HENG 2010/08/21 00:41 # 답글

    귀여니 소설같은 일련의 10대 로맨스(?) 소설 정말 경멸 스럽다능...오글오글
    근데 이젠 일본은 10대 성경험을 애니건 영화건 드라마건 당연한듯이 묘사한다
    장면은 안나오더라도 당연한 현상으로 치부한다....
    아무리 당연하더라도 안되는 행위인걸 당연시하는건 맘에 안듬...
  • TokaNG 2010/08/21 00:57 #

    뭐, 10대들보고 성관계 하지 말라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에선 정말 엔조이로밖엔 안보여서.=_=;;
    뭔 여자를 두어번 보고 바로 해버리냐.. 여자 감정이 아직 확립도 되기 전인데.;;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임신까지.=_=-;;
    이건 좀 많이 아니다 싶더라. 제니, 주노처럼 고교생 임신이 메인 테마인 것도 아니고.;;
  • pientia 2010/08/21 07:51 # 답글

    뭔가...영화 포스터와는 다른 막장 내용이네욥. ;;;; 여주인공은 이뿌게 생겼고만 ;;;;
  • TokaNG 2010/08/21 09:37 #

    사실 제가 좀 베베 꼬여서 막장스럽게 쓴 면도 없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거짓은 보태지 않았습니다. (엉?)
    되려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더 있었는데 과감히 까먹었.. (야)
    여주인공은 참 예쁘더군요.
  • 페리도트 2010/08/21 16:26 # 답글

    이거 케이블영화채널에서 봤는데 참..이런 내용이었을줄이야.
    몰랐습니다. 왠 금발의 양아치가 나오길래..
    음 이래저래요래그래한 이야기인줄 알았지만..
    저런 카피와 맞지않는 이야기라니..급실망
  • TokaNG 2010/08/22 20:14 #

    위 답글에서도 말했지만, 제가 좀 삐뚤게 적은 면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의외로 감동적으로 본 사람들도 꽤 있더군요.;;
    저는 한번 삐뚤게 보기 시작하니 한없이 삐뚤어져버렸지만..
  • ㅇㅇ 2011/03/14 19:20 # 삭제 답글

    뭘 아름다운 사랑으로 포장을 해대는지 저도 이해가 안가요 -_- 순 막장... 게다가 애초에 작가 본인의 감동 실화니 어쩌니 선전했었는데 나중에 다 뻥이라고 밝혀졌죠
  • TokaNG 2011/03/14 19:21 #

    저게 실화였으면 그것도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뻥이라서 다행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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