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 그냥그런이야기

모처럼만에 13일의 금요일이고 하니, 자기전에 군대에서 있었던 섬찟한 이야기 하나.

직접 겪은 것은 아니고, 바로 옆 포대에서 있었던, 대대가 떠들썩할 정도로 유명했던 실화입니다.
우리부대는 모든 포대(본부, 알파, 브라보, 찰리)가 한데 모여있는 포병대대었습니다.
그중에 저는 브라보 포대. (포병이라 '중대'가 아니라 '포대'입니다.)

어느 여름날, 본부포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본부포대에 새로 들어온 이등병중에 귀신 좀 본다는 아이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 녀석이 불침번을 서다가 같은 내무반의 박 상병(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임의로)을 머리맡에서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같이 불침번을 서던 고참이 저녀석이 서서 조나 싶어서 계속 지켜보니, 박 상병을 내려다보다가 창밖을 한번 내다봤다가, 또 박 상병을 보다가 창밖을 보다가..
한참이나 번갈아가며 쳐다보길레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어이, 김 이병(이진 않았겠지만, 역시 임의로), 무슨 일이냐? 박 상병은 다음 근무자도 아닌데, 왜 자꾸 쳐다봐?"

라고 물으니 김 이병이 깜짝 놀라서는 그 고참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외마디 신음소리와 함께 힘없이 쓰러졌답니다.
고참은 깜짝 놀라서 당직사관에게 보고하고, 어차피 근무시간도 거의 끝나가고 해서 혼자 다음 근무자들을 깨우고 일단 김 이병을 자리에 뉘여 그대로 재웠는데..

다음날, 일조점호 때 당직사관과 같이 불침번 근무를 섰던 그 고참이 김 이병을 불러서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갑자기 쓰러졌느냐고 캐물으니, 김 이병이 일단 박 상병을 불러달라고 해서 청소중이던 박상병을 불러세웠습니다.

"그래, 무슨 일이냐?"

당직사관이 영문도 모른채 불려온 박상병을 옆에 세워두고 김 이병에게 물으니, 대뜸

"박 상병님 집안에 누구 편찮으신 분 계십니까?"

라고 김 이병이 박 상병에게 되려 물었습니다.

"아니, 그런 사람 없는데? 무슨 일인데. 니가 내를 왜 불러세우는데?"

다소 짜증이 섞인 말투로 박 상병이 대답하자 이번엔

"그럼 이러저러하게 생기신 분, 혹시 친척중에 계십니까?"

라고 물으니,

"마, 없다! 니가 우리집안에 왜 신경쓰는데?!" 

라고 버럭 하다가도

"잠깐만, 이러저러한 분이면.. 우리 큰아버지랑 비슷한데? 니가 우리 큰아버지를 우째 아노."

"그분이 큰아버지셨습니까. 집에 전화 한번 해보십시오."

"무슨 일인데! 괜히 사람 쫄게 만드노! 지금 일과시간인데 전화를 어째 하노!"

라며 티격태격 하는데 혹시나 싶어 당직사관이 박 상병에게 집에 전화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박 상병은 다음날 청원휴가를 나갔습니다.


이유인 즉, 김 이병이 불침번을 서면서 내무반을 둘러보다 무심코 창밖을 보니 웬 나이 많은 아저씨께서 창밖에서 박 상병 쪽을 한참이나 쳐다보길레, '이 시간에 웬 민간인이?' 라며 다가가,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어봐도 아무 대답 없이 김 이병을 한번 스윽 쳐다보곤 다시 고개를 돌려 계속 박 상병을 안쓰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더랍니다.
그래서 무슨 연유인가 싶어 그 아저씨를 쳐다보다, 그 아저씨가 쳐다보는 박 상병을 쳐다보다를 반복 하다 점점 뭐에 홀린 듯이 기운이 빠져 같이 근무를 서던 고참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와르르 무너졌답니다.

김 이병에게 얘기를 듣고 집에 전화를 해본 박 상병은, 아들이 없어 자신을 친아들처럼 아껴주시던 큰아버지께서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알고 전화했느냐는 어머니의 말을 뒤로 한 채 눈물만 흘리다가 다음날 청원 위로휴가를 나갔습니다.
큰아버지께서 아들이 없어서 상주 노릇을 하러.


이 이야기가 본부포대에서부터 알파를 거쳐 우리포대까지 내려오니, 다들 소름이 끼쳐서 한동안 불침번 서기를 꺼려 했습니다.
그렇잖아도 귀신이 많은 부대인데, 직접적으로 귀신과 얽힌 이야기를 듣고는 다들 무서워서 발발 떨었단..

그 사건으로 그 신병은 고참들에게 귀신 보는 신병으로 찍혔고, 잠 안 오는 무더운 여름날이면 귀신얘기 담당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밖에서 본 귀신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니..  

그런데, 귀신은 그 아이만 본 것이 아니라, 저도 많이 봤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포대원들도 다들..
영내에 누구나 다 보는 유명한 귀신이 3마리정도는 있었단..
다만 그 아이처럼 디테일하게 본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그래서 지난번에 그 귀신얘기를 써보려 했었는데, 영 재미지게 써지지 않아 탈력 하고..orz

군대에서의 이야기는 신비롭고 재밌습니다? (글빨이 부족해서 재밌게 쓰진 못했지만.;;)

덧글

  • 2010/08/13 04:12 # 답글

    ...괜히 읽었다...
    동생이 포대출신이라 도입부에서 오오오 하면서 별 생각없이... orz orz orz
  • TokaNG 2010/08/13 21:19 #

    에이~ 별로 안 무섭잖아요.
    재미가 없어서 좌절하신 건가.orz
  • 1111 2010/08/13 10:01 # 삭제 답글

    군대 귀신 이야기는 끝이 없죠 ㅋㅋ
    무섭기도 대박 무섭고 -ㅠ-;;;;
  • TokaNG 2010/08/13 21:20 #

    군대에 상주하는 귀신이 몇 있어서 아주 즐겁고(?) 좋았습니다.
  • 페리도트 2010/08/13 14:17 # 답글

    으스스스...
  • TokaNG 2010/08/13 21:20 #

    오들오들
  • 포터40 2010/08/13 21:03 # 답글

    저도 군대있을때 스윽 지나가는 귀신을 봤는데....아무 일도 없었!!!-_-;;;
    오히려 귀신보다 관물함에 짱돌 넣어놓고 하얀 면장갑 끼고 자는 후임병이 더 무서웠;;;;
  • TokaNG 2010/08/13 21:20 #

    그 후임병 좀 짱인 듯.;;
    컬투쇼에서 들었던 비밀병기 8호가 생각나네요.;;
  • pientia 2010/08/14 08:34 # 답글

    으스스 하네요. 역시 군대귀신 이야기가 젤 무서운듯...;ㅁ;
  • TokaNG 2010/08/14 12:53 #

    사실 더 많은데, 역시 글로 쓰니 재미가 없어서..
  • pientia 2010/08/14 20:05 #

    이번에 쓰신건 재밌게 읽었어요. ㅎ
  • TokaNG 2010/08/14 20:11 #

    다행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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