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드라마 내가노는이야기

우리 학창시절에는, TV에서 청소년 드라마를 많이 했었다.
문득, 오래된 카세트 테잎들을 뒤적이다, MBC에서 방영했던 '나' 라는 드라마의 OST를 발견하곤, 아~ 이런 게 있었지 하며 들어보다 잠시 그때 생각이 나더라.


요즘의 드라마들도 재미있지만, 역시 옛날의 청소년 드라마도 풋풋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재밌었다.
KBS에서 해주던 '맥랑시대''내일은 사랑', MBC의 '우리들의 천국', '사춘기', '나' 등등. ('내일은 사랑'과 '우리들의 천국'은 대학생들 이야기라, 청소년 드라마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만;;)
우리가 중·고등학생일 때, 역시 중·고등학생인 주인공들이 펼치는 학창시절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내가 누리고 있는 학교생활과는 또다른 경험과 재미를 선사해주고, 우리들이 쉬이 가질 수 있는 고민들을 대신 풀어줘서 꼬박꼬박 빠짐없이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흥얼거리며, 거기서 보였던 고백방식을 흉내내고, 그들이 즐기던 놀이를 함께 즐기며 TV속 주인공들과 함께 살아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청소년 드라마를 보지도 못했을 뿐더러(있긴 한가?), 설사 아직 만들어지고 있다 해도, 과연 그걸 볼 수 있는 학생들이 몇이나 될까 걱정이다.
옛날에는 학원은 집안에 여유가 있거나, 공부욕심이 많거나,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고 싶어서 다니고 싶은 아이들만 다니는 곳이었는데, 요즘에는 학원 필수, 독서실은 선택 같은 느낌이니.;; 그들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아마도 한밤중일 텐데, 청소년 드라마는 저녁 7시즈음에 주로 했으니, 요즘 애들은 시청불가이지 싶다.
그리고 아마 요즘 만들어지는 청소년 드라마는 학생들간의 우애, 사랑, 그들만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그리기 보다는, 얼마전에 종영한 '공부의 신'과 같이 치열한 학업열풍에 휩쓸리는 아이들의 모습만 그려낼까 안타깝기만 하다.
물론, 당시에도 그런 소재가 없진 않았지만, 그건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했지, 요즘처럼 주를 이루진 않았는데..

예전에 방영했던 청소년 드라마들을 떠올려보면, 참 낯익은 얼굴들도 많이 떠오르고, 그리운 얼굴도 많다.
'사춘기'에서 기똥찬 연기를 보여주며 불꽃같은 데뷔를 했던 정준과, 요즘은 어째 찌질한 모습밖에 보여주지 않는 '사춘기 2'의 서재경, 정준의 친구로 나왔던 장덕수와 기타 등등, '맥랑시대'에는 고현정이 신임선생님으로 나와 남학생들의 마음을 홀렸고, 지금 OST를 듣고 있는 '나'에서는 최강동안 최강희 누님과, 잘생긴 이정욱, 안재모, 김수근, 순풍산부인과의 엉뚱한 허간호사 허영란, 눈웃음과 웃을 때 살짝 보이는 덧니가 매력적이었던 송은영 등이 열연했었다.


아직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도 많고,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까 싶은 사람들도 많지만, 그들이 반갑고 그립기 보다는,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해주던 당시의 그 드라마들이 그립다.
그저 딴세상 얘기같이 재미있고 막장스런 설정들로 시청자에게 즐거움만 선사하는 요즘 드라마들과는 달리, 주인공들과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마치 친구의 이야기들 듣는 것 같이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런 드라마들이 그립다.

학생들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누나, 언니, 오빠들을 보며 선망의 눈빛으로 그들을 동경하기 보다는, 정말 저런 친구를 사귀었으면 좋겠다 싶은,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친근한 배우들이 학생들과 함께 자라났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드라마를 보며 허황된 재벌가의 왕자님을 꿈꾸게 하기 보다는, 진정으로 이상형으로 꼽을 수 있는 배우가 있다면 그 배우와 같은 시대를 같은 나이로 살아간다는 것이 더 재미있고 두근거릴 텐데 말이다.

나도 어릴 때 청소년 드라마를 보며, 또래 연기자들중에 이상형으로 꼽던 배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EBS 청소년 드라마 '언제나 푸른 마음'에 출연했던 김진이라는 배우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단.
그 커다란 눈과 동그란 얼굴, 웃을 때 살짝 들어가는 보조개, 여자애치고는 꽤 큰 키를 자랑하던 그 여학생, 검색해보니 지금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어엿한 연기자가 되어 연극무대에서 열연하고 있더라.
브라운관에서 보이질 않아 연기생활을 접은 줄 알았네.;;

어릴 때의 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단..
키가 무려 175cm라는데.=_=;;;


드라마 OST 하나 듣다가 별 생각을 다 하고 앉았다.
특히나 그 드라마 OST에는 연기자들이 하나씩 부른 노래와, 그들이 합창을 한 주제곡도 있어, 당시의 여리고 맑은 목소리들이 들려와 한층 더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향수를 끄집어낸다.
'내일은 사랑'도 OST를 (테잎으로)가지고 있는데, 이 앨범에도 마찬가지로 연기자들이 노래를 하나씩 부른 걸 보면, 역시 청소년 드라마는 OST까지도 공감대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애쓴 것 같은 느낌이다.
브라운관속의 내친구들이 잔잔히 노래를 하나씩 불러주니, 더욱 즐겁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가수처럼 잘 부르진 못해도, 함께 어울리는 재미가 있다.

90년대의 그 드라마들이 다시 보고 싶다.

덧글

  • pientia 2010/08/02 07:56 # 답글

    저도 사춘기, 나, 우리들의 천국 등등 애청했었는데, 20대 들어서 부터는 드라마를 잘 안보게 되더라고요. 뭔가 내용도 점점 뻔해지고 요즘엔 막장 드라마 시대가 되버려서 감동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져 버린 것 같아요. ;ㅁ;
  • TokaNG 2010/08/03 00:10 #

    뭔가 흥미거리는 제공하지만, 공감대 형성은 전혀 배제한 듯한 요즘 드라마죠.
    재미있긴 하지만, 좀 아쉽습니다.
  • 꿈붕어 2010/11/25 23:57 # 삭제 답글

    잘 보고 갑니다. 갑자기 청소년드라마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요즘 드라마들은 깊은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거 같아요..어릴때 청소년드라마보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공감하고 감동하고 했었는데..다시 보고 싶구 다시 듣고 싶네요.. 구글검색하다가 찾아들어왔습니다^^:
  • TokaNG 2010/11/25 23:58 #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어릴 때 즐겨 보던 청소년 드라마들이 재방송이라도 해줬으면 좋겠군요.
    아니면 DVD라도..
    그냥 추억으로 묵히기엔 아까운 작품들이 많았어요.
  • 아 고현정 2011/12/11 14:56 # 삭제 답글

    정말 얼마나 풋풋하고 청순하고 이뻤는지... 지금은 그때와는 또다른 그야말로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만 어쨌거나 예나 지금이나 연기도 잘하고 참 이쁩니다!! 그러고보니 새삼 고현정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예전 드라마에 나온 수많은 하이틴 스타들이 이제는 다 추억속에 묻혀버린 경우가 많은데 고현정만큼은 여전히 최상급의 톱스타이며 며 동시에 최고의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20년의 시간이 훌쩍 흘렀는데도 말이죠...
  • TokaNG 2011/12/11 22:37 #

    저도 그래서 고현정을 아주 좋아합니다.
    갓 데뷔한 스무살 때보다 지금이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세월을 다 어디로 드시는 건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41169
984
2139927

google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