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 완전판 만화책☆이야기

코찔찔이 중딩 때 보고 반해서 몇번이나 사모았던, 이명진 작가님의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통칭 '어쩐지 저녁' 입니다.
만화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던 학창시절에 이미 9권까지 다 모았었지만, 어머니께 버려지고, 아버지께 불살라지고 하는 등 몇 질이나 소실당하고, 그냥 추억으로 남겨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포기하려는 때에 완전판이 나와줘서 낼름 샀었습니다.
그리고 국내만화의 완전판이라는 것에 제대로 실망했었..orz

'라그나로크'라는 만화가 게임화 하면서 대박 히트를 쳐서, 이제는 만화를 그리지 못하는 이명진 작가님의 데뷔작인 '어쩐지 저녁'은, 애초부터도 9권으로 완결입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심의검사가 엄격해서, 작중에 나오는 욕설이라던지, 잔인한 장면이라던지, 선정적인 장면은 가차없이 가위질을 당했기 때문에, 되려 단행본이 잡지보다 못한 퀄리티로 발행되는 엄청난 시기였지요.
무협만화에서 칼도 휘두르지 않는데 사람들이 마구 쓰러지는 거 본 적 있으시냐능. 피도 한방울 안 나와.;ㅁ;
학원액션물인 이 '어쩐지 저녁'도 다소 거친 표현이 등장하고, 만화가 후반으로 갈 수록 점점 더 과감해지는 여성캐릭터들 때문에 단행본에서 많은 부분 수정이 되었었습니다.
당시엔 잡지도 함께 사서 보았기 때문에 수정된 부분을 비교해보며 분개했었는데..

보통 완전판이라고 하면, 당초에 미흡했던 작품의 질을 더욱 더 높여서 새로이 찍어내는 걸 말하는데 말입니다.=ㅅ=a
하다 못해 편집이라도 새로 하던가, 작가코멘트라도 새로 실려서 작품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대체적인 완전판의 행보였는데, 이건 10년전 단행본을 그대로 다시 찍어낸 것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표지라도 새로 그렸다는 것 정도일까.

칼라원고도 최대한 살려서 실어주는 듯 하더니, 그 마저도 나중엔 반만 살려주고.
당시 심의에 걸려서 마구잡이로 난도질 당한 원고의 수정본을 조금이나마 기대했는데, 헛된 꿈이었단.ㅇ<-<
대사가 바뀌어서 어색했던 부분들도 그대로이고, 그림이 수정되어서 쌩뚱맞은 것도 그대로이고, 심지어는 컷이 잘려나간 부분도 있었는데, 여지없이 어색한 컷이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땜빵컷을 넣으려면 좀 더 그럴싸하게 넣던가.orz

책의 판형은 커지고, 종이도 무식하게 두꺼운걸 써서 두께도 두꺼워져서 무게도 상당합니다.;
고작 9권이지만 어지간한 단행본 20권의 무게에 필적할 정도로..
처음에 한권 두권 나오는 것을 보고 있을 땐, 여타 일본 완전판처럼 편집을 새로 해서 두꺼운가보다 했는데, 그저 종이가 두꺼울 뿐이라니.ㅇ>-<

혹시나 싶어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소마신화전기' 완전판을 차마 사진 못하고(구판으로 다 가지고 있어서) 만화방에서 보니, 그것도 역시 표지만 새로 그리고 예전 그대로더군요.;; 요즘에서는 별스러울 것도 없는, 소마와 류하와의 키스신이 까맣게 칠해진 상태였을 겁니다.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지만;;) 그리고 소마신화전기가 무협판타지이면서도 창, 칼이 모두 지워진 어이없는 수정의 대표주자라능.ㅇ<-<

그래서 이후로 국내만화의 완전판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대원에서 나온 것은.
얘네들은 인쇄는 개판으로 하면서 돈독이 올랐는지, 완결도 안 난 만화까지 완전판이랍시고 마구 찍어대니, 참 고운 시선으로 보기가 힘듭니다.;
그러면서 기업은 가장 커서 온갖 판권 다 사들이고 있고. ㅇ<-<


이정도 수준이면, 옆나라에서는 '애장판'으로 분류되는 정도입니다.
애장판인 정도라면, 일본에서도 표지만 새로 그리거나, 별다른 재편집 없이 두권 분량을 묶은 정도로 마구 뽑아내기도 하니, 차라리 애장판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불완전 무작위 삭제본인 이것을 무려 '완전판'이라는 이름으로 낸 것이 괘씸해서 정이 안 갑니다. 바스타드 완전판을 본받으라구! (야)

그렇지만 만화는 역시 다시 읽어도 재밌긴 하네요.

만화가 무슨 죄야, 책을 지랄같이 만든 출판사가 잘못이지.

딱 하나 마음에 든 것이 있다면, 각권 표지를 같은 집(행운관)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만 바꿔가며 시간대를 다르게 해서 채색한 작가의 센스 정도입니다. 
이런 센스 때메 이명진 작가님을 좋아한다능..
사업 그만 하시고 언넝 라그나로크 마저 그리시라능.ㅠㅠ

덧글

  • 우누 2010/07/21 21:02 # 답글

    저도 열심히 봤었는데...ㅠㅠ 마이러브라던가.. 다른 한국 작가분들거도 제법 봤는데말이져 ㄷㄷ
  • TokaNG 2010/07/21 21:03 #

    마이러브도 예전에 나온 11권짜리로 다 가지고 있습니다.ㅠㅠd
    우리나라 만화는 90년대 만화가 더 재밌는 것 같아요.
  • 콜드 2010/07/22 00:44 # 답글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던 한국만화였죠. 그 대학생 누님이 참 맘에 들었다능 ㅠㅠ
  • TokaNG 2010/07/22 00:45 #

    저도 소라 누님을 원츄합니다.
    하지만 소라 누님의 등장과 함께 승아도 원츄스러운 반응을 보여서..
  • 콜드 2010/07/22 01:16 #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에 이명진 씨가 양다리로 만들어버렸더군요 ㅋㅋㅋㅋ
  • TokaNG 2010/07/22 01:17 #

    탁월한 선택이었.. (누구 하나도 버릴 수 없어요.;ㅅ;)
  • pientia 2010/07/22 06:44 # 답글

    아...너무 오래 전에 봐서 내용이 가물가물하네요. T^T
  • TokaNG 2010/07/22 15:38 #

    저도 가물가물 하다가 책장을 여는 순간 좌악~ 다 생각나더군요.
    어릴 때부터 수십번이나 본 책이니.;;;
  • 페리도트 2010/07/22 10:50 # 답글

    ㅎㅎㅎ
    어쩐지..저녘은 참 재밌게 보긴 했는데 잡지에 실린것보다 못한 단행본이라니..
    출판사의 무지와 불성실이네요.
  • TokaNG 2010/07/22 15:39 #

    아뇨, 너무 성실해서 그런 거죠.
    당시엔 심의에 수차례 걸리면 잡지가 사라질 정도로 무서웠으니.;;
    걸리지 않기 위해 마구마구 수정질을 가한 결과입니다.ㅜㅡ
  • 페리도트 2010/07/22 16:34 #

    지금은..그정도로 심의가 빡빡하진 않으니 뭐 결과적으론 불성실인거 같네요.
  • TokaNG 2010/07/22 17:21 #

    원본 자체를 훼손했나 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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