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막차는 무섭다.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영화애니이야기

뭔가 낚인 듯한 기분에 이대로 잠들면 분할 것 같아서 황급히 무료영화를 한편 더 돌렸습니다.
예전 극장 개봉 당시에 몇번이고 보려다 , 역시 혼자서 보기에는 무서워서 끝내는 보지 못하고 외면해버렸던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커다란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로 공포감을 극대화 시키는 극장이 아니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볼 수 있겠다 싶어서 과감하게 도전해봤습니다.
마침 여름이니 공포영화 한편쯤 볼 때도 됐고. 컴퓨터로 보다 여차 하면 화면 돌려도 되니까 다이죠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재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속의 일상을 찍는 레온이 어느날 지하철 승강장에서 양아치들에게 둘러싸인 미모의 여성을 구해주고, 그녀의 사진을 찍으면서부터 사건에 빠져듭니다.
다음날 신문에서 그녀가 실종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고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 경찰에 신고도 해보지만, 되려 의심만 사고..
그러던 어느날, 어떤 한 남자를 찍으면서, 그가 실종된 그녀와 같은 지하철에 탔었다는 걸 깨닫고는, 괜한 호기심과 정의감에 무언가 증거가 되는 사진을 찍고자 그 남자를 뒤쫓기 시작하는데..

아무튼, 공포영화마다의 법칙중 하나지만, 쓸데없이 괜한 정의감에 빠지면 곤란합니다. 주인공 자신은 감독이 죽일리 없지만, 주변인들이 죽어나간다능..
주인공이 궁지에 몰리면 괜히 용감한척 나서는 그의 친구들이 애꿎은 변을 당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못미 저기스.ㅜㅡ
그리고 여느 공포영화에서도 그러하지만, 경찰은 절대 피해자의 말을 믿어주지 않지요.
이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이유로 그러는 '척' 하지만..

여자친구가 그토록 만류를 함에도, 자신도 모르게 계속 사건을 쫓고 있는 레온. 나중에는 정의감이나 호기심 보다는, 마치 그 남자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이 집착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네요.
마치 마약이라도 한 사람처럼 퀭한 눈으로 평상시처럼 셔터를 눌러보려 하지만, 이미 그 남자에게 너무 홀딱 빠졌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새로이 피어나.. (야)

18금, 빨간딱지가 붙은 영화지만 안타깝게도 선정적이거나 하진 않고, 잔인한 장면이 많이 부각되었네요.
해머로 사람을 쳐서 부서뜨리고, 총으로 관통하고, 칼이 쑤셔지는 장면이 쓸데없이 잔인하게 잘 묘사되었습니다.
시체의 의복을 벗겨내고 치아와 손톱, 눈알을 뽑아내고, 모발을 깎아내는 등, '고기'를 정비하는 모습도 얼핏 비춰지고.

사람을 고기 취급하듯 다루는 장면들에선 잔인함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미간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공포영화치고는 의외로 갑툭튀는 나오지 않아 그리 놀랄 일은 없었습니다.
사람을 고기로 만드는 그 남자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잔인함만 빼면 이게 공포영화일 수 있겠나 싶을 정도네요. 되려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고드는 모습이 스릴러에 가깝기도 하던데..

무엇보다,
임무를 수행하기 전의 남자의 모습은, 이다지도 다소곳하고 귀엽기까지 해서, 되려 긴장감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아니, 되려 너무 미동도 없는 자세로 뻣뻣하게 있어서 더욱 을씨년스러운 기운을 풍기기도 하지만..
저는 볼수록 귀여워지더군요.;

암만 원인 없는 공포가 더욱 무섭다지만, 이 영화도 참 쌩뚱맞을 정도로 원인이 없네요.
아니, 차라리 인간고기들을 어디에 쓰는 건지, 그것에 대한 원인이 나오지 않는다면 다행일까, 느닷없이 나타난 그들은 당췌 뭐라는 건지.;;
고기를 잔뜩 실은 지하철이 정차하고, 무언가들이 그 고기를 탐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왜 이런 일들을 벌이는지 설명해주지만, 차라리 용도불명으로 고기를 썩히는 쪽이 나았을 거란 생각이..
맥이 풀리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당연한 듯이 바톤을 이어받은 주인공과, 계속 사건이 이어짐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
쓰읍~
뭔가 허무하단.


사람을 죽일 때의 잔인함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다 싶었더니, 감독이 일본사람이군요.
일본 B급 고어물에서 봄직한 잔인함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이었습니다.
극중에 나온 유명 갤러리 아티스트가 부룩 쉴즈였다는 사실에 깜놀했습니다.
한때 섹시의 아이콘이었던 쉴즈 누님.. 얼굴을 전혀 못 알아보겠어.ㅜㅡ
쓸데없는 호기심은 사람을 죽입니다.
심야 마지막 지하철은 무섭습니다.
일찍 다니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미쿡의 지하철은 역사가 오래 되었군요.
이런 미친 사건이 100년전부터 이어져 왔다니..
그나저나, 미쿡의 지하철엔 새벽 2시 6분 차가 있긴 한 거야?;; (개봉 당시에도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본격! 일찍 귀가 합시다 공익 캠페인 영화.

늦게까지 놀다 막차 타고 들어가면, 저 다소곳한 아저씨가 당신을 기다릴지도 몰라요~
그럼 당신은 그와 사랑에 빠지는 겁니..[...]

덧글

  • pientia 2010/07/19 07:33 # 답글

    아..이 영화 아는 언니와 비됴방에서 꺅꺅거리며 봤더랬습니다. 피의 책이라는 원작도 집에 있는데 무서워서 아직 못읽었어요. 산지 2년은 된듯...;ㅁ; 저는 공포영화 중에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가 가장 무서웠어요. 놀라는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은 없는데 은근히 조여오는 공포감이란..거의 2시간 동안 숨도 못쉬고 봤더랬습니다. T^T 지금 생각해도 무서워요.
  • TokaNG 2010/07/19 13:59 #

    사실, 놀라는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은 그때 잠시뿐이지만, 은근히 조여오는 공포는 오래도록 지속되죠.ㅠㅠ
    그래서 더 무서운 공포영화들이 있어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도 원작이 있는 영화였군요?
    피의 책은 공포스런 이야기를 묶어놓은 책인가요? 왠지 재밌어 보이는 제목인데..
  • pientia 2010/07/20 08:38 #

    피의 책 안에 단편으로 미드 나잇 미트 트레인, 피의 책 등등 대략 6~8편 정도 들어있습니다. 책 겉표지도 끔찍하게 생겼어요. T^T 그래서 안 보이는 구석탱이에 꽂아 두었습니다.;;
  • TokaNG 2010/07/20 16:31 #

    헛! 제가 대신 봐드리겠습니다.
    여기 주소는 부산시 해운대구 좌2동..[...]

    호러소설은 읽으면서 막 상상되서 더 끔찍하죠.
    그런데 그게 또 호러소설의 묘미라는..
  • 우누 2010/07/19 09:18 # 답글

    (한국공포물 휘릭 워이-!)하는류빼고의 공포물은 거의 좋아합니다+ㅇ+
    그렇다고 일부러 막 찾아볼 정도는 아니지만.. 괜찮을거같으네요!

    그러고보니 옛날 나이트메어 리메이크판이 보고싶네요...아아 >ㅁ<
  • TokaNG 2010/07/19 14:03 #

    저도 공포영화 좋아는 하지만 혼자서는 무서워서 보지 못하니 좋아한다고 하기에도 좀 거시기 하고, 그렇다고 보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니 안 좋아한다고 하기도 거시기 하고.;;
    꼬옥 부둥켜 안고 볼 사람이 있다면 더 많은 공포영화를 즐길 텐데 말입니다.ㅜㅡ

    그러고 보니, 얼마전에 마이클 베이 감독이 나이트 메어를 리메이크 했었죠.
    어릴 때 뉴 나이트 메어를 참 재밌게 봤었는데..
  • ERranTzo 2010/07/19 11:51 # 답글

    저는 이 영화를 직접 극장에서 봐서 그런지
    이 영화의 잔인한 느낌이 오랫동안 상당히 강렬하게 남더군요.
    (홍보 포스터에는 정통 호러라고 해서 봤더니 스플래터 영화라 살짝 당황했지만...;)
    다만 글쓴 분께서 이야기 한대로 너무 갑툭튀한 설정으로 마무리지으려 하는게
    좀 허무했습니다.
  • TokaNG 2010/07/19 14:06 #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서 극장에서 보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잔인한 장면들을 모니터로 봐서 B급영화의 한장면처럼 받아들일 수 있었지, 커다란 스크린으로 봤으면 난리났을 듯.;;
    그래도 놀래키는 장면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공포영화중에 가장 무서운 요소가 그건데.
    마지막의 '그것'들은 너무 어이가 없어 맥이 풀릴 지경이었죠.ㅜㅡ
  • qwe 2010/07/19 11:58 # 삭제 답글

    램피지 잭슨의 열연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죠 ㅋㅋㅋㅋㅋ
  • TokaNG 2010/07/19 14:07 #

    누군가 싶어 검색을 해보니, 무려 수호천사역.;;
    도축사와 신나게(?) 싸우던 덩치 큰 흑인이었군요.
  • 페리도트 2010/07/19 13:48 # 답글

    저헐게 단정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참 강렬하죠
    무심한듯한 눈빛도 괜찮고 주인공이 도살자가
    된 것보단 전 도살자가 더 멋있는 이유는 저런
    이유가 아닐까요 ㅎㅎ

    도시 전체가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인간을 식량을
    받친다는게 참 메스껍습니다.
    해병대만 투입해도 걔네들 다 슬어버릴 수 있을거
    같은데...흐음...
  • TokaNG 2010/07/19 14:10 #

    차라리 그 설정을 좀 더 디테일하게 살렸다면 그렇구나~ 하고 납득을 했을 텐데, 너무 황급히 후다닥 수습이 안되는 걸 감추듯이 내세운 설정이라 좀 깼습니다.
    실컷 이야기 복잡하고 재밌게 꼬아놓고 나중에 감당이 안되니까, '모든 것은 꿈이었다' 라고 하는 것만큼 나빴단..
  • 시드군 2010/07/19 14:16 # 답글

    제가 공포영화를 좋아해서 아는 분이랑 극장에 이거 보러 갔는데...
    그 분은 이후로 공포영화를 안보게 되셨...
    덕분에 원작 소설도 사고, 클라이브 바커라는 작가도 알게 되었지요'ㅅ'
    전 나름 괜찮았어요. 이런 설정도 마음에 들구요.
    공포도 나름 판타지지만...
    특히 클라이브 바커 소설이 스티븐 킹보다는 더 환상적인거 같더라구요.
  • TokaNG 2010/07/19 14:19 #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깜짝깜짝 놀래키는 장면이 없어서 더 무난하게 볼 수 있었구요. 놀래키는 장면이 많았다면 눈을 감고 보지 않았을.[...]
  • 스토리작가tory 2010/07/19 14:29 # 답글

    신나게 까이던 그 영화군요...
  • TokaNG 2010/07/19 14:30 #

    그 혹평들 덕에 극장에서 보기를 과감히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 MerLyn 2010/07/19 16:31 # 답글

    전 오멘이 제일 섬뜩했던 것 같아요.
    그 꼬마애가 마지막에 웃는게........아악 ㅠ_ㅠ

    요새 공포영화라고 했다가 피만 신나게 튀는 고어물인 경우가 많더군요. 와웅.
  • TokaNG 2010/07/19 16:34 #

    확실히 고전 공포영화들이 심장까지 죄어오는 짜릿한 공포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 이불 뒤집어 쓰고 봤던 '여곡성'의 공포는 아직까지 남아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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