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가족이라는 것이 (좋지 아니한가) 영화애니이야기

곰플레이어를 DVD나 동영상 재생프로그램으로만 쓰다가, 처음으로 곰플레이어 무료영화라는 것을 봤습니다.
어떤 경유로 무료로 보여주는지는 몰라도, 모든 영화가 다 무료인 건 아니고, 유료서비스를 하는 와중에 일부 타이틀만 무료로 돌리는 것이 그리 나쁠 것 같진 않아서 목록중에 가장 구미가 당기던 '좋지 아니한가' 를 봤습니다. 역시 무료라지만 아주 공짜는 아니네요.;; 영화 도중에 광고가 한 10편은 나오더란..

주인공 가족중 말썽쟁이 딸내미인 황보라의 나레이션으로 가족들이 소개되면서 영화가 시작합니다.
어느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살림에 절약과 잔소리가 몸에 밴 억척스러운 엄마와, 무심한 듯 무뚝뚝한 아버지와, 유서까지 써놓고 자살을 하려다 다음생에 '뵈요'가 맞는지, '봬요'가 맞는지 신경이 쓰여 죽지 못한 소심한 오빠와, 무협소설을 쓴답시고 무협지에 푹 찌든 노처녀 이모로 구성된 가족을 차례로 비춰주며 주연배우 소개를 마칩니다.

가족 저마다에 얽힌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개개인의 시점에 맞춰 하나씩 풀어주고 있습니다.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딸의 눈에 띈, 더 미스터리한 사람, 소심한 오빠가 죽을만큼 사랑하게 된 어떤 나쁜년, 노처녀 이모를 차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붙은 놈의 이야기는 그다지 임팩트가 없어서 설렁설렁 넘겨버리고, 메인 이벤트는 가정에 충실하고 확고한 가치관이 박힌, 올바른 선생님인 아빠에게 일어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과, 뒤늦게 커피맛을 알아버린 엄마의 로맨스..

외모가 출중하고 매너 좋은 미청년은,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꽃무늬가 현란한 싸구려 치마를 입으며, 뚜껑이 날아가버리는 고물밥통에 집착하고, 이가 나간 낡은 머그컵에 뜰채와 티슈로 저렴하게 내려받은 커피마저 우아하게 느끼고 싶어하는 중년 아줌마에게도 로맨스를 꿈꾸게 하네요. 역시 남자는 잘생기고 봐야.. (야)
평소에 커피라면 질색을 하던 아줌마에게 향이 진한 커피로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더니, 그 끝이 실로 아름다워서 눔물이.ㅠㅠ

성실한 가장이었던 아빠에게 닥친 시련은 정말 깜짝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평소 성범죄라면 이가 갈릴 정도로 싫어하던 저였지만, 이렇게 되면 역시 억울한 사람도 아주 없진 않겠다는 걱정도 들고..
일본영화중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삐뚤어진 여고생 하나가 선량한 남자 하나 사회에서 몰락시키는 것은 아주 우스울 정도로 간단하네요. 게다가 여고생 본인이 그런 뜻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오해의 골은 점점 더 깊어만 가고, 그것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그렇잖아도 땅바닥에 떨어져버린 교권에 안타까워 하며, 세상에 가장 만만한 게 선생이야? 하고 한탄하던 힘없는 가장에게 원조교제라는 오명은 너무 버티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가족들은 그 커다란 시련 앞에 하나 되어 뭉치고..

이러쿵 저러쿵 말썽 많고 티격태격 하던 그들이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닌 '가족'이라는 것이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힘들 때 비로소 힘이 되고 의지가 되어주고, 무엇보다 믿어주는 그들이기에 진정한 가족이지 싶습니다.

천호진, 황보라, 박해일, 김혜수, 정유미, 이기우 등등 낯익으면서도 의외의 인물들이 많이 보여 반가웠습니다.
특히나 임혁필이 까메오 아닌 조연으로 등장할 때는 깜짝 놀랐단. 
중간 중간 크라잉 넛의 음악이 BGM으로 쓰였네요. 주제곡도 크라잉 넛이 불렀는데..
   
황보라의 나레이션이, 오빠의 찌질함이 손발을 가끔씩 오그라뜨리기도 하지만, 위태위태하면서도 아슬아슬한 가정을 조명하다, 나중에는 유쾌함으로 마무리 짓는 따뜻한 가족영화였습니다.

그리고..

혜수 누님은 목 늘어난 낡은 티셔츠에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고, 밥풀을 덕지덕지 묻히고 있어도 섹시하시더란..
어찌 이리 멋진 누님이신지..

핑백

  • ♠또깡이 窮狀 茶飯事♠ : 오늘 그댈 사랑합니다. 2010-07-19 03:23:07 #

    ... .상을 치르고 있는 듯 우울한 표정을 한 여자 옆에서, 사내는 시시껄렁한 얘기를 늘어놓으며 조금씩 여자에게 다가간다.그리고 멋쩍은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슬그머니 여자의 손을 잡는다.어제에 이어, 오늘도 뭔가 볼만한 영화가 없을까 싶어 곰플레이어를 뒤적거리다, 제목부터가 신선하게 와닿고, 연기파 배우인 류승룡이 나오는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그런데, 이게 영화라 ... more

덧글

  • 페리도트 2010/07/18 12:55 # 답글

    혜수누님이 좀 멋지긴 하죠 ㅎㅎ
    이거 초반보다가 말았는데 봐야겠네요.
    광고의 압박으 어쩔...
  • TokaNG 2010/07/18 15:55 #

    하지만 극중에선 혜수 누님의 분량보단 문희경 님의 분량이 더 재밌을 뿐이고..
    나중에는 얼굴만 봐도 빵 터지더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28169
1010
2163061

google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