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적인 나님. 그저그런일상들

어머니께서 산에서 넘어지며 팔을 잘못 짚으시는 바람에 뼈에 금이 가셨답니다.

해서, 집에서 잠시 다시 빈둥거리게 된 제게 자잘한 집안일을 부려먹으십니다.
제일 기본적인 설거지부터..

설거지는 제가 좀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누구보다 깨끗하게 잘 닦을 자신은 있다능.


그리고 이어지는 삶은 죽순 껍질 까기.[...]

"얼마나 까야 돼요?"

"고마, 대충. 이제 더이상 깔 게 없을 때까지."

...
정말 대충 깠습니다.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이어진 껍질 깐 죽순 채썰기.

"니, 채썰기 할 줄 아나?"

"채썰기는 할 줄 모르지요. 깍뚝썰기는 할 줄 알지."

"고마 대충 썰어라."

"나중에 잘못 썰었다고 뭐라 하기 없기."

그리고 대충 썰었습니다.

"칼질 잘하네~ 엄마보다 더 잘하는 것 같노. 니가 요리를 배워서 요리사를 해야 할낀데..."

진심인지, 계속 부려먹으려고 입에 바른 칭찬을 하시는 건지.orz
그래도 잘한다니까 신이 나서 마구 썰다보니 어느새 다 썰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조카 손 씻겨주고, 간식거리 챙겨주고, 투정부린다고 놀아주고..

나님 좀 가정적이고 짱인듯??


사실, 어머니께서 가정적이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아웃사이더 부럽지 않은 속사포 랩으로 분출하고 계셨기에 감히 안 할 엄두가 안 났습니다.;;
살기 위해선 닥치고 해야..
팔도 불편하신데 당연히 거들어야지.



이렇게나 가정적인 나님, 청소도 잘하고, 심부름도 척척인데, 어디 돈 많은 집에 가정부로라도 들어갈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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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깡이 窮狀 茶飯事♠ : 백수의 소중함. 2011-03-09 15:01:20 #

    ... 실에서 TV를 보며 지친 하루를 달래며 여유롭게 쉴 수 있다. 비단 조카를 돌보는 문제 뿐만 아니라, 어머니께서 몸이 편찮으시거나 할 때에, 이를테면 몸살이 나셨다거나, 팔을 다치셔서 집안일을 하기 힘들 때에, 어머니의 집안일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항상 집에 있는 이몸뿐이다. 어머니께서 시키는대로 심부름도 하고, 밥도 하고, 설거지, ... more

덧글

  • MerLyn 2010/06/07 19:39 # 답글

    ...입주 도우미 연봉 쎄대요....;;;
  • TokaNG 2010/06/07 19:55 #

    그러니까 어디 좋은 자리 없을까요?
    전업주부 자리도 가능합니다?? (야)
  • 페리도트 2010/06/07 23:40 # 답글

    입주도우미도 수많은 자격증이 있어야..아아
  • TokaNG 2010/06/07 23:41 #

    아아~ ;ㅁ;
    무슨 자격증이..;ㅅ;
    1급 청소 자격증이라던가, 3급 요리 자격증이라던가..
    애 봐주기 자격증? 뭐 이런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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