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미니스커트. 그저그런일상들

어쩐 일로 사내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고, 바깥의 허름하지만 맛깔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사내로 들어오는 길, 횡단보도 앞에 웬 아가씨가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원피스가 뉘 짧아서 그야말로 미니스커트여라.
그 뒤를 시커먼 작업복에 하이바를 써서 떡져 눌린 머리, 먼지구덩이에서 빠져나와 때가 꼬질꼬질한 모습의 남자 네명이서 떡 하니 버티고 섰다.

마침내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에 아가씨의 하늘하늘 얇은 원피스가 펄럭이며 날리더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바람에 날리는 치마를 진정시키려고 발버둥을 치던 아가씨는 이내 체념한 듯 치마에서 손을 놓고 고개를 숙인채 제 갈 길을 가고 있었지만, 거의 뒤집어지듯 바람에 날리는 원피스에는 안타깝게도 속치마가 있어서 시커먼 남자들이 고대하던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아쉬운(?) 눈길을 뒤로 하고 터벅터벅 작업장으로 들어서는 길.
머릿속에서 아까의 장면들을 재생시켜보지만, 이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은 여성분들이 워낙에 짧은 치마, 짧은 반바지만 입고 다녀서 딱히 그런 이벤트가 없이도 얼마든지 눈요기가 되어 주거든.
하지만 너무나도 다들 헐벗고 다니니 이제는 긴바지, 긴치마가 되려 희귀해져서 짧은 치마를, 핫팬츠를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더라.
되려 그들의 적나라한 허벅지는 얼마든지 야하지 않은 시선으로 지나칠 수 있겠더라.


야한 시선은 이제는 희귀해진 긴바지, 긴치마에 자연스레 꽂히더라.

덧글

  • MerLyn 2010/06/01 21:49 # 답글

    ...제목부터 범상치 않더니 내용도 범상치 않으심;;;;;
  • TokaNG 2010/06/02 21:11 #

    어머, 어디가요?
    이렇게나 한가로운 일상이야기를..
  • 페리도트 2010/06/01 22:49 # 답글

    쿨럭..

    그래도 매끈하고 통통한 허벅지를 보면 침이 넘어갑니다.
  • TokaNG 2010/06/02 21:13 #

    매끈하고 통통한 허벅지는 대체로 긴바지에 돌돌 싸져 있고, 훤히 드러난 허벅지들은 비쩍 마른 앙상한 뼈다귀들이더란.orz
  • 동사서독 2010/06/02 00:08 # 답글

    시커먼 작업복에 하이바를 써서 떡져 눌린 머리, 먼지구덩이에서 빠져나와 때가 꼬질꼬질한 모습의 남자 ....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 나오는 정우성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화이팅!
  • TokaNG 2010/06/02 21:14 #

    하지만 제 얼굴은 정우성이 아닐 뿐이고.orz
    제게는 손예진같은 여자친구도 없을 뿐이고.ㅇ<-<
    그렇게 말씀하시니 괜히 더 비참해질 뿐이고.ㅇ>-<
  • 동사서독 2010/06/02 23:20 #

    힘내시고... 언제 한 번 해운대 근처에서 얼굴이라도 한 번 봅시다.
    건강 잘 챙기고. 뭐라고 해도 건강이 최곱디다.
  • TokaNG 2010/06/02 23:33 #

    요즘은 나날이 건강해지고 있는 기분입니다.
    역시 아침형 인간이 더 나은 건가.orz
    해운대에는 저녁 7시 반 이후에 떨어지니 그 후론 언제든지 콜입니다.
  • 동사서독 2010/06/02 23:37 #

    늦게는 제가 힘들고 (몸이 안좋아져서 병원 다니면서 집에서 쉬는 중이라 버스에 사람 많아 붐비는 시간은 힙듭니다. 쉬는 날 오전 쯤에 만날 수 있으면 되겠지요.)
  • TokaNG 2010/06/02 23:40 #

    저런..
    몸조리 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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