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그저그런일상들

1. 출근한지 3일째, 케이블을 드는 것보다, 좁은 틈바구니로 그 케이블을 끄는 것보다, 구조물 위를 곡예하듯 올라가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정말 어중간한 높이라 무섭습니다.
아래를 보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아 후들후들 지탱하고 있던 팔과 다리가 떨립니다.;;
첫째날보다 둘째날이 더, 둘째날보다 3일째인 오늘이 더 무섭습니다.ㅇ<-<
아직 서툴기만 한 일은 나중에 요령이 생길 수도 있다지만, 비실한 팔뚝에도 언젠가는 근육이 붙어 으라차차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지만, 어중간한 높이에서 느끼는 공포에는 과연 익숙해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조금만 삐끗해도..


사실 떨어져서 죽을만한 높이는 아닙니다만 바닥이 단단한 강철판이라는 것이 신경쓰이고, 곳곳에 강철구조물이 삐죽삐죽 솟아있어 그냥 곱게 떨어지진 않을 거라는 것이 더 신경쓰이고, 그렇게 떨어진 강철바닥엔 뾰족한 쇠붙이들이 많이 굴러다닌다는 것이 더 신경 쓰입니다.;;

한마디로 방심하면 죽습니다.ㅇ>-<


2.무시무시한 케이블을 봤습니다.
굵기가 아나콘다만한 케이블을 불쑥 들이밀길레 받아서 어기영차 끌고 가는데 무게가 ㅎㄷㄷ.. 다리가 휘청휘청.
여태까지 끌어본 케이블들이 고작해야 2:1 혹은 힘들어봐야 5:1 정도의 줄다리기를 하는 기분이었다면 이녀석은 그야말로 17:1로 줄다리기를 하는 기분입니다.orz

물론 케이블쪽이 17.

힘겹게 그런 케이블 두 다발을 끌어내고 오니 같이 일 하시는 형님께서 '니, 저거는 무거운 것도 아녀~ 저것보다 더 굵은 것도 많어~ 그런 걸 수십가닥씩 끌어야 햐~' 라고 하시기에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배는 급한 요청으로 지원나온 남의 배고, 아직 본게임은 시작도 안 했답니다.ㅇ<-<
살려줘.ㅇ>-<


3. 식당에서 밥을 먹다 무심코 주위를 둘러보니..
하이바를 쓰고 작업하는 사람들중에 정수리가 훤한 분들이 상당수입니다.orz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을 때마다 '손님은 정말 숱이 너무 많으시네요.' 라는 불평 아닌 불평을 들어온 나지만, 갑자기 정수리가 시원해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제발 착각으로 그쳐줘.ㅇ<-<
 
이제 겨우 3일째지만 불안함의 크기는 3년차입니다.ㅇ>-<


4. 손에 상처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외모중에 내세울 거라곤 손 밖에 없었는데..ㅇ<-<

신체중에 가장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온 손에 자질구레한 상처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점점 투박한 노동자의 손으로 변해버려 이제 다시 '손이 참 곱네.' 라는 말을 듣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그럼 이제 난 외모로 칭찬받을 거리가 없는데.ㅇ>-<

나의 소중한 손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ㅜㅡ


5. 내일부터 주말이지만, 출근의 연속입니다.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에도 출근합니다.
'일요일에 출근할 사람?' 이라고 물어오시기에 나도 모르게 '저요!' 했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orz
하긴..
주말에 데이트 할 사람도 없는데, 뭐.ㅠㅠㅠㅠㅠㅠ

하루종일 조카에게 괴롭힘을 당하느니 나가서 한푼이라도 더 버는 것이 이익입니다.
조카가 이제는 저를 수영장 바닥에 가라앉혀 죽이려고 듭니다.ㅇ<-<


6. 그러고 보니 저는 조카에게 정말로 미움받고 있군요.
어머니께서 '삼촌 좋아?' 라고 물어오면 정말 단호히, 그리고 냉큼 '삼촌 싫어!' 라고 대답합니다.
0.0000001초의 망설임도 조카에겐 사치란..orz

생각해 보면 조카에게 '삼촌 좋아.' 라는 말을 들은 적은 집에 예쁜 누나를 데려왔을 때 뿐입니다.
그것도 누나가 보고 싶어서 마지 못해 '삼촌 좋아. 그러니까 누나 데려와.' 라고 한 것이 전부.

이제 누나를 데려오지 못하는 지금, 저를 좋아해줄 건덕지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조카녀석 생일에, 어린이날에 장난감을 사줬을 때에도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들은 적이 있지만 뒤이어 어머니께서 물어보시는 '장난감도 사주니까 삼촌 좋지?' 라는 물음에는 '응.' 이라는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니 자꾸 그러다가 조금만 더 크면 삼촌한테 두드려 맞는다?' 라고 하니 '내가 조금만 더 크면 삼촌 나한테 맞아 죽는다?' 라고 응수하는 녀석입니다.
이자식. 싸우자! (야)

4살배기 조카나, 31살짜리 삼촌이나 노는 수준이 거기서 거기입니다.orz
이러다 정말 조카한테 맞아 죽을까 무섭습니다.ㅇ<-<

덧글

  • 콜드 2010/05/28 22:07 # 답글

    떨어지면 진짜 ㅇ<-<
  • TokaNG 2010/05/28 22:15 #

    캐안습.ㅜㅡ
  • MerLyn 2010/05/29 00:45 # 답글

    .......죽으믄 안돼요...ㅠ_ㅠ
  • TokaNG 2010/05/29 21:17 #

    나중에 명복이나 빌어주세요.
  • issure 2010/05/30 10:59 # 답글

    히...힘내세요.....;;;;;
  • TokaNG 2010/05/31 20:57 #

    넵.
  • 보롬 2010/05/31 15:54 # 답글

    발바닥에 자석을 붙여봐 -_-;;; 안떨어지는 대신..못움직일려나
  • TokaNG 2010/05/31 20:58 #

    하도 여기저기 부딪혀서 요즘은 정말 아이언맨 슈트가 절실해요.;ㅅ;
    그걸 입으면 떨어져도, 부딪혀도 멀쩡할 텐데.
  • 페리도트 2010/05/31 21:25 # 답글

    어이쿠 귀엽기도 하지만 왠지 걱정되는것이...ㄷㄷ
  • TokaNG 2010/06/01 21:21 #

    실제로는 아주 예뻐합니다.
    내 물건에 손 댔을 때만 제외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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