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그저그런일상들

아는 사람 결혼식에 다녀온다고 하니 어머니께서 대뜸

"니 그렇게 꼬라박는 축의금들 나중에 다 회수할 수는 있는 기가?"

라고 물어오신다.

"네? 축의금을 왜 회수해요? 그냥 가서 축하하면 됐지."

"그래도 니가 여태 갖다 바친 축의금이 얼만데. 나중에 니 결혼할 때 그 사람들도 다 와서 축하해 줄 사람들이가."

"나야 모르지."

"근데 니는 와 그리 가쌌노?"

"축하할만 하니까 축하해주러 가지요."

"으이그~ 내는 모린다."



...

이번에는 축의금을 얼마 넣지도 못했다.
여태껏 친구 혹은 지인의 결혼식이래봐야 열번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매번 나름 성의껏 챙겨 넣는다고 했는데 이번엔 백수 돌입 기념(?)으로 평소보다 반밖에 넣지 못했다.
그래서 가뜩이나 좀 미안한데 어머니께선 당장 나가는 돈 보다 나중에 들어올 돈을 더 먼저 걱정하신다.
하긴.
결혼도 사업이라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딱히 내 결혼식에 부를 만한 사람이 없다.
나야 연락이 오면 달려가서 축하해주지만 난 평소에 연락 한번 없다가 결혼한다고 청첩장 돌릴 만큼 낯이 두껍지도 않으니.;;
그렇다고 평소엔 연락이 없다가 결혼한다고 한마디 덜렁 던지는 사람들이 야속하거나 하기 보다는 '그래도 잊지 않고 불러준게 어디야.' 라는 생각이 앞서고.


만약에 내가 결혼을 한다면 어떤 풍경일까?
라고 잠시 상상해보니 그다지 화려한 풍경을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머쓱하고 뻘쭘한, 하객이 몇 없는 단촐한 풍경만이 겨우 그려질 뿐.


봉투에 돈을 넣으면서 괜히 쓴웃음이 나더라.


덧글

  • Gcat 2010/05/16 18:21 # 답글

    나 부르지 마셈!
    밧드! 식권 두개 주면 가주지. ㅋㅋㅋ
  • TokaNG 2010/05/16 20:24 #

    초코파이 두개 드립죠.
  • 소이 2010/05/17 00:15 # 답글

    저는 꼭 불러주세요.
    곰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 TokaNG 2010/05/17 18:49 #

    와우~
    비행기 타고 오시는 겁니까? =ㅁ=
  • 페리도트 2010/05/18 20:51 # 답글

    저도 결혼식할때 사람이 많이 오긴하겠지만 제 손님은 아마 얼마안되지 싶어요.
    친구 직장동료 사진찍게 나오세요 하면
    채 열명도 안될까봐 벌써부터 걱정이...ㄷㄷ
  • TokaNG 2010/05/19 18:38 #

    그래서 저는 만에 하나 결혼이라는 의식을 치루게 되더라도 가족끼리 단촐하게 하고 싶은 바람입니다.ㅠㅠ
    하지만 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거니와 그럴 여자는 세상에 거의 없으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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