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녹록치가 않더라. 그저그런일상들

늦은 시각, 작은형이 술이 한껏 취해서 들어왔다.

이 양반이 내일 출근은 어쩌려고 저 모양일까??


작은형의 술버릇은 조금은 고약하다.
이번에도 역시나 울부짓는 듯한 하소연이 터져나온다.

"내가.. 내가 나쁜 놈이다. 내가 오늘 우리 ○○이를 두고 소개팅을 했다. 불쌍한 우리 ○○이..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전화만 해대고.."

26살, 예쁘장한 여자친구가 있는 작은형의 입에서 놀라운 소리가 나왔다.

"예쁘더만. 잘 좀 만나보지 와 그라노?"

"그게.. 현실은 녹록치가 않더라. 아버지의 바람을 이뤄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더라."

...

"에이~ 내가 ○○이를 공무원으로 만들고 말지. 공무원이 대수가!!"




아버지께서 또 무리한 요구를 하셨나 보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의 아래에서는 대학을 고르는 것도, 애인을 사귀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형들.
공부를 썩 잘해서 서울권 대학을 노리던 작은형은 자취는 절대 안된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어쩔 수 없이 부산에 남았다.
그때도 술을 마시고 취할 때마다 하소연을 늘어놓았는데..

이번에 또 그런 일을 반복할 모양인가 보다.


"연애를 할 여자랑, 결혼을 할 여자랑은 다른 모양이더라. 그저 좋다고 되는게 아니더라. 세상이 그렇게 녹록치가 않더라..."


잠시 꼬장을 부리고 쓰러지듯 침대에 풀썩 쓰러지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
막내라서 다행이다.
이미 큰형이, 작은형이 자신의 의지를 꺾고 아버지의 바람대로 움직여주고 있기에 그 여파가 나에게까진 닿지 않아 한없이 다행이다.
내가 뭘 하든, 누구를 만나든 내게는 이렇다 할 요구가 없어서 다행이다.


아..
막내라서 미안하다.
이런 철없는 막내동생이나마 자기 마음대로 살게 해주려고 앞서서 아버지의 모진 풍파를 맞아주고 견뎌내는 형들이 있어서..
그런 형들을 보는 맘이 항상 미안해진다.
자신들의 뜻을 제대로 펼쳤다면 지금보단 나은 모습으로 더욱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아, 오늘은 작은형이 밥을 사준다며 여자친구랑 회사앞으로 오라고 한다.
마침 회사도 여친님과 즐겨 노니는 경대앞이다.

나가면 여친님과 상의를 해보고 전화를 한번 해볼까?? 

덧글

  • 류진영 2009/12/03 10:39 # 답글

    결혼은 "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두는 마지막 수단이다."라고 예전 좌백님 블로그에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후우... 평생 연애하며 사는건 어렵겠지만...불가능하진 않겠지요. 기운내시길
  • TokaNG 2009/12/03 10:42 #

    이번은 제가 기운을 낼 일은 아니지만요..;;;
  • 류진영 2009/12/03 10:44 #

    그...그럼 기운을 전해주시길...;;
  • TokaNG 2009/12/14 20:05 #

    뭐, 알아서 기운 내겠죠.
  • 슈나 2009/12/03 11:09 # 답글

    ...ㅠ_ㅠ
  • TokaNG 2009/12/14 20:06 #

    ㅇ<-<
  • 페리도트 2009/12/04 11:57 # 답글

    기운아 솟아나라!!! 토캉님 작은형님께...
  • TokaNG 2009/12/14 20:07 #

    전해주진 않을 겁니다.
  • 에리스 2009/12/07 21:22 # 답글

    연애와 결혼은 확연히 달라요.
    결혼은 진짜 둘 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차가운 현실이..ㅠㅠㅠ 후
  • TokaNG 2009/12/14 20:08 #

    그러니까..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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