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바~ 그냥그런이야기

늦은시간, 그러니까 10시가 넘어 12시를 향해가는, 날짜가 바뀌어지는 시간에 라페스타 뒷길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여자친구를 등에 업고 다니는 남자들이 꽤나 흔하게 눈에 띈다.
내가 그 시간에 라페스타쪽을 다닐 일도 없지만 어쩌다 나가본 그곳에서 그런 연인들을 본 것도 벌써 수차례..
나갈 때마다 목격하니..=_=a 

주머니에 손을 깊숙히 찔러넣고 땅만 보며 터벅터벅 걷다보면 저만치 앞에서 여자의 간드러지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어우 야~ 그러지 마~'

'어머? 어딜 만져? 꺄르르~'

'사내녀석이 힘도 없어서 원..'

콧소리가 살짝 섞인 웃음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여자들의 말소리엔 부끄러움과 민망함이 묻어난다.
아무리 늦은시간이라 하지만 그곳은 나름 유흥가(?)라 아직까지 나를 포함한 행인들이 그들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으니.

여자를 들쳐업은 남자는 씩씩하게, 혹은 비틀거리며 한걸음 한걸음 걸어간다.
등에 매달린 여자친구가 민망함에 몸부림을 치면 엉덩히 한대 찰싹 때리면서.

몇 발짝 못 가고 주저앉는 사람도 봤다.
아무렇지 않게 성큼성큼, 나보다 빨리 걷는 사람도 봤다.
뒤따라 걷던 내가 그 모습이 눈꼴셔서 앞질러버리려고 걸음속도를 높여 그들을 스쳐지나갈 때면 여자는 고개를 돌려 등에 묻어버린다.
뒷태는 가히 알흠답던데..


여자친구를 등에 업고 성큼성큼 걸어보기.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다.
나야 의외로 그런면에선 부끄럼이 별로 없어서 길거리에서 서슴잖은 스킨쉽도, 뽀뽀도 할 수 있다.
어부바따윈 할 수만 있다면 냉큼..


하지만 그럴 수가 없더라.
일단 등에 업고 일어날 수나 있어야지..;;

다리힘이 그다지 없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인지 여자친구는 업기가 힘들더라.
서있는 상태에서 깡총 뛰어 매달리면 쓰러지지 않고 비틀거리며 버틸 순 있는데 내가 쪼그리고 앉아 등에 업고 일어서려 하면 다리가 펴지지가 않더라. (되려 허리가 끊어질 것 같더라;;)



차라리 나와 같은 무게의 키가 큰 남자라면 쉬이 업겠지만..

고밀도로 압축된 질량은 같은 무게라도 그 체감 무게는 현저히 차이나더라.

덧글

  • 굇수한아 2009/09/06 01:55 # 답글

    이제...혼나시겠군요.ㅋㅋㅋ 그치만 이상하게 여친님은 가벼워도 무거워요.ㄷㄷㄷ
  • TokaNG 2009/09/12 04:44 #

    어릴 땐 동네 꼬마들을 다 업어 키웠었는데..
    이제는 여친님 하나 업지 못하는 병신이 되었습니다??
  • alice 2009/09/06 10:17 # 답글

    ......................[순간 움찔]
    더 다이어트를 하란건가,..
  • TokaNG 2009/09/12 04:45 #

    자네도 업어줄까?
  • alice 2009/09/14 11:56 #

    주변의 난다긴다하는분들이 업는순간 고꾸라지시던[...]
    역시 포기하면 편해 ㅠㅠㅠㅠ가 ㅠㅠㅠ
  • TokaNG 2009/09/14 17:03 #

    ㅎㅎㅎㅎ
    내가 업어줄게~
  • peridot 2009/09/06 13:21 # 삭제 답글

    저는 쌀한가마도 거뜬히 지고 일어납니다. 뭐 대략 이정도...
  • TokaNG 2009/09/12 04:45 #

    우와~ 무려 80kg를..
    저는 20kg 쌀포대도 이제는 버겁습니다.;;;
  • 올비 2009/09/06 14:46 # 답글

    전 북흐러워서 어부바 해달라 소릴 못하겠으요 ㅠㅠ
  • TokaNG 2009/09/12 04:45 #

    올비님은 아주 거뜬히 업히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한번 시도해보심이..
  • MerLyn 2009/09/06 18:31 # 답글

    .......어부바 해달라고 할 남자도 없어요 엉엉 OTL
  • TokaNG 2009/09/12 04:46 #

    엉엉엉~
  • 아빌라르 2009/09/07 03:42 # 답글

    뭐 길에서 저러면 보기 좋을때도 있지만... 민망할 때도 많다죠...;;

    내 마누라가 그러면... 혼자 걸어가라 가스나야.. 할듯 ㅎㅎ;
  • TokaNG 2009/09/12 04:47 #

    전 20살 때 밤길에 업어달라던 19살 여고생을 뿌리친게 아직도 후회됩니다.ㅜㅡ
    무지 이쁜 애였는데..;ㅅ;a (게다가 가벼웠는데..)
    업어주지 않으니 토라져서 총총걸음으로 도망가더군요.

    업고 일어서지 못하더라고 시도는 해보심이..[...]
  • 키리에 2009/09/07 14:27 # 답글

    제 머슴은 계단 내려갈때면 당연하단듯이 앞서내려가서 등을 내민다능ㅋㅋㅋ 아마 자주 출몰하는 동네 사람들은 제가 다리병신인줄 알거에요....
  • TokaNG 2009/09/12 04:48 #

    머슴님이 힘이 좋으신 건가요, 키리에님이 가벼우신 건가요?
    어느족이든 부럽습니다.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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