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별미, 비빔면! 내가노는이야기

사실 딱히 여름에만 끓여먹으란 법도 없는데 이상하게 여름에만 찾게 되는, 내안의 여름 별미 팔도 비빔면!!
사실 팔도보단 어디서 나왔는지 까먹은 도토리비빔면을 더 즐겨먹었었지만 어째 그건 이제 보기 힘드니..;; (열무비빔면도 좋아했는데 잘 안보이더라는..=_=;;)

말아먹을 밥이 없는 때에는 국물이 남지 않는 짜파게티비빔면같은 류를 즐겨 끓여먹는 편입니다만, 이 경우엔 항상 기본이 두 개. 하나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가지요.

비빔면을 끓이다가 문득 몇 해 전에 먹은 최상의(?) 비빔면이 떠올랐으니..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습니다만 그날은 어머니께서 출출한 이 아들을 위해 비빔면을 끓여주셨었습니다.
'니가 끓여먹어!' 하는 호통 없이 선뜻 끓여주신 기억이 있는걸 보면 군대서 휴가 나왔을 때였거나 일산에서 간만에 내려갔을 때겠네요.
헌데 별다른 잔소리 없이 제가 좋아하는 비빔면을 끓여주신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그날따라 어머니께서 무슨 정신이셨는지 면을 찬물에 헹구지 않고 바로 양념장에 비벼버리셨..  비빔면을 끓일 때의 묘미이자 핵심은 찬물에 얼마나 면을 잘 식히는가인데 말이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낯선 모습의 비빔면을 마주하고 잠시 깊은 생각에 빠져있으니 어머니께서 '정 못 먹겠으면 버리고 다시 끓여주께.' 라고 하시는지라 차마 그러기엔 아까워서 '그냥 먹으께요~' 하며 한젓가락 입에 넣어봤습니다.

아~ 따끈한 이 면발..
찬물에 식혀 불리지도 않았는데도 벌써 불어터져 씹지 않아도 씹은 듯이 끊어지고 딱히 삼키지 않아도 입안에 얼얼하고 매운 잔향만 남기고 사라지는 그 마법같은 비빔면..
 

역시나 국물이 없는 면류는 두 개가 정석인지라 그날도 어김없이 2인분.
이 오묘한 기운을 한껏 만끽하기에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그 많은 양이 염려스러워 한젓가락 맛을 보시더니 '역시 안되겠다. 버릴까?' 라고 하셨지만 끝내 다 먹고 입을 닦으며 빈 그릇을 설거지통에 담그며 말했습니다.

'엄마.. 비빔면은 짜파게티가 아니었어요..'


그까이꺼 면 한번 식히지 않은 것이 무슨 맛에 큰 영향을 끼칠까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지만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더라능..


그 뒤로는 어지간히 못 끓인 비빔면이 아니고서는 대체로 웃으며 먹을 수 있게 되었..

덧글

  • issure 2009/08/13 22:21 # 답글

    저는 오늘 말복의 별미인 삼계탕을 먹고 왔슴다 ㅋㅋㅋㅋㅋㅋ

    역시 여름에만 맛있는 음식은 정해져 있는듯 ㅋㅋㅋㅋ
  • TokaNG 2009/08/14 01:05 #

    에? 오늘이 말복이었던가요?
    복날은 한번도 챙기지 못했군요..orz

    아, 초복 땐 삼계탕 대신 보쌈이라도 먹었으니..
  • 카이º 2009/08/13 22:21 # 답글

    비빔면은 역시 차게 먹어야죠 ㅠㅠ
  • TokaNG 2009/08/14 01:05 #

    그러기 위한 비빔면이니.ㅜㅡ
  • PIAAA 2009/08/13 22:39 # 답글

    아;; 눈에서 습기가;;;


    언제나 저도 2개씩 먹고싶은데, 뒤에 열량 성분이 ㅠㅠ 저를 울리는 바람에..
  • TokaNG 2009/08/14 01:06 #

    열량따위에 신경쓰면 지는 겁니다..[...]
  • 아르메리아 2009/08/13 23:12 # 답글

    뜨거운 비빔면은 매콤함의 레벨이 올라가는 군요;;
  • TokaNG 2009/08/14 01:07 #

    딱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뜨겁고 매운 음식은 입안을 두배로 얼얼하게 하긴 하죠..;;
    이미 뜨거움으로 한결 연해진(?) 입안에 매콤한 소스로 공격해오니..

    그러고 보니 같은 말인건가? =ㅂ=a
  • 원똘 2009/08/14 00:15 # 답글

    그럼...
    짜파게티를 차갑게 먹어도 좀 그렇겠군요. 음... 해볼까...
  • TokaNG 2009/08/14 01:08 #

    그건 선풍기 틀어놓고 먹다보면 急식어서 자연히 경험하게 되던데요.
    그럭저럭 먹을만 합니다.
  • 도리 2009/08/14 00:57 # 답글

    찬물에 식혀먹으면 비빔면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묘하게도 라면볶이맛이 나곤 하지요 (음?)
  • TokaNG 2009/08/14 01:09 #

    일단 취향에선 벗어난 음식이 되어버려서..
  • alice 2009/08/15 12:26 # 답글

    비빔면을 잘 만드는 :9
  • TokaNG 2009/08/17 22:17 #

    오~ 와서 끓여줘!!
  • DEEPle 2009/08/15 14:22 # 답글

    전 은근히 뜨겁게도 많이 먹는데..ㅎㅎ
  • TokaNG 2009/08/17 22:17 #

    전 뜨거운 비빔면은 전혀 취향이 아니어서..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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