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의 단편 애니메이션.. (사랑은 단백질) 영화애니이야기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TV를 켜고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보던 중에 웬 단편 애니메이션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도 이상한 '사랑은 단백질'..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라던지, 야심한 시간대를 감안하면 누들누드급 19금 성인 애니인가?? 싶기도 하지만 전혀~
단지 아스트랄한 정신세계를 담은 독립영화급의 단편 애니에 불과했다.


..불과했다.. 라고 하기엔 그 짤막한 시간에 던지는 사건의 임팩트가 조금 컸다.

정말 별 것 아닌 사건이지만..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는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무언가를 먹을 수 있을까?
인간은 육식을 한다.
소도 먹고 돼지도 먹고 닭도 먹는다.
왜?
의사소통이 안되는 동물이니까..
먹으려고 기르는 가축이니까.

하지만 그 돼지가, 닭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그래도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닭들을, 돼지들을 먹을 수 있을까 싶다.
그들이 느끼는 공포와 그들만의 소망과 추억과 바람들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을 들으면서 눈 앞에 놓여진 튀긴 닭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3명의 백수가 나온다.
하릴없이 빈둥거리던 백수중 한 명이 벽에 붙은 치킨집 광고스티커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우리 치킨 시켜먹을까?' 하고 물어본다.
'돈은 있어?' 라고 물어보는 다른 백수의 물음을 뒤로 하고 동전을 모아두던 돼지저금통을 집어든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부터 이미 웃기다.
돼지저금통은 의사를 가지고 있다.
배를 가르려고 하니 그 고통에 발버둥 치고 동전을 빼내가니 빼았기기 싫어서 떼를 쓴다.
그렇게 모인 동전이 9000원.
치킨 한 마리 값은 되나보다.

치킨을 시키니 돼지가 배달을 온다.
한쪽 발이 없다.
족발로 썰어 팔았나보다.
그 뒤를 밟는 그림자가 있다.
닭이다.
닭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돼지는 닭에게 그만 가있으라고 소리치지만 닭은 치킨을 시킨 백수에게 하소연 한다.
지금 튀겨진 저 닭이 자기 자식인가보다.
그 자식놈의 꿈은 하늘을 나는거란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아들과의 추억을 얘기한다.
하지만 치킨을 주문한 백수는 그저 군침 흘릴 뿐..

닭이 아들을 회상하다가 다시 그들 앞에 놓여진 튀겨진 치킨을 보여주니 구역질이 난다.
얄궂게도 닭의 아들(병아리) 모습 그대로 튀김옷만 입혀진 모습이다.
3명의 백수중 하나는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며 치킨을 먹지 못 하고 한명은 무덤덤하게 권하는 치킨을 받아먹고 치킨을 시킨 장본인은 게걸스럽게 치킨을 뜯고있다.

어떤 모습이 올바른 모습일까?
난 육식을 즐기지만 이 장면에선 차마 어느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 없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현실에서야 거리낌 없이 닭고기를 뜯어먹지만 튀겨진 닭의 애비가 와서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하면 차마 그 치킨을 뜯진 못할 것 같다.
그렇다고 의사소통이 된다고 육식을 포기하랴??
갈등된다.


문득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애견인들은 자신과 개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개는 주인 말을 잘 듣고 주인은 개에게 이런 저런 잡소리를 많이 한다.
그런 착각이 들 법도 하다.
그들에게 있어선 개는 말하는 동물이다.
마치 눈물 흘리며 하소연 하는 애비 닭처럼..

하지만 엄밀히는 개와 인간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개는 그저 개다.
동물이며 가축이다.
먹어도 된다.

근데 왜 이 애니를 보고나니 개 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이 먹고싶지 않아질까?

무서워졌다.
저들이 정말 나에게 말을 걸면 어떡하지??
육식을 포기해야 하나??








  그래도 고기는 맛있다.


덧글

  • alice 2008/12/20 20:54 # 답글

    아아 둘리를 그린 또다른분이 내신건데 저도 그 만화를 보았죠 그리고 꽤 쇼크를 먹었고
    둘리덕분에 2차 쇼크.. ㄱ- 아 잊지 못해요..
  • TokaNG 2008/12/20 21:47 #

    네, 그렇잖아도 통닭 시켜먹자는 백수가 최규석씨 작품 '습지생태보고서'에도 나오는 인물이라 감 잡았었습니다.
    아마 저 내용도 그 책에 있었던듯??
    그러고보니 습지생태보고서를 산다고 한지가 몇 년이 지났는데 여태 못 샀군요..=_=;;;
  • alice 2008/12/20 22:18 # 답글

    말을 건다 해도 저는 먹을겁니다 [상큼]
  • TokaNG 2008/12/21 04:29 #

    눈망울 초롱초롱 해서 '나 먹을꼬야? ;ㅅ;' 하고 울어도요??
  • alice 2008/12/21 16:42 #

    =ㅅ=... 일단 빤히 보고 먹을겁니다 .. 시끄러워 하고 난 뒤에 오독오독오독
    일단 나보고 채식하라고 하면 진짜 ....세상 하직하고싶을...
  • TokaNG 2008/12/22 15:37 #

    뱃속에서 욕 할거라능~
  • alice 2008/12/22 19:48 #

    욕하라고 해봣자 본인에겐 들리지 않죠.호호호홋.
    ....그래도 냉혈한은 아니라능
  • 아메니스트 2008/12/21 02:07 # 답글

    아 저도 이거 처음에 책에서 보고 꽤 쇼크먹었죠. 정말 동물이 말을 한다면 지금처럼 맛있게 먹지는 못할듯해요ㅠㅠ
  • TokaNG 2008/12/21 04:29 #

    그쵸?
    아무래도 찜찜하겠죠..=_=;;;;
  • peridot 2008/12/22 17:27 # 삭제 답글

    저 여성님 무서움
  • alice 2008/12/22 18:05 #

    저요 ??? 'ㅅ' 아잉<-
    ....저도 삐약거리는건 먹지 않아요 <-
    ......멍멍인 먹을지 몰라도()
  • TokaNG 2008/12/22 20:18 #

    저도 무섭다능~
  • alice 2008/12/22 21:42 #

    둘 다 싸잡아서 스파링 뜨자능 -ㅅ-..
    나도 냉혈한은 아님.
  • TokaNG 2008/12/23 01:08 #

    한 판 뜰까요??
    엄훠~~
  • peridot 2008/12/24 12:54 # 삭제

    아니 전 짤방의 여성분 보고 말한건데 스퐈링이라니...스퐈링이라니~
    일단 도주
  • TokaNG 2008/12/24 13:28 #

    (덥썩) 어딜 가시냐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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