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코누님을 뵈러 갔지만 료코누님은 보이지 않은.. (굿, 바이) 영화애니이야기

'과연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이기고 마지막 알람이 채 울리도 전인 8시 50분에 눈을 떠서 부랴부랴 머리를 감고 보고 왔습니다.
그저, 료코누님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정보도 습득하지 않은채, 마지막 상영일인 줄 알고 급하게 보고 온 영화, 굿, 바이..


가시는 분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 그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초반엔 다소 우스꽝스런 모습도 보이긴 했지만 이내 진지하고 무거워져서 그 엄숙한 행위앞에 모두들 잠잠..
부스럭 거리던 소리도 금새 멎고 쥐 죽은듯 고요한 극장 안에 중후한 첼로음만이 울렸습니다.


세 번의 엄숙한 납관식..
주인공인 다이고를 깨우치기 위한 납관식.. 그의 부인인 미카와 고향친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납관식..
그리고 아버지와의 오랜 갈등을 해소하는, 마지막 납관식..
숨이 막힐듯한 엄숙함 속에 진지하게 행해진 그 납관식을 보면서, 그리고 고인에게 예를 다 하는 그에게 한없이 감사하는 상주들을 보면서 저 역시 납관사인 그에게 반해버렸습니다.

아직은 세상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속된 말로 시체나 닦는 사람납관사..
하지만 누구보다 고인에게 정성과 예를 다 하고 진심으로 그분들을 보내드릴 채비를 해 주는 그 여행도우미의 의식을 본 사람들은 누구도 그를 욕하지 못합니다. 좋지 않은 일을 한다며 천대하던 고향친구도,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다며 그만두길 바라던 부인도.. 그의 손길과 그의 시선을 보곤 입을 굳게 다물고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릴적 헤어졌던 아버지와의 긴 세월간의 갈등을 풀기 위해 조용히, 그리고 엄숙히 치뤄지는 영화의 마지막 납관식..
비로소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와 납관식이라는 엄숙한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라 보는 동안 내내 긴장되었습니다.
일본영화 특유의 감성을 사람들의 눈시울을 자극했고 곳곳에선 훌쩍이는 소리와 함께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이 늘어났습니다.
아침잠을 쪼개서라도 억지로 보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잔하게 깔리는 첼로음과 오케스트라 연주가 영화를 더욱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했더니 음악이 히사이시 조군요.
여기 저기서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주신 분이네요.


이런 멋진 영화야말로 사람들이 널이 봐줘야 할 영화인데..
가슴을 풍요롭게 하는 영화가 아닌 눈을 풍요롭게 하는 영화들이 주를 이루는 극장을 보며 씁쓸하기만 하네요.


하지만 다행히도 오늘이 마지막 상영일은 아니었습니다.
분명 어제 상영시간을 검색할 때에는 내일부턴 상영일정에 없었는데 조금전에 다시 피아노의 숲을 보려고 상영표를 알아보니 하루 2 며칠 더 하긴 하는군요. 일단 8일까진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한번 보고 말기에는 아까운 영화라 당연히 DVD가 나오면 살 생각이긴 하지만, 제가 차마 못 흘리는 눈물을 대신 흘려줄 관객들과 함께 보기 위해 극장에서 한번 더 볼까 고민중입니다.
피아노의 숲도 봐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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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이 2008/11/05 00:13 # 답글

    보러가고싶기는 한데 요즘 시간이 영 안나는군요. OTL......
  • TokaNG 2008/11/05 00:48 #

    저런..
  • 동사서독 2008/11/05 00:41 # 답글

    수요일부터 007 퀀텀 오브 솔러스 개봉한다는...
  • TokaNG 2008/11/05 00:49 #

    007은 아웃 오브 안중이지 말입니다.
    제게는 이미 상영관만 잡아먹는 벌레같은 존재..
  • 동사서독 2008/11/05 00:51 #

    어이쿠....
  • 슈나 2008/11/05 11:21 # 답글

    이번주는 바쁜데 ㅠ_ㅠ 다음주까지 해줬으면 좋겠어요 ㅠ_ㅠ
  • TokaNG 2008/11/05 11:29 #

    그러게요..ㅜㅡ
    저도 느긋하게 한번 더 보고싶은데.. 이번주에 보려면 또 조조로 봐야 한다능..;;;
  • The_PlayeR 2008/11/05 19:34 # 답글

    요코로 보고 들어왔는데...ㅠㅠ
  • TokaNG 2008/11/05 23:43 #

    료코로는 부족하신 겁니까??!!
  • 에바초호기 2008/11/05 20:57 # 답글

    보고는 싶으나 시간은 없다...,;;
  • TokaNG 2008/11/05 23:43 #

    절헌..
    안타까우이..
    이런 멋진 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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