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가 만화를 재현하기엔 무리가 있다. (20세기 소년) 영화애니이야기

사실 보기는 진작에 봤습니다.
추석 연휴 동안에 1차로
맘마미아를 관람한 다음날 바로 보았으니 어느덧 관람한지 일주일도 더 넘었군요..;;
연휴동안 컴퓨터 없이 푹 쉬느라 맘마미아도 리뷰가 늦어지긴 했지만 이건 보고나서 좀 쇼크를 먹어서..
잠시 정신을 차리고자 만화책을 다시 한번 슥~ 훓어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도 한번 더 정독했었는데
..

영화를 보기 전에 이런 저런 평들에서 '만화책의 내용을 연출적인 요소까지 그대로 옮겨놨다'고까지 하길레 내심 기대를 했는데.. 확실히 아직까진 만화를 영화로 재현하기엔 무리가 따르나봅니다. 설정들만을 살린 오리지날 스토리로 가지 않는 한..
역시나 그 방대한(?) 이야기를 세 편이라곤 하지만 고작 6시간 남짓 안에 다 넣을 순 없었겠지요. 덕분에 큰 기대를 모으며 개봉했던 20세기 소년 제1장 - 강림 편은 그저 두 시간 동안의 줄거리 요악일 뿐 아무런 이야기 진행을 해주지 못 했습니다. 그저 만화책을 먼저 본 친구가 '20세기 소년이라는 만화책이 있던데, 이런 저런 내용이더라~' 하고 일러주는 정도?? 그렇다보니 핵심이 되는 주요 대사들이라던지 복선들이 죄다 배제되었습니다. 그것마저 알려주면 치명적 네타가 될 테니.. (엉?)

제1장의 내용은 짐작과 같이 '피의 그믐날 사건' 까지의 이야기. 하지만 그 사건이 있기 까지엔 수많은 과정이 있죠.
켄지일파가 어릴 적 풀을 엮어 만든 기지에 모여 만들어낸 이야기들부터 신흥종교 '친구'의 등장, 그들의 앰블램의 도용(?), 그들 개개인의 사정들..
사실 이런거 영화로 다 재현하려면 두시간으론 턱도 없으니 다 필요 없습니다. 사족인 부분도 많고..
그렇다곤 해도 아주 필요 없는 부분도 아닌데 말이죠..

초반엔 만화책과 비슷하게 나가나 싶었습니다. 오프닝의 무대가 느닷없이 2015년의 감방이었다는 점만 빼면.. (사실 이 장면도 만화책 6권쯤에 나오긴 합니다. 어째서인지 먼저 재현되었군요.)
1973년 어느 점심시간, 신나는 록음악 '20세기 소년'을 울리며 시작하는 켄지의 이야기는 나름 괜찮습니다. 이때까진 사실 기대를 좀 했습니다.

하지만 가면 갈 수록 어째 조금씩 이야기가 틀어지는군요??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전개를 빠르게 하는 것인가? 싶다가도 너무 황당한 스피드여서..=_=;;;  
그들의 사연들이 후에 작게나마 복선이 되곤 하는데 모조리 생략되었습니다?? 요시츠네의 이야기라던지, 동키의 이야기라던지, 후쿠베의 이야기라던지..
아니 아주 생략된 건 아니지만 핵심이 빠졌습니다. 만화책의 장면들을 잘 재현한 것 같긴 한데 뭔가 허전합니다. 나와야 할 대사가 안 나옵니다;;
그래 개개인의 사정따윈 덜어내고 진짜 이야기만 잘 하면 되지 뭐..
신흥종교'친구'의 광적인 모습이라던지, 어릴적 기억에서부터 꼬여버린 '친구'의 정체라던지..
전설의 형사 '쵸씨'가 알아낸 사건들만 잘 설명해줘도 사건의 방향은 잡히니까..

근데??
생략되었습니다?? 아니 아주 생략된 건 아니지만 핵심이 없습니다?? 쵸씨는 그 많은 것을 조사해놓곤 혼자만 간직한채 맛보기만 들려주곤 죽어버렸습니다;; 친구의 위대함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 단체가 얼마나 위험한 단체인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걔네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데..;;;
어쩌려고 이러는거야??

그리고 대망의 피의 그믐날..
그렇잖아도 설명이 부족하던 차아 이제는 아주 2배속입니다?? 빨리감기 버튼을 꾸욱~ 누른듯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
그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들리지도 않는군요..orz
단지 건진 거라곤 교과서에도 실렸던 이 장면.

그리고 오쵸가 앰블램을 고안한 방법...

아아.. 허무하여라..ㅜㅡ 두 시간의 동안에 설명이 되는 부분이 이렇게나 부족하다니..;; 저 사건을 꾸미기 위해서 친구를 중심으로 한 '우민당'이 얼마나 철저한 준비를 했는데 그 과정들이 모조리 생략되다니.. 그 비밀을 캐기 위해 켄지들이 얼마나 고생하며 조사했는데 전혀 언급되지도 않다니..
그 두 시간 동안에도 불필요한 장면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역시나 그정도의 만화를 고작 6시간 안에 다 넣으려고 한 시도가 좋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드라마였다면..ㅜㅡ 그랬다면 퀄리티는 다소 낮아지더라도 시간도 넉넉하게 자잘한 부분까지 잘 설명이 되었을텐데..


사실 제1장에서 보여줄 부분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친구라는 단체의 광기, 하나는 켄지일파가 모이기까지의 과정, 하나는 그 둘이 부딪히는 피의 그믐날..
하지만 굵게 이 세 가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만화책의 장면들을 그대로 재연하려던 욕심이 과한 나머지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설명되지 못 한 어정쩡한 작품이 되어버렸군요.

우선 제1장은 망했습니다. 원작을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엔 설명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정도의 설명 만으론 후에 일어날 사건들을 괜객들은 짐작조차 못 할겁니다. 저야 영화를 보는 내내 부족한듯한 설명들은 만화책의 내용들을 떠올리며 끼워맞춰갔지만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은 어찌하나요??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로 제2장을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그 부족했던 설명분을 의외로 제2장에서 채워 줄 수도 있으니 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제2장, 3장을 보고도 나머지를 채워주지 못 한다면 그땐 또 그때대로 신나게 까버릴테다..ㅡ"ㅡ

다만 비쥬얼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캐스팅들도 좋았고, 시대에 따른 배경의 재현도도 꽤나 괜찮았습니다. 피의 그믐날에 등장하는 거대로봇도 꽤나 그럴싸해서 비쥬얼적인 면에선 오오오~ 하는 감탄사가 나오긴 하더군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아주 싱크로가 높았던 캐스팅중 하나인'친구'!! (엉?)
정말 만화책의 모습과 흡사하죠??
외에도 쌍둥이 '얀보, 마보' 라던지 '동키'의 모습도 만화책의 그림이 그대로 살아난 듯이 잘 어울렸습니다.
'요시츠네''마루오'도 그럴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고. '몽'도 다소 이국적인 모습이 그대로 살아났더군요.
그중에도 저는'오쵸'가 가장 맘에 들었었지만..

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낮게 깔리는 저음의 목소리.. 캬~ 남자가 봐도 멋지다!!
사실 낯이 익다 했더니 영화 훌라걸스에서 주인공 키미코의 오빠역으로 나왔던 사람이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맘에 드는 배우였는데..

'후쿠베'는 그런대로 싱크로가 좋아 보였지만 나중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포쓰가 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만죠메'는 오래 살아야 하는데 벌써부터 너무 늙어서 조금은 안습..ㅜㅡ
'유키지'는 멋졌습니다. 당찬 여성의 모습 그대로!!

캐스팅에 의외의 인물도 보이던데, 켄지네 편의점 알바생이 어째 비중이 없는 역이면서도 꽤나 웃는 모습이 귀여운, 맘에 드는 배우다 싶었더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조제로 나왔던 이케와키 치즈루군요??

와~놀래라.. 전혀 못 알아봤다..;; 하지만 못 알아보면서도 여전히 취향인걸 보니 치즈루가 어지간히 취향이긴 한가 봅니다??
문득 비중이 적음이 아쉽..ㅜㅡ
그리고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친구에게 '절교' 당하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인 '피에르'역으로 스윙걸즈, 워터보이즈, 완전한 사육 등으로 눈에 익은 타케나카 나오토씨가 잠깐 나왔습니다. 하지만 캐스팅 리스트에 없는걸 보니 역시나 잘못 본 것 같기도 하고.. 분명 그 능글맞은 인상이 반가워서(?) 깜짝 놀랐는데 말이죠.

이렇게 소소한 캐릭터까지 맘에 들긴 했지만 정작 '켄지'는 좀,.=_=a
반쯤 풀린 의욕 없어 보이는 눈이 아닌, 금방이라도 울 듯한 사슴같은 눈망울(?)이 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후에 그 넘쳐나는 카리스마를 어찌 연기할지..


아쉬운것 많은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피의 그믐날의 마지막 로봇 폭발 장면!!
이, 이봐.. 그렇게나 폭발시키면 어쩌겠단거야?? 아주 도시 하나가 송두리째 날아가는 핵폭발이던데..;;
버섯구름까지 피는 그 대폭발에서 켄지일파는 어떻게 살아남으라고..;;;(아, 만화에서도 물론 일대를 가득 메울 정도의 대폭발이 일어났다곤 하지만..)
이 장면은 어째 구체적인 재현을 보니 심각하고 안타깝기 보다는 다소 웃기더군요..;; 너무 웃기고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어?!' 하고 소리를 질러버렸..=_=;;;;

그리고 켄지가 친구들을 모으기 전에 야밤에 기타를 폭발하듯 연주하는 장면에선 만화에서의 코멘트상으로나 분위기상으로나 T 렉스의 '20세기 소년' 보다는 비틀즈의 '겟 백'이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제1장은 어떻게든 피의 그믐날까지 재현해 놓았으니 제 2장에선 '칸나'의 활약이 보여지겠군요.

사실은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그리고 제2장의 마지막 장면은 감독이 바보가 아니라면 켄지가 기타 하나 둘러메고 다시 나타나는 장면이겠네요. 
여튼 내년 1월 말까지 기다려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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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오나 2008/09/24 12:00 # 답글

    뭐 애당초 이 영화는 그냥 원작을 본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고 봅니다. 원작을 안본 사람으로서는 이해가 심히 어려운 영화고, 원작을 봤다는 기본 소스 위에서 구축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그저 '얼마나 옮겨졌는가'를 보는데서 재미를 찾아야겠지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어떻게 옮겨놔도 영화로 만들기에 그렇게 흥미진진한 물건은 아니었구나. 그리고 좀 힘들군! -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의미에서 재미를 얻었기에 2장은 보러 갈 생각입니다만.
  • TokaNG 2008/09/25 01:09 #

    원작을 모르고 봐야 더 재밌는게 정말 잘 만든 영화인데 말이죠..ㅡ,.ㅡa
    이건 원작을 안 보면 이해조차 되지 않으니..ㅇ<-<
    그래서인지 다소 쌩뚱맞은 장면들이 많아져서 옆자리 커플은 개념없이 낄낄대며 웃더군요..;; (걔들 아마 원작 안 본듯..;;)
    이해가 안 되면 그저 개그물이죠..;;;

    저도 제2장과 제3장을 보긴 할겁니다.
  • pientia 2008/09/24 14:49 # 답글

    예고편 만으로도 뭔가 특촬물 냄새가 나는 듯 합니다. 아직 볼 예정은 없어요. ;ㅁ;
  • TokaNG 2008/09/25 01:10 #

    엄밀히 따지자면 특촬물 맞죠.
    헐리웃 블록버스터들도 죄다 특촬물..[...]
  • NIZU 2008/09/24 17:27 # 답글

    켄지의 음악에 관한 열망을 덜 표현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나중에 가면 음악이 큰 요소로 작용할텐데 말이죠.
    저도 원작을 읽지 않고 영화부터 봐서 뭐랄까.. 좀 답답한 면도 많았습니다.
    결국 원작을 읽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영화이기도 하네요.
  • TokaNG 2008/09/25 01:12 #

    나중에 가면 설명이 필요할 장면들이 더 많습니다..;;
    정말이지 피의 그믐날 사건이 왜 터졌는지조차 언급이 안 되니..;;;
    음악에 대한 열망 보다도 친구의 비정상적인 위대함과 광끼가 너무 설명이 안 되어서 사건 자체의 발단이 없습니다..;;;

    이거.. 사실은 원작 만화를 더 많이 보라는 고도의 상술일지도?? (상술치곤 제작비가 ㄷㄷㄷ...)
  • peridot 2008/09/26 20:17 # 삭제 답글

    그냥 만화나 사서 소장하는게.. 나을지도
  • TokaNG 2008/09/27 01:09 #

    그래서 어서 사긴 해얄텐데 말입니다..ㅜㅡ
    돈이..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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