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건장한(?) 남자라면 누구나 겪게되는 군생활.. 그 시작점이 되는 훈련소에서의 일입니다..
꼴에
조성모덕에 누구나 알아주는
백마부대를 나왔습니다.. 훈련소도 당연 백마 신병교육대..
뭐, 6주 훈련 자체는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훈련이 불가할 정도의 악천후도 잦았고 두번다시 하기 싫은 화생방 훈련때는 고맙게도 EBS 교육방송에서 촬영을 나와줘서 촬영분만큼만 훈련한다며 가스 맡을 겨를도 없이 가뿐하게 끝냈습니다..
그리고 유격조차 악천후에 밀려(?) 패쓰~~ 어찌보면 복받았습니다?
하지만
6주 훈련의 꽃은 마지막주의
행군.. 겨우 20km 남짓의 짤막한 행군이지만 아직 익숙치 않은 전투화를 신고 엉성하게 대충 싸맨 군장을 매고 한쪽 어깨엔 총을 짊어지고 걷는 걸음은 발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가벼운 책가방을 매고 걷던 걸음과는 다르더군요..
훈련소가 일산 풍동에 있어 행군차 조금만 걸어나와도 멀리 시가지가 보이고 사람들 북적대는(?) 아파트들이 나왔습니다.. 멀리서 깜빡이는 익숙한 네온사인들.. 아파트 단지를 지날때면 몇 안되는 사람들의 조그마한 웃음소리조차 에코로 울려 퍼지더군요..
한참을 걷다보니 희뿌옇던 하늘에 어느샌가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이제 겨우 점심인데도 주위는 마치 저녁인냥 어둑어둑 하더군요..
꿈에 그리던(?) 식사시간.. 군장에 매고 걷느라 먼지투성이인 식판에 배식을 받아 길가에 2열로 줄지어 앉아서 식사를 하려는 순간.. 그 짙은 하늘에선 소리없이 빗물이 흘렀습니다..
빨갛던 김치는 하얗게 씻겨지고 따끈하던 오뎅국물은 금방 차갑게 식어버린 맹물이 되어버리고.. 밥은 빗물에 젖어 마치 물에 말아놓은 밥마냥 그렇게 질퍽거렸습니다..저 멀리엔 이제 막 신축한 아파트 단지들에 드문 드문 밝은 불빛들이 우릴 약올리듯 켜지고, 우리는 그 따사로운 가정의 불빛들을 바라보며 빗물에 잘 말아진, 차갑게 식어버린 밥을 꾸역꾸역 쑤셔 넣었습니다.. 곳곳에서 새어 나오는 흐느낌 소리는 빗소리조차 막질 못하더군요...
우리는 그렇게 눈물젖은 빵 대신에 빗물에 젖은 차가운 밥으로 6주간의 고된 훈련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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